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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성장률 전망치 밑돌아
금리 내리고 부양책 썼지만
경제 회복세 아직 보이지 않아
결국 외부서 성장동력 찾아야

중국이 시장 전망을 밑도는 2분기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금리인하와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큰 효과를 보진 못했다. 중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 경제의 회복 동력은 결국 외부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2분기 GDP 성장률이 시장 전망을 밑돌자 17일 위안화가 약세를 보였다. [사진=뉴시스]
중국 2분기 GDP 성장률이 시장 전망을 밑돌자 17일 위안화가 약세를 보였다. [사진=뉴시스]

■ 中 경제의 뒷걸음질=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증가했지만, 시장 전망치보다는 1.0%포인트 낮게 나오면서 중국 경제 침체를 우려하는 시각이 늘고 있다.

중국의 1분기 GDP는 전망치였던 3.4%보다 0.5%포인트 높은 3.9%를 기록한 바 있다. 경제 매체 로이터는 18일 “중국이 실망스러운 경제 통계를 발표하면서 중국 경제를 향한 우려가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겉으로는 상반기 성장률에 만족하는 모습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7일 오전 10시 ‘상반기 국민 경제 양호한 회복세’란 보도자료를 내고 중국의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5.5%였다며 “농업, 축산, 산업생산, 서비스, 판매, 첨단 산업 투자, 무역구조의 최적화, 안정적인 고용, 농촌 소득 증가율”을 회복세의 증거로 꼽았다. 

그렇다고 중국 정부가 경기 침체를 인정하지 않는 건 아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6월 20일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3.65%에서 3.55%로 인하했다. 인민은행이 LPR을 떨어뜨린 건 2022년 8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류궈창 인민은행 부총재는 지난 14일 “통화량과 성장 기조를 볼 때 디플레이션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도 “필요시 지급준비율, 중기 정책금리 조정을 통해서 경기 부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올 상반기 지급준비율을 0.25%포인트 낮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 바 있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중국의 기대치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정치학자인 핼 브랜즈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지난해 1월 저서에서 “중국의 상승기는 이미 끝났다”며 “피크 차이나(Peak China·중국 성장 정점 도달) 시대가 왔다”고 주장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 5월 보고서에서 “중국의 15~64세 인구는 미국의 4.5배지만, 이번 세기 중반에는 3.4배, 세기 말에는 1.7배로 떨어질 것”이라며 “중국의 노동생산성도 2011년 전망치인 20년간 4.8% 증가보다 낮은 3%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생산기지 or 최대시장=경기 침체를 피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은 2분기 GDP 발표 이후 빨라지고 있다. 18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중국의 경제 회복세가 부족한 수요, 약한 경제 모멘텀이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했다”며 “소비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신속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NDRC는 일자리 안정책, 그중에서도 청년 일자리 문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지난 6월 소매 판매는 3.1% 증가에 그쳤다. 5월 소매 판매 증가율은 12.7%였다. 중국의 20~24세 실업률도 5월 20.8%, 6월 21.3%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내수에 초점을 맞춘 통화정책이나 부양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18일 보고서를 내고 “경제주체들이 위축돼 있고, 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며 “확장 재정 또는 규제 완화 등 추가 재정정책이 필요한데, 구조적 문제가 풀리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의 부양책이 효과를 본다고 해도 연내에는 회복세가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중국은 결국 외부에서 성장동력을 찾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이 반도체 기술로 중국과의 디커플링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수출은 줄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4월에는 8.5% 늘었지만, 5월과 6월에는 각각 -7.5%, -12.4 역성장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2일 반도체 최대 시장인 중국을 포기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2일 반도체 최대 시장인 중국을 포기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뉴시스]

이런 국면에서 중국을 첨단 반도체의 생산기지가 아닌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분류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2일 “중국처럼 큰 시장을 포기하고 그 정도 회복하는 능력은 우리에게 없다”며 “중국에서도 기회가 되는 쪽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18일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추가로 제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SIA는 “반도체 업계가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인 중국에 지속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첨단 반도체의 생산기지가 아닌 최대 시장으로서의 역할로 시간을 되돌릴지는 알 수 없다.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ayhan0903@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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