[컴퍼니 인사이트] 포스코이앤씨
리모델링 1위 업체의 명암
리모델링 시장 만개할 시점이지만
특별법 제정 등 변수로 남아 있어

국내 주택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일부 건설사는 틈새시장을 찾아나섰다. 포스코이앤씨는 2014년 생소했던 리모델링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사업팀을 따로 만들기도 했다. 지금까지의 성적은 나쁘지 않다. 올해도 1조원대 수주액을 이미 확보했다. 하지만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엔 변수가 숱하다. 

포스코이앤씨는 4개월 만에 1조원대 리모델링 사업을 확보했다.[사진=포스코이앤씨 제공]
포스코이앤씨는 4개월 만에 1조원대 리모델링 사업을 확보했다.[사진=포스코이앤씨 제공]

1990년대에 건설된 아파트는 이제 재건축이 가능하다. 어느덧 기준 연한인 30년을 충족했다. 그런데 이 시기에 지어진 아파트 중 상당수는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선택했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당시 만들어진 신도시(1기) 아파트의 높이가 1970~1980년대 아파트보다 훨씬 컸기 때문이다. 더 쌓아 올릴 여력이 없다 보니, 대부분 리모델링을 택했던 거다. 

이런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에서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은 포스코이앤씨다. 2014년 리모델링 사업을 위한 부서를 따로 만든 포스코이앤씨는 올해가 아직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리모델링 사업 수주액만 1조1475억원(안양 평촌 초원세경8단지ㆍ부산 해운대 상록ㆍ안양 평촌 향촌롯데ㆍ안양 향촌 현대4차)을 달성했다.

지난해엔 리모델링 사업 수주액 1조원을 7월에 넘겼다는 점을 감안하면, 3개월가량 빠르다. 그만큼 점유율도 높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설립된 리모델링 조합은 총 140개(2023년 4월 기준)다. 그중 9개 조합이 2023년 시공사를 선정했다. 포스코이앤씨의 점유율은 44.4%다.

주목할 점은 이 회사가 지금보다 더 많은 사업장을 수주할 기회가 충분하다는 거다. 올해 남은 기간 시공사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이 10곳 이상이라서다. 지금의 점유율만 유지할 수 있다면 연말 성적표는 나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이앤씨도 나름의 자신감을 갖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리모델링 사업을 전문적으로 준비해 왔다”면서 “이 사업 부문에서 우리가 높게 평가받는 건 기술력의 차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포스코이앤씨는 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위한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리모델링 공사를 할 때 층고를 높이고 층간 소음을 줄일 수 있는 골조 시공 기술이 대표적이다. 공사 기간을 단축할 기술도 갖고 있는데, 이는 공사비 절감과 직결되기 때문에 수주 경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포스코이앤씨 앞길에 아무런 변수가 없다는 건 아니다. 남아 있는 리모델링 시장이 ‘괜찮은 매출처’가 될지는 알 수 없다. 2023년 시공사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은 아파트 단지 중 일부는 시공사를 선정한 전력이 있다. 풀어 설명하면, 시공권을 따냈던 건설사가 해당 리모델링 사업을 포기했다는 얘기다. 발을 뺀 건설사는 시공을 하더라도 큰 이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1기 신도시 특별법’도 변수다. 특별법에 따라 노후계획도시는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지금보다 더 많은 용적률ㆍ건폐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더 많은 ‘집’을 지을 수 있으니 조합 입장에서도 좀 더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특별정비구역’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해당 아파트가 특별정비구역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면 리모델링을 위한 시공사를 서둘러 선정할 이유가 없다. 이 때문에 리모델링과 재건축을 여전히 저울질하고 있는 소유주들도 많다. 

올해 포스코이앤씨는 리모델링 목표 수주액을 정하지 않았다. 괜찮은 수주 실적을 계속 쌓을지, 아님 괜찮은 매출을 올리기 힘든 현장만 남아있을지는 이 회사조차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포스코이앤씨는 리모델링 시장에서 1등을 유지할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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