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부부 재무설계 4편
중요성 커지는 개인연금
세금공제 혜택 많은 덕분
추가납입하면 사업비도 절감
IRP로 노후 준비하는 법

개인연금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은퇴 준비에 효과적인 것은 물론, 잘 활용하면 한해 100만원 가까이 공제받을 수 있어서다. 게다가 올해엔 납입액 한도가 더 올라 공격적인 투자도 가능해졌다. 더스쿠프(The SCOOP)와 한국경제교육원㈜이 이런 개인연금을 십분 활용해 상담자 부부의 노후 설계를 도왔다.

개인연금의 최대 장점은 세금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개인연금의 최대 장점은 세금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재무설계를 할 때마다 많은 상담자가 ‘개인연금’에 관해 질문을 쏟아낸다. ‘꼭 개인연금을 들어야 하는가’ ‘준비해야 한다면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하나’ 등이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개인연금은 가급적 가입해두는 게 좋다”고 답한다. 국민연금이나 퇴직금·퇴직연금만으론 노후 연금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꼭 노후를 위해서만은 아니다. 개인연금은 세금공제 효과가 뛰어나다. 올해엔 혜택 범위도 늘었다. 개인연금의 대표격인 ‘연금저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을 통해 변경점을 살펴보면 이렇다.

연금저축은 납입액 400만원, IRP는 700만원까지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었는데, 올해부터 이 한도가 각각 200만원씩 늘었다. 그래서 연금저축은 600만원, IRP는 900만원이 최대 납입금이 됐다. 그만큼 절세도 더 많이 할 수 있다.

그 혜택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기를 두드려보자. IRP는 총급여 5500만원 기준으로 그 이하라면 16.5%, 초과하면 13.2%의 세액공제율을 적용한다. 5500만원을 버는 직장인이 1년간 IRP에 1년 최대 수준인 900만원을 납입하면 148만5000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IRP만 잘 활용해도 연 150만원을 절세할 수 있다는 거다. 개인연금 저축이 ‘선택이 아닌 필수’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이번 상담의 주인공인 김상현(가명·48)씨와 양혜미(가명·41)씨도 노후에 관심이 많았다. 부부는 탄탄한 노후 준비와 자녀 교육비 마련을 위해 필자의 상담실을 방문했다. 특이사항은 10여년 전에 김씨가 다른 재무설계사에게 한차례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는 점이다. 첫 1년은 주택담보대출금을 갚겠다는 일념으로 솔루션대로 성실히 생활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가짐이 조금씩 흐트러졌다.

대출금을 전부 상환한 뒤로는 부부의 플랜도 흐지부지됐다. 목돈은 모이지 않았고 가계부는 늘 적자상태였다. 점점 커가는 두 자녀(14·12세)를 보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부부는 다시 마음을 다잡기로 결심했다.

한번 솔루션을 받았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재무설계 과정은 꽤 순탄했다. 상담 과정을 요약해보면 이렇다. 외벌이인 부부의 월소득은 710만원으로 대기업을 다니는 남편이 610만원, 아내가 아르바이트로 100만원을 벌어온다. 지출은 정기지출 589만원, 1년간 쓰는 비정기지출 월평균 70만원, 금융성 상품 60만원 등 764만원이다. 월평균 54만원씩 적자가 나고 있다.

꾸준함은 재테크의 기본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꾸준함은 재테크의 기본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두차례에 걸친 상담에선 지출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 부부는 정기지출 135만원, 금융성 상품 10만원 등 총 145만원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적자 54만원이 91만원 흑자로 탈바꿈했다. 이 돈으로 부부의 재무계획을 짜야 한다.

먼저 기존 금융성 상품(30만원)을 손보기로 했다. 부부는 온 가족 이름으로 총 4개의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했다. 이러면 사업비(보험사에 내는 수수료)가 4곳에서 빠져나간다는 문제가 생긴다. 그렇기에 지난 상담에서 막내 변액연금을 해지해 총 납입액을 4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줄인 바 있다.

부부는 이 연금보험의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남편·아내 이름으로 된 연금보험에 각각 10만원씩 총 20만원을 추가 납입한다. 추가 납입에는 사업비가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수수료 걱정 없이 연금을 불릴 수 있다. 따라서 변액연금은 기존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20만원 늘었다.

남은 71만원 중 50만원은 IRP에 납입하기로 했다. 앞에서 언급한 IRP의 세금공제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여유자금의 상당량을 할애했다. 이렇게 하면 1년에 600만원을 납입할 수 있고, 그러면 부부는 세금 공제율 13.2%를 적용해 총 79만2000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IRP의 또다른 혜택은 세제 이연이다. 쉽게 말해, 올해 납입액을 전부 공제받고 싶지 않으면 일정 금액을 내년에 공제받을 수 있다. 자신의 재무계획에 맞게 공제액을 조절하는 게 가능하다는 얘기다. 김씨 부부의 경우는 납입액이 1년 기준 900만원 미만이기에 꼭 이용해야 하는 기능은 아니다. 부부는 추후 여유자금이 생기면 IRP 납입액을 더 늘리는 선택지도 고려해보기로 했다.

21만원은 자녀교육자금 및 비상금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인터넷은행에 전부 납입하기로 했다. 인터넷은행의 가장 큰 장점은 은행상품보다 사용이 간편하고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손쉽게 입출금 내역을 상대방과 공유할 수 있다.

부부는 이를 자녀교육에 활용하기로 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거래 내역을 공유하고, 이와 관련해 정기적으로 자녀들과 이야기하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자녀들의 경제관념을 일깨워주는 데도 도움이 된다.

물론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인터넷은행은 정기예금보다 이자율이 약간 낮다. 그렇지만 비상금 용도로는 인터넷은행이 더 적격이라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이용하기로 했다. 자녀 교육비를 마련하는 데 21만원이란 액수가 적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지만 부부가 현재 교육비에만 140만원을 쓰고, 기존 20만원씩 납입 중인 적립식 펀드도 자녀 대학자금에 보태기로 했으니 교육비가 모자라진 않을 것이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이렇게 부부의 재무설계가 모두 끝났다. 여유자금 91만원은 노후 준비(변액연금보험 30만→50만원 증액, IRP 50만원), 자녀 교육비 마련(인터넷은행 21만원)에 남김없이 썼다. 가계부가 매월 적자가 나긴 했지만, 부부가 꾸준하게 해온 저축액 덕분에 솔루션을 수월히 진행할 수 있었다.

이제 부부가 의지를 다시 한번 불태우는 일만 남았다. 이번 재무 솔루션은 남편 김씨의 정년 퇴직 전까지 지속하는 걸 목표로 하는 장기 계획이다. 부부가 십수년간 필자가 짜준 타이트한 계획에 맞춰 생활해야 한다는 얘기다.

직장생활에 두 아이의 육아까지 하느라 필자와의 약속을 지키기는 분명 쉽지 않을 것이다.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착실하게 앞날을 헤쳐나갈 수 있길 바란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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