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시총 3조 달러에 부정적
6월 출시 ‘MR 헤드셋’ 영향
1조 달러 돌파 주역 애플워치
애플카와 시총 3조 달러 가능성

애플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애플은 이제 시가총액 3조 달러란 어느 기업도 가지 않은 길에 도전한다. 애플이 최근 내놓은 MR 헤드셋이 대중적인 기기가 아니라는 실망감에 월가의 반응은 갈린다. 하지만 애플에는 여전히 ‘전기차’라는 막강한 희망이 남아있다. 애플은 2015년 새로운 종류의 제품인 애플워치가 인기를 끌며 시총 1조 달러대를 넘었다. 

애플이 6월 둘째주에 공개한 MR 헤드셋. [사진=뉴시스]
애플이 6월 둘째주에 공개한 MR 헤드셋. [사진=뉴시스]

■ 가지 않은 길 ‘3조 달러’=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선 기업은 애플이 아니다. 2007년 중국 상하이증시에서 석유회사 페트로차이나가 1조 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시총 3조 달러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다. 애플은 지난해 첫 거래일인 1월 3일 나스닥에서 장중 182.88달러를 기록해 시총 3조 달러를 기록했지만, 종가 기준으론 2조9860억 달러에 머물렀다. 

애플 주가가 다시 치솟으며 13일(현지시간) 183.79달러로 장을 마치며 시총 2조89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새 제품인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한 지 일주일 만이다. 이에 따라 애플이 종가 기준으로 시총 3조 달러를 넘어설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가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스위스 UBS는 애플 목표 주가를 기존 180달러에서 190달러로 상향 조정했지만, 투자 의견은 ‘중립’으로 한단계 내렸다. UBS는 그 이유로 대표 상품인 아이폰의 판매량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을 내세웠다. 증권사들의 공통 시선은 MR 헤드셋이 대중적이지 않아 추가 상승 동력이 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 걸어온 길 ‘1조 달러’=그렇다면 애플은 이대로 멈춰설까. 이 질문의 답은 ‘애플이 어떻게 시총 1조 달러의 벽을 넘어섰는지’를 풀어보면 찾을 수 있다. 

월가에서 애플이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주류 의견으로 부상한 건 2015년 3월이다. 그 배경에는 2014년 9월 처음 공개되고, 2015년 4월 출시를 앞둔 애플워치가 있었다. 애플페이 확대, 천문학적 현금 보유량, 자사주 매입설 등은 보조 지표에 불과했다. 

전망은 현실이 됐다. 애플워치의 판매량은 지난해 처음으로 5000만대를 넘어서며 5390만대를 기록했다. B2B 매체 비즈니스오브앱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워치는 출시 첫해인 2015년 판매량 830만대를 기록했다. 이어 2019년 3000만대, 2020년 4000만대를 넘어섰다.

일본 경제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애플워치 부품의 원가는 100달러 수준이며, 원가율은 25%에 불과하다. 애플이 시총 3조 달러를 넘어서려면 결국 폭발력 있는 신제품이 필요하단 거다. 

■ 가야 할 길 ‘전기차’=이런 맥락에서 애플의 오랜 염원인 전기차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2015년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애플의 시총 1조 달러 시대를 예측하며 근거를 들 때도 장기 호재로 전기차를 꼽았을 정도다. 

전기차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젖힌 테슬라의 지난해 매출은 815억 달러, 순이익은 126억 달러였다. 테슬라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1% 늘어났다. 매출 증가세로만 봐도 전기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다.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비중이 2년 후엔 30% 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이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타이탄’ 사업부를 신설한 건 2014년이다. 당시 사업부 소속 직원들은 1000명이 넘었다. 2016년 애플이 전기차 계획을 보류했다고 전해졌지만, 2020년 재개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지난해에는 애플이 완전 자율주행차 대신 수동 운전이 가능한 차를 개발 중이라는 소문이 더해졌다. 애플은 전기차 관련 보도엔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애플은 2014년 전기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테슬라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사진=뉴시스]
애플은 2014년 전기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테슬라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사진=뉴시스]

애플은 기존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전기차 생산을 타진해왔다. 2021년 1월 현대차·기아는 “여러 기업과 자율주행차 개발을 협의 중”이라고 공시했는데, 한달 후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두 회사간 협의 논의가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닛산, 포르쉐 등 여러 완성차 업체와 다양한 방식으로 협의를 해왔고, 그때마다 전기차 프로젝트를 둘러싼 추측이 난무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애플의 전기차는 예정대로 2026년이 됐든, 2025년이 됐든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사실이다.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ayhan0903@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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