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자의 探스러운 소비학
소비 주역 Z세대 분석
외계인 같지만 당연한 변화
이전 세대들과 교집합 많아

베이비붐 세대, X세대, Y세대들은 Z세대를 외계인 보듯 한다. 바로 이전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마저 그렇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게 그 이유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예측하기 어렵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과연 그럴까. 베이비붐 세대, X세대, Y세대는 그렇지 않았을까.

Z세대는 의외로 이전 세대들과 공통점이 많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Z세대는 의외로 이전 세대들과 공통점이 많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Z세대가 소비시장에서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Z세대는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들로, 유년시절부터 모바일 디지털 환경과 소셜 미디어에 노출된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s·스마트폰을 신체 일부처럼 사용하는 인류) 세대다. 다음세대인 알파세대(α세대·2010년대 초반~2020년대 중반 태어난 세대)와 결합한 잘파세대(Zalpha)라는 용어까지 등장했지만 아직까진 Z세대가 주역이다.

Z세대의 특징을 정리하면 이렇다. 이전 세대에 비해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경제적 가치를 우선시한다.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고,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한다. SNS나 1인 미디어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예를 들면 이렇다. Z세대는 내 집이 없어도 값비싼 외제 자동차나 고가의 피규어를 사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브랜드나 내구성보다 디자인이나 개성을 보고 제품을 선택하기도 한다. 광고나 인터넷 커뮤니티보다 유튜버의 추천을 신뢰하고, 다 함께 소비하기보다 혼자 놀고 혼자 먹는 것을 편하게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전 세대들이 외계인 ‘취급’하는 Z세대는 정말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이해하고 예측하기 힘든 소비자일까. X세대나 Y세대, N세대, G세대, 밀레니얼 세대 등 지금까지 만들어진 많은 세대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 그 대답은 흥미롭다.

놀랍게도 이들 세대 간에는 다른 점보단 교집합이 훨씬 많다. 앞서 언급한 Z세대의 주요 특징들은 이미 새로운 세대를 설명할 때 여러 번 반복해서 언급됐던 특징들이란 얘기다.

한 사회의 가치나 규범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변하더라도 점진적으로 변화한다. 산업이 발전하면 집단이 아닌 개인 단위의 생존이 가능해지고,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확산한다. 경제가 성장하면 가격이나 내구성보다 개인의 감성과 경험을 고양시키는 서비스가 더 주목받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그런 변화는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완만하게 나타난다. 현재 우리를 당황하게 만드는 Z세대의 특징과 소비 행태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고 현재 점점 확산되고 있지만, 경제적·기술적·사회적 변화를 감안하면 당연한 변화이다. 기술·경제가 발전하고 유통·미디어 환경이 달라지면 가치 판단 기준이 달라지는 것뿐이다. 

멋진 가방을 샀다고 해보자. 과거엔 이 가방을 자랑하기 위해 직접 만났다. 하지만 이젠 굳이 만나지 않아도 모바일 SNS로 멋진 가방을 자랑할 수 있다. 명품은 또 어떤가. 과거엔 일부 사람들만 가질 수 있어서 차별점이 있었지만 이젠 다수가 소유할 수 있는 품목이 됐다.

그래서 이젠 다른 차별화된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거다. Z세대가 외계인 같고 베이비붐 세대와는 많이 다르다고 느껴지겠지만, 그 중간 세대들을 탐구하면 충분히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경제발전과 인구구조의 변화, 기술과 유통·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시장을 어떻게 바꾸는지 잘 살펴보라. Z세대도 베이비붐 세대와 마찬가지로 인간이 가진 다양한 욕망을 갖고 있다. 안정감과 소속감을 원하고 타인의 인정과 존중을 갈구한다.

성취감과 재미도 추구한다. Z세대는 베이비붐 세대가 이해하지 못할 외계인이나 신인류가 아니라 우리의 다음 세대일 뿐이다. Z세대 다음에 알파세대가 등장한 것처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김경자 가톨릭대 교수
kimkj@catholic.ac.kr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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