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인포그래픽 뉴스
싸이월드 코인 전략의 결함
싸이월드 암호화폐, 월렛 도입
블록체인 생태계 강화하기 위해서
하지만 이용자 빠지는 추세 뚜렷해
새 서비스 없이 코인만으로 될까

싸이월드가 암호화폐 지갑을 서비스에 탑재할 예정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더스쿠프 포토]
싸이월드가 암호화폐 지갑을 서비스에 탑재할 예정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더스쿠프 포토]

SNS 서비스 ‘싸이월드’가 암호화폐 관리 기능을 서비스에 추가한다. 이를 위해 지난 14일 싸이월드 운영사인 싸이월드제트는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의 자회사 ‘로똔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로똔다는 1300개가량의 암호화폐를 일괄 관리하는 암호화폐 지갑 ‘부리또 월렛’을 운영하는 업체다. 회원의 ID를 부리또 월렛에 연동해 싸이월드에 로그인하는 것만으로 손쉽게 암호화폐를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싸이월드의 플랜이다(표❶).

‘지갑’이란 단어가 말해주듯 암호화폐 지갑의 핵심 서비스는 암호화폐를 보관하는 것이지만, 이밖에 송금·인출의 기능도 제공한다. 그래서 지인과 암호화폐를 주고받거나, 디지털 자산 인증서인 NFT(대체불가능한 토큰·Non Fungible Token)를 구매하는 등 암호화폐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이 지갑이 필요하다. 소비자와 서비스를 잇는 ‘통로’가 바로 암호화폐 지갑이란 거다.

싸이월드가 암호화폐 지갑을 도입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암호화폐 ‘도토리(DTR)’와 ‘싸이콘(CYCON)’을 발행한 싸이월드는 이들을 플랫폼 안에서 콘텐츠를 이용할 ‘화폐’로 만들 예정인데, 여기서 부리또 월렛이 암호화폐 보관·송금·인출 등 핵심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싸이월드제트 관계자는 “부리또 월렛은 암호화폐 관심 많은 30~40대가 반길 만한 서비스”라면서 “지갑 서비스로 싸이월드 플랫폼 내의 암호화폐 활용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표
). 그는 이어 “시중엔 도토리와 싸이콘 외에 ‘싸이클럽(CYCLUB)’ ‘싸이도토리코인(DOTR)’ 등 싸이월드를 연상케 하는 암호화폐가 있지만, 우리와는 일절 관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싸이월드는 암호화폐 지갑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부릿또 월렛을 도입한다.[사진=로똔다 제공]
싸이월드는 암호화폐 지갑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부릿또 월렛을 도입한다.[사진=로똔다 제공]

관건은 이 서비스가 침체하는 싸이월드를 얼마나 살려낼 수 있느냐다. 현재 싸이월드의 상황은 꽤 심각하다. 시장조사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2년 6월 199만명이었던 월간활성사용자수(한달 1번 이상 접속한 이용자 수·MAU)는 올해 5월 51만명으로 쪼그라들었다(표❸). 10개월 만에 이용자가 74.3% 줄어든 셈이다.

신규 이용자 수도 같은 기간 43만명에서 4만4000명까지 줄어들었다. 싸이월드를 재론칭했던 2022년 4월 19일 일 방문자가 245만명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절망적인 수치다.

이뿐만이 아니다. ‘앱 설치 1주일 후 재방문율’은 24.3%에 그쳤다(표❹). 경쟁 서비스인 ‘네이버 밴드’가 63.4%인 걸 감안하면 무척 낮은 수치다. 그만큼 싸이월드에 이용자를 붙잡아 둘 만한 매력적인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얘기지만, 싸이월드에선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지 않고 있다. 앱 마켓인 ‘구글 플레이’에 공개된 싸이월드 앱의 최종 업데이트 일자는 2022년 11월 27일이다. 지난 반년간 새 서비스가 없었다는 얘기다.

이런 맥락에서 싸이월드가 암호화폐 지갑 기능을 추가하는 것만으론 옛 명성을 되찾는 건 쉽지 않을 듯하다.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를 론칭했거나 개발 중이라는 점도 변수다. 삼성전자는 2년 전인 2021년 5월 자사 스마트폰에 ‘삼성 블록체인 월렛’ 서비스를 탑재했다. 현대카드와 SK텔레콤은 블록체인 개발업체들과 손잡고 암호화폐 지갑을 만들고 있다(표❺).

김승주 고려대(정보보호학) 교수는 “암호화폐 지갑은 암호화폐를 거래할 때 필수적이지만, 기능만 따지고 보면 인터넷뱅킹과 별 차이가 없다”면서 “암호화폐 지갑 자체보단 이를 활용한 게임이나 콘텐츠 등 연계 서비스가 얼마나 흥행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더스쿠프 포토]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더스쿠프 포토]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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