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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마이크론 판매 중지 결정
삼성‧SK 수출 영향 예의주시
당장은 수요 늘어나 호재지만…
중국 반도체 자립 후엔 악재
결과적으로 득보다 실 클 수도

중국이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을 제재하고 나섰다.[사진=뉴시스]
중국이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을 제재하고 나섰다.[사진=뉴시스]

중국 정부가 미국 마이크론을 제재하자, 한국 반도체 산업에 미칠 영향을 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당장은 나쁠 게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마이크론의 반도체 수요를 한국 업체가 흡수할 수 있어서다. 다만, 중국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외산 제품을 자국 기업 제품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보면 악재다.
 
중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을 제재 대상으로 찍은 건 5월 21일(현지시간)의 일이다.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사이버정보국(CAC)은 “제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를 발견했다”면서 마이크론 제품 구매 중단 결정을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이 소식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폐막하던 날 발표됐다. G7 정상은 폐막 전날 중국을 향한 견제 내용을 담은 별도의 공동성명을 발표했고,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가 G7의 견제에 따른 보복 조치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대중對中 수출 의존도가 매우 큰 한국 반도체 산업은 마이크론 제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주식시장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제재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5월 2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0.15%, 0.92% 상승 마감했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결정으로 중국 기업은 마이크론의 메모리 반도체를 중국 현지 반도체 업체 또는 한국 반도체 업체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제재가 본격화하기 전에 중국 기업들은 5~6월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부터 재고 축적을 위한 주문이 늘어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반도체주의 상승 흐름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튿날엔 삼성전자 주가가 0.15%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0.31% 내렸다. 중국 당국이 마이크론 반도체 판매를 금지한 게 중장기적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중국이 ‘반도체 자립’을 꾀하고 있는 상황에선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제품 역시 중국 기업 제품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 반도체 산업이 ‘양자택일’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제품의 중국 내 수요가 늘면서 수혜가 가능하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중국 기업 YMTC, 창신 메모리 등이 외산 제품을 대체하면서 이들이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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