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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농산물 가격 큰 오름세
폭우 후엔 폭염, 그 뒤엔 태풍
추석 전 물가도 요동칠 전망
정부 현명한 물가대책 세워야

폭우와 폭염, 추석까지 겹쳐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사진=뉴시스]
폭우와 폭염, 추석까지 겹쳐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사진=뉴시스]

올해 들어 안정세를 보이던 소비자물가가 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이어지는 폭우가 끝나면 곧 폭염이 덮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9월엔 추석까지 있어서다. 물가 변동성을 키울 우려들이 산재해 있다는 거다. 

우선 전국에서 비가 계속 내리면서 농산물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제공하는 품목별 가격 동향에 따르면, 최근 주요 여름 채소와 과일 가격이 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가락시장 기준 6월 30일과 7월 18일의 당일 평균 가격을 비교해보면, 2만4363원이던 특등급 시금치(4㎏)는 6만3199원으로 159.4%나 올랐다. 2만9345원이던 상등급 상추(4㎏)는 7만3459원으로 150.4%의 상승률을 보였다.

특등급 백다다기오이(50개)는 2만2434원에서 3만1585원으로 40.8%, 특등급 복숭아 백도(4㎏)는 2만6000원에서 3만원으로 15.4% 올랐다. 수박(6㎏)도 1만4500원에서 1만6219원으로 비싸졌다. 

7월 들어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서 농산물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장마로 인해 곳곳에서 역대 최다 강수량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농산물 물가는 장마철을 기점으로 눈에 띄게 상승했다. 당시 장마는 중부지방 기준 6월 25부터 7월 26일까지 한달 넘게 이어졌는데, 지난해 7월 농산물 물가는 전년 대비 8.5% 상승했다. 곡물과 기타 농산물은 하락했지만, 잦은 비와 폭염으로 작황이 신통치 않았던  채소나 과일 가격이 크게 오른 게 영향을 미쳤다.  

중요한 건 원재료인 농산물의 물가가 상승하면 외식물가도 자극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장마 이후에 폭염, 여름 태풍, 추석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따져봐야 할 변수다. 폭염과 태풍은 공급을 줄이고, 추석은 수요를 늘리기 때문이다.

정부의 현명한 물가관리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사진=뉴시스]
정부의 현명한 물가관리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사진=뉴시스]

지난해 추석이 있었던 9월의 경우, 생선ㆍ해산물ㆍ채소ㆍ과일 등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12.8% 올랐다. 이에 따라 외식물가는 9.0% 뛰면서 30년 2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정부도 폭우, 폭염, 태풍, 명절 등에 따라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합동브리핑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특별한 돌발요인이 없다면 하반기 (물가는) 평균 2% 중ㆍ후반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 “통상 8월에 태풍이나 폭염 등으로 인해 농산물 수급에 일부 애로가 있을 수 있고, 또 9월 말에 추석이 있다”며 “이럴 때는 명절 특수가 있기 때문에 대체로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 있다”고 밝혔다. 물가가 오를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다는 건데, 과연 어떤 물가대책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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