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클조 재취업 후 마지막편
은퇴 후 재취업 틈새 전략
남들이 꺼리는 근무시간 공략
눈높이 낮추고, 워라밸 찾아야
은퇴 후 행복 눈높이가 가늠

전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5월 재취업에 성공했습니다. 비결은 별다른 게 아니었습니다. 재취업에 필요한 자격증을 따고, 눈높이를 낮춘 게 도움이 됐죠. 누군가는 은퇴까지 한 마당에 ‘자격증’까지 취득해야 하느냐고 물어볼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은퇴 후 삶’에도 필수적인 절차란 게 있는 법입니다. 참, 여기엔 한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눈높이’부터 낮추는 겁니다. 

은퇴자가 재취업에 성공하기 위해선 틈새를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은퇴자가 재취업에 성공하기 위해선 틈새를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0년 본격화한 코로나19는 전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그렇습니다. 금융컨설턴트 생활 20년 만에 닥친 가장 큰 위기였죠. 오프라인 강의를 전문으로 하는 필자에게 코로나19는 해고 통보나 다름없었습니다. 

다행히 재취업을 빨리 준비했던 게 도움이 됐습니다. 금융컨설팅을 하면서 ‘은퇴 준비는 하루라도 빨리 세우는 게 좋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필자의 재취업 전략은 ‘자격증 따기’였습니다.

2019년 버스운전면허를 시작으로 대형면허, 2020년 지게차·굴삭기 자격증을 땄습니다. 코로나19가 터졌을 땐 ‘전기기능사’ 자격증(2021년)을 취득했습니다. 버스도, 지게차도, 굴삭기도 코로나19 국면에선 별 도움을 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험난한 과정을 거쳐 지난해 5월 물류센터 시설팀에 재취업했습니다. 어렵게 재취업에 성공했지만 생활은 그리 힘들지 않았습니다. 동료들의 업무를 보조하는 것에서 시작해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일을 했으니까요. 이틀은 주간, 또 이틀은 야간에 일하고, 나머지 이틀은 쉬는 ‘주주야야비비’ 근무형태도 만족스러웠습니다. 

바쁘게 1년을 보낸 전 지난 6월 퇴사했습니다. 잘렸냐고요? 아닙니다. 필자가 물류센터를 관둔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고, 잠시 ‘재취업의 성과’를 말해보려 합니다. 말로만 떠들다가 직접 재취업을 준비하고, 근무해 보니 5060세대를 위한 재취업 틈새전략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재취업이 가장 유망한 분야는 소방안전 관리자와 전기기능사 정도라는 것이죠. 

물론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 정도 노력을 쏟지 않고 재취업을 기대해선 안 됩니다. 필자가 근무한 형태인 ‘주주야야비비’처럼 젊은이들이 꺼리는 근무시간대를 공략하는 것 역시 재취업 전략 중 하나입니다. 젊은층이 싫어하는 일에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재취업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니까요. 

이 지점에서 누군가는 반론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자격증을 따면서까지 준비하는 재취업이라면 몇년이 걸리더라도 좀 더 나은 직장에 도전하는 게 어떨까요?” 일리가 있는 말이긴 합니다. 

다만, 이 부분은 선택의 문제라는 걸 잊어선 안 됩니다. 직장을 옮겨 높은 연봉을 받으면 거기에 상응하는 책임과 목표를 완수해야 할 겁니다. 그러다 보면 업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도 있겠네요. 만약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한다면 굳이 이런 길을 걸을 필요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이처럼 행복한 노후를 위해선 ‘적정선’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당연히 그 ‘선’은 개인마다 다를 겁니다. 필자는 ‘은퇴 후 워라밸’을 더 중시하는 이들에겐 그래서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합니다. “진정한 은퇴는 내려놓기와 비움에서 시작합니다.” 

과시하려는 삶을 살고 싶다면 ‘은퇴’의 길을 선택하면 안 됩니다. 마음을 비우고, 버는 것과 쓰는 것도 바꿔야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은퇴 후 행복은 ‘눈높이’가 가늠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은퇴자가 재취업했을 때 연봉이 최저임금을 조금 넘거나 많아 봤자 연 3000만원을 웃돌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쯤은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실제로 제가 일한 물류센터 시설팀의 연봉이 3000만여원이었습니다. 

자! 이쯤에서 제가 1년간 일했던 물류센터를 그만둔 이유를 설명해 볼까요? 코로나19가 수그러들면서 예전에 하던 금융컨설턴트 강의 의뢰가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사직서를 내고 ‘본업’으로 돌아왔습니다. 물류센터에 몸이 묶여 있는 탓에 본의 아니게 강의를 거절해야 하는 일이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 당신은 왜 ‘워라밸’을 찾지 않느냐고요? 이율배반적이라고요? 아닙니다. ‘본업’을 택하긴 했지만 이전과 다른 가치를 실현해 보기로 했습니다. 강의 수를 늘리기보단 ‘질적 수준’을 더 높여보기로 한 겁니다.

더 많은 이들에게 저의 ‘산 경험’을 알리는 것에서 기쁨을 찾아보겠다는 나름의 목표도 세웠습니다. 은퇴가 코앞에 다가왔나요? 두려워하지 마세요. 눈높이만 조금 낮추면 또다른 세상이 열릴 겁니다. 행복한 은퇴 생활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조경만 금융컨설턴트(엉클조 대표) 
iunclejo@naver.com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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