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네꼭지로 본 세계
경기 침체 신호 미미한 미국
러시아 젊은 인력 탈출 러시
감산 택한 사우디의 포석
경제 위기에 억만장자 감소

긴축의 시대에도 미국 경제는 견고한 모습을 보인다.[사진=뉴시스]
긴축의 시대에도 미국 경제는 견고한 모습을 보인다.[사진=뉴시스]

[美 침체 신호 미미]
인플레에도 두꺼운 지갑들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에도 미국 경제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통화정책의 방향을 긴축으로 틀고 돈줄을 조인 지 1년이 넘었는데도 활발한 모습을 보인다.

현재 미국 가계엔 돈이 넘쳐난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5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코로나19가 대유행한 이후 지금까지 5000억 달러(약 655조원)를 초과 저축했다. 초과 저축이란 평균적인 수준의 저축과 견줘 더 많이 축적한 예금을 말한다. 팬데믹 기간 미국 정부가 돈을 잔뜩 풀었음에도 막상 소비할 만한 곳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꺼워진 지갑은 미국인들이 최악의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도 맘껏 소비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 특히 미국인들은 여행과 공연 관람, 외식 등 팬데믹 때 제한됐던 소비를 하는 데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것으로 드러났다. 침체를 느낄 수 없는 또다른 분야는 고용이다.

미국의 고용시장은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에 접어들었다. 지난 5월 미국의 신규 고용은 시장 전망치 19만명을 크게 넘어선 33만9000명에 이르렀다. 고용률은 60%대를 웃돌고 있고, 실업률은 3%대에 불과하다. 팬데믹 기간 급감했던 주택 거래량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뉴욕증시도 올해 들어 상승세를 띠었다. 


이는 지난 4월 나온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설문 결과와 상반된다. 당시 경제학자 71명 중 62.0%가 “향후 12개월 내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는데, 아직도 침체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를 떠난 국민이 수백만명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해 9월 군 동원령을 발표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뉴시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를 떠난 국민이 수백만명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해 9월 군 동원령을 발표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뉴시스]

[러시아 탈출 러시]
젊은 전문인력이 떠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 4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인 수십~수백만명이 러시아를 떠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BBC는 지난 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최대 수백만명의 국민이 러시아를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탈출 러시는 전쟁이 본격화한 지난해 3월에 시작해 같은해 9월 정부가 군대 동원령을 발표하면서 급증했다. 


다만 러시아를 떠난 인구가 얼마만큼인지 확인할 수 있는 정확한 통계는 없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해 러시아 망명자가 130만명에 달할 거란 전망을 내놨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디로 향했을까. 유럽연합망명청 추산에 따르면 1만7000여명의 러시아인이 유럽연합(EU) 국가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고, 이들 중 2000여명이 승인을 받았다. 

문제는 러시아다. 러시아를 떠난 이들이 언론인, IT 전문가, 디자이너, 예술가, 학자, 변호사, 의사 등으로 고학력자들인 데다 대부분 50세 미만의 젊은층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최대 민간 은행인 알파은행은 러시아 전체 노동력의 1.5%가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연히 러시아 경제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전문 인력들이 빠져나가면서 숱한 기업이 인력 부족과 구인난을 겪고 있다. 러시아 경제학자인 세르게이 스미르노프는 “고도화한 전문 기술을 지닌 개인들은 계속 (러시아를) 떠날 방법을 찾을 것”이라면서 “이는 러시아 경제의 생산성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석유 감산의 시대]
월 100만 배럴 감산, 사우디의 포석 


사우디아라비아가 당분간 월평균 석유 생산량을 100만 배럴 더 줄일 예정이다. 지난해 2분기 이후 줄곧 하락세를 타고 있는 국제유가를 떠받치겠다는 의도다. 사우디 국영통신사인 SPA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OPEC 비가입국의 협의체인 OPEC+는 지난 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OPEC 본부에서 장관급 대면회의를 개최했다.

사우디가 당분간 석유 생산량을 더 줄이기로 했다.[사진=뉴시스]
사우디가 당분간 석유 생산량을 더 줄이기로 했다.[사진=뉴시스]

이날 OPEC+는 성명을 통해 “2024년 1~12월 하루 석유 생산량을 4046만3000배럴로 제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OPEC+의 하루 석유 생산량이 약 5000만 배럴에 달했던 걸 감안하면 19%가량 감소한 수치다. 

특히 사우디는 “7월부터 최소 한달 동안 석유 생산량을 100만 배럴 더 줄일 것”이라면서 지난 4월에 발표한 ‘하루 50만 배럴 감산 정책’도 2024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OPEC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사우디의 석유 생산량은 1050만 배럴이었고, 당시 사우디는 50만 배럴을 감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추가로 100만 배럴을 감산하겠다고 했으니 생산량을 약 900만 배럴로 제한한다는 거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성명을 내고 “자발적인 추가 감산은 7월부터 시행하고 연장될 수 있다”면서 “석유 시장 안정과 균형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OPEC+ 국가들도 내년 말까지 원유 생산량 억제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부총리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2023년 만료될 예정이던 모든 자발적 감산을 2024년 말까지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OPEC+의 발표 직후인 5일, 브렌트유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0% 상승한 배럴당 76.9달러를 기록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2% 올라간 72.6달러를 기록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알트라타 억만장자 보고서]
경제 위기에 억만장자도 줄었다

지난해 전 세계 억만장자의 총 자산이 감소했다.[사진=뉴시스]
지난해 전 세계 억만장자의 총 자산이 감소했다.[사진=뉴시스]

억만장자도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영향을 피하진 못했다. 글로벌 인력정보업체 알트라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억만장자 수는 1년 전과 비교해 3.5%(117명) 줄어든 3194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했다.

억만장자가 가장 많은 국가 1‧2위는 미국과 중국으로 각각 955명, 357명이었다. 두 국가 모두 1년 전보다 2.1%, 10.8% 감소했다. 3위는 173명의 억만장자가 있는 독일이었는데, 역시 1.7% 줄었다. 억만장자는 대부분 대륙에서 줄었지만, 아시아가 7.1%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억만장자 수만 줄어든 게 아니다. 총 자산도 줄었다. 3194명의 자산합계는 총 11조1000억 달러(약 1경4500조원)로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알트라타는 보고서를 통해 억만장자 수가 줄어든 요인으로 ▲글로벌 분쟁,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경제적 요소를 꼽았다.

덧붙여 “IT와 헬스케어, 부동산, 유통업 분야의 억만장자 자산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면서 “일부 초부유층에게는 격동적인 흐름이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했지만 IT업계 거물들은 자산을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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