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s Infographic
인포그래픽으로 본 세상
세계시장 뻗어가는 K-웹툰
점점 뻔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장르 비슷비슷한 웹툰 즐비해
깊이 얕은 웹소설 원작 삼기도
우리나라 웹툰 빛과 그림자

한국 웹툰이 작품성이란 강점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더스쿠프 포토,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웹툰이 작품성이란 강점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더스쿠프 포토,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웹툰이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년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웹툰 산업 매출은 총 1조5660억원에 달한다. 2017년 3799억원에서 4년 만에 4.1배 성장한 셈이다(표❶).

연간 거래액 1억원 이상을 기록한 웹툰·웹소설 작품 수도 2013년 1편에서 2022년 904편으로 크게 늘었다(네이버웹툰). 웹툰이 드라마나 영화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웹툰이 국내에서만 인기를 끄는 건 아니다. 해외에서도 이른바 ‘K-웹툰’이 각광받고 있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에이아이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웹툰 플랫폼 시장에서 네이버웹툰의 시장점유율은 70.5%를 차지했다(표❷).

만화 강국인 일본에서도 한국 웹툰이 활약 중이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픽코마가 운영하는 ‘픽코마’는 지난 3월 누적 매출 22억5000만 달러(약 2조9688억원)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업계 관계자들은 K-웹툰이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로 ‘독창성’을 꼽는다. 기존 만화에서 다루지 않는 참신한 소재와 전개 방식이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통했다는 거다. 이는 ‘지금 우리 학교는’ ‘지옥’ ‘스위트홈’ 등 웹툰의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만든 콘텐츠들의 글로벌 흥행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례로, 학교에서 좀비가 발생한 사건을 다룬 넷플릭스의 ‘지금 우리 학교는’은 지난해 1월 공개한 지 3주차 만에 시청시간 1억1324만 시간을 기록해 비영어권 TV 부문 3위를 차지했다. 같은 넷플릭스 작품인 ‘지옥’도 2021년 11월 방영을 시작하자마자 전세계 드라마 시청률 1위를 달성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앞서 언급한 드라마 3편은 모두 시즌2 제작이 확정돼 있는 상태다(표❸).

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는 모두 유례 없는 흥행 성적을 거뒀다.[사진=넷플릭스 제공]
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는 모두 유례 없는 흥행 성적을 거뒀다. 사진은 드라마 ‘스위트홈’.[사진=넷플릭스 제공]

하지만 승승장구하는 한국 웹툰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뛰어난 작품성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한국 웹툰의 강점이 조금씩 약해지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

이훈영 툰플러스 대표는 자신의 칼럼에서 “웹툰의 콘텐츠 피로도가 한계점에 달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비슷비슷한 작품들이 플랫폼을 채우면서 소비자가 지갑을 여는 데 점점 신중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말처럼 한국 웹툰을 주제로 만들어진 해외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학원물·판타지·게임 등 한국 웹툰의 장르가 천편일률적이다’고 지적하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실제로 네이버웹툰의 경우, 메인 화면에 노출된 상위 인기작 50편 중의 절반 가까이가 판타지나 학원물이다.

최근 웹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웹툰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지고 있는 현상도 짚어볼 만한 일이다. 이훈영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에 인기 웹소설을 웹툰화한 작품들이 한달에만 수십개씩 론칭했다”면서 “웹툰 시장이 작품 고갈에 시달리기 시작했다는 걸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표❹).

문제는 인기 웹소설이 흥행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웹소설 중엔 구성이 단순하고 오락성이 강한 작품이 많다. 매주 3~5회 출간하는 특성상 소비자의 이목을 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웹소설을 두고 “깊이가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익명을 원한 웹소설 작가는 “현재 시장에 돌아다니는 웹소설들은 작품의 독창성을 추구하기보다는 인기작의 트렌드를 좇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웹소설 기반의 웹툰이 작품성이 좋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웹툰, 이대로 괜찮은 걸까. 화려한 빛에 가려진 그림자가 점점 짙어지고 있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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