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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으로 본 세상
1위 자리 위험한 넷플릭스
넷플릭스 승부수는 골프
쿠팡도 스포츠로 떴지만
쇼핑앱 연계책 주효해
넷플릭스 골프만으로 될까

넷플릭스가 새로운 콘텐츠로 골프 중계를 선택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넷플릭스가 새로운 콘텐츠로 골프 중계를 선택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OTT 시장의 구도가 바뀌고 있다. 업계 1위 넷플릭스의 점유율이 계속해서 빠지면서다. 시장조사업체 패러트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45.2%를 차지했던 넷플릭스의 글로벌 OTT 시장 점유율은 그해 4분기 39.6%로 5.6%포인트 떨어졌다(표❶). 2년 전인 2021년 1분기 점유율이 50.2%였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공고했던 넷플릭스의 지위가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미국 시장에선 넷플릭스가 1위 자리를 뺏겼다는 통계도 나온다. 스트리밍 검색 엔진 저스트워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가 시장점유율 21.0%를 차지해 넷플릭스(20.0%)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표❷). 간발의 차이긴 하지만, 십수년간 업계 1위로 군림하던 넷플릭스의 입장에선 웃어넘길 수 없는 수치다.

넷플릭스가 주춤한 가장 큰 이유는 경쟁업체의 반격이 거세졌다는 점이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지난해 9월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를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이 작품은 방영 첫날에만 2500만명의 시청자를 모았을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질세라 워너미디어의 HBO맥스도 ‘왕좌의 게임’의 스핀오프작인 ‘하우스 오브 드래곤’을 비슷한 시기에 출시했다. 이 작품도 첫화 공개 당시 북미에서만 1000만명이 넘는 시청자가 쏠렸고, 흥행 덕분에 시즌2 제작이 확정됐다.

넷플릭스도 오리지널 콘텐츠에 힘을 쏟긴 했다. 지난해 5월 흥행 보증 수표인 ‘기묘한 이야기’의 시즌 네번째 작품을 선보였고, 이어 ‘수리남’ ‘더 글로리’ 등 굵직한 작품들을 만들어 냈다. 그럼에도 점유율을 지켜내지 못한 건 OTT 산업의 ‘한철 장사’ 성격이 워낙 강해서다.

이헌율 고려대(미디어학) 교수는 “인기 작품이 나오면 그 작품만 구독한 뒤 곧바로 해지하는 게 OTT 시청자들의 소비패턴”이라면서 “월마다 지속적으로 흥행 콘텐츠를 뽑아내는 게 이상적이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이 문제의 해답을 어디서 찾고 있을까. 지난 2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골프가 차세대 포뮬러 원이 될 수 있을까? 넷플릭스는 그러길 바란다(Can golf be the next Formula One? Netflix Hopes So)’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여기서 포뮬러 원(F1)이 뜻하는 건 넷플릭스가 2019년에 방영한 F1 다큐멘터리 시리즈로, 현재 시즌5까지 제작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의 ‘효자 콘텐츠’다. 기사 내용을 요약하면 넷플릭스가 골프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거다.

풀스윙은 다큐멘터리임에도 시청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사진=넷플릭스 제공]
풀스윙은 다큐멘터리임에도 시청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사진=넷플릭스 제공]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니다. 넷플릭스가 지난해 2월 방영한 골프 다큐멘터리 ‘풀 스윙’은 흥행 반열에 올랐다. 미국 프로 골프 협회(PGA) 선수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다소 딱딱하다는 장르적 한계를 딛고 넷플릭스의 ‘주간 글로벌 톱10’에 올랐다.

이런 성과를 발판으로 넷플릭스가 골프 중계시장에 뛰어들 거란 소문이 나온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PGA 중계를 추진 중이다. 하반기엔 연예인들이 대회에 참가하는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표❸).

그럼 스포츠 중계는 OTT 기업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 사례를 하나를 살펴보자. 쿠팡의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는 2021년부터 영국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중계하면서 가입자를 단숨에 끌어모았다. 지난해 7월엔 한국 축구선수 손흥민이 뛰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를 국내에 초청해 친선 경기도 열었다(표❹). 

‘손흥민 카드’의 효과는 뛰어났다. 2021년 1월 68만명이었던 쿠팡플레이 앱 이용자 수는 올해 5월 431만명으로 6.3배나 늘었고, 웨이브(405만명)를 제치고 업계 3위에 올라섰다(표❺). 라이브 중계를 선호하는 스포츠 마니아 중 상당수가 쿠팡 플레이 구독을 지속하면서 이용자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 넷플릭스가 골프 콘텐츠를 론칭하면 쿠팡플레이와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을까. 한가지 간과해선 안 되는 게 있다. 쿠팡플레이는 쇼핑앱 ‘쿠팡’과 연동돼 있다는 점이다. 쿠팡 멤버십 서비스 ‘와우 멤버십’에 월 4990원을 내고 가입하면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한철 장사’ 성격이 짙은 다른 OTT와 달리 쿠팡플레이 가입자들이 계속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표❻) .

이헌율 교수는 “당일 배송, 새벽 배송 등 쿠팡 와우 멤버십의 혜택이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락인(Lock-in) 효과를 준다”면서 “예능 프로그램, 축구 중계 위주 콘텐츠로 구성이 다소 빈약한 쿠팡플레이가 기존 가입자를 잃지 않으면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쿠팡플레이의 눈부신 성장이 단지 스포츠 중계에만 있지 않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쿠팡플레이와 다르다. 시청자들을 붙잡아 둘 수 있는 수단은 꾸준히 흥행 콘텐츠를 내놓는 것뿐이다. 이런 맥락에서 골프 중계도 넷플릭스의 수많은 콘텐츠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골프 중계가 끝나면 시청자들이 다시 ‘넷플릭스 코드’를 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넷플릭스는 골프로 부진을 털어낼 수 있을까.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더스쿠프 포토]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더스쿠프 포토]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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