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마켓분석
연이은 재정비사업 수주
매매가격 하락폭 둔화
부동산 회복론 무게 실려
부정적 변수도 아직 많아

아파트 시장이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반대되는 지표도 있다.[사진=뉴시스]
아파트 시장이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반대되는 지표도 있다.[사진=뉴시스]

다시 부동산 시장에 활기가 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한 시공사가 늘었다는 게 근거다. 매매가 하락폭이 감소했다는 것도 부동산 회복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럼 아파트 가격은 다시 오름세를 띠는 걸까. 현재로선 확신할 순 없다. 반대 근거도 숱해서다. 그중 하나는 미분양이다.

열흘 새 서울과 부산에서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했다는 소식이 쏟아졌다. 삼성물산은 지난 7 월 22일 2600억원대 서울 가락쌍용2차 아파트 리모델링 시공권을 따냈다. 같은 날 DL이앤씨는 5400억원대 부산 중동5구역 재개발 사업을 맡았다. 이날 포스코이앤씨와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도 부산에서 3500억원대 재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최근 도시정비사업장은 때아닌 한파로 몸살을 앓았다. 비싸진 공사비 탓에 적당한 시공사를 찾지 못하는 현장이 적지 않았다. 공사비 때문에 이미 계약했던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도 있었다. ‘생산(시공)’을 위한 비용은 늘어나는데, ‘소비(분양) 심리’는 조처럼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이은 도시정비사업 수주 소식에 “서울 아파트 거래가 늘어나며 부동산 시장이 기지개를 켜는 게 아니냐”는 희망 섞인 기대감이 나온다. 사실일까. 거래량부터 살펴보자. 서울 아파트 1월 거래량은 1412건, 2월 2455건, 3월 2983건이었고 4월부터 6월까지 3000건 이상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최대 거래량이 1740건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거래량 증가는 일반적으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거래량 증가는 부동산 시장에 활기가 감도는 증거로 해석할 만하다.

[자료 | 국토교통부]
[자료 | 국토교통부]

매매가 하락폭이 줄어들었다는 점도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근거다. KB부동산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2022년 1월 기준 100)는 2월 93.6포인트에서 7월 90.1포인트로 떨어졌다. 매매가격 하락폭이 둔화하고 있다는 거다.

그렇다고 반등의 근거만 있는 건 아니다. 나쁜 변수를 부채질하는 시그널도 있다. 다름 아닌 미분양 물량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 전국 미분양 물량은 6만8865호를 기록했다. 지난 1월 7만5359호였던 미분양 물량이 4개월 새 6494호 줄었다.

하지만 이를 긍정적인 신호로만 보기엔 무리가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과거와 비교하면 2013년 말 미분양 물량(6만1091호)과 비슷하고 이는 청약 열기가 재점화하기 전 수준”이라며 부동산 시장 내에 가격 상승 요인이 숨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의 미분양 감소세는 우수한 입지에 있는 분양 물량을 위주로 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불리한 입지에 있는 아파트는 애초에 분양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분양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이를 풀어보면, 미분양 물량이 ‘수요’가 아닌 ‘공급’에 의해 사라졌다는 소리다. 지금의 미분양 감소를 시장 가격이 반등한다는 근거로 삼기 어려운 이유다.

실제로 수요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징후는 여기저기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 만들어졌지만 팔리지 않은 주택인 ‘공사 후 미분양’이 되레 증가한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5월 공사 후 미분양은 8892호다. 1월 공사 후 미분양(7546호) 대비 17.8% 늘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3월까지 이어진 미분양 증가 추이의 시작은 2021년 10월이었다”며 “공사 후 미분양 증가가 2022년 6월 시작됐다는 점을 기준으로 삼으면 공사 후 미분양 증가세가 앞으로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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