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그 이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
매듭지어지지 않은
학교폭력, 회복과 연대

드라마 ‘더 글로리’의 흥행은 대중이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트라우마에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됐다.[사진=더스쿠프 포토]
드라마 ‘더 글로리’의 흥행은 대중이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트라우마에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됐다.[사진=더스쿠프 포토]

2023년 학교폭력 문제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학폭 피해자의 복수를 그린 드라마의 열풍, 잇단 ‘학폭 미투’, 정치적으로 불거진 학폭 논란 등 그 어느 때보다 학폭이 사회문제로 강하게 떠올랐다. 

정부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학폭 대책을 정비하겠다고 발표했고, 드라마의 흥행은 대중이 학폭 피해자들의 트라우마에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사건의 내용과 가해자에게 내려진 처벌 수위 등에 이목이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피해자 보호와 치유에 관한 인식과 지원은 미흡한 실정이다. 


「학교폭력, 그 이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가해자를 처벌하는 데 가려져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의 회복 문제와 ‘학폭 트라우마’의 극복을 다룬 이야기다. 2016년부터 학폭 피해자들과 소통하며 법적 조력자 역학을 해온 국내 1호 학폭 전문변호사가 학폭 피해자들이 사건 이후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조명하고, 과거에 일어난 학교폭력 사건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학폭 트라우마’ 극복 방법은 무엇인지 모색한다.

총 2부로 구성됐다. 먼저 1부 1장에서는 학폭의 역사를 통해 시대마다 나타난 학폭의 경향, 사회적 인식, 제도의 유무 등을 알아보고, 왜 피해자들이 학폭을 겪었는지 트라우마 극복의 실마리를 찾아간다. 학폭 사건이 종결한 후 피해자들이 어떤 후유증을 겪는지도 살펴본다. 1부 2장에는 학폭 트라우마를 극복한 실제 피해자 6명의 이야기를 수록했다. 

2부 1장은 과거 학폭 피해자들이 가해자에게 어떤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사적 복수가 학폭 트라우마 해결에 도움을 주는지 이야기한다. 아울러 ‘학폭 미투’가 피해자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명예훼손 등 처벌 가능성은 없는지 알아본다. 2부 2장에서는 학폭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학교폭력 알리기’부터 피해자 주변인들의 역할, 피해자가 직접 실천할 수 있는 일들도 소개한다.

이어지는 부록에는 현재 학폭 관련 제도 내에서 피해자들이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절차를 안내하고, 1부에서 만난 과거 피해자들이 현재의 학폭 피해자들에게 전하는 조언과 위로의 말도 담았다. 

“학폭 사건은 폭력 사실을 신고해 가해자의 폭력이 멈추거나 사건이 끝나더라도 피해자들은 여전히 힘들어한다.” 저자는 피해자들이 각종 후유증과 트라우마에 시달려 이전의 모습으로 완벽히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피해자의 진정한 회복을 위한 논의를 시급히 진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많은 피해자가 과거 학폭 가해자에게 응당한 책임을 묻지 못하고 있다며 “법적 책임을 묻자니 공소시효·소멸시효가 끝났거나 그렇지 않다고 해도 증거 수집과 목격자 증언 자체가 어렵고, 절차상 피할 수 없이 겪어야 할 트라우마 피해를 감당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각종 후유증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학폭 피해자의 삶은 우리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사회 구성원이 학폭 피해자를 외면할수록, 다른 모든 종류의 폭력에서 기인하는 피해자의 고통을 방치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서다. 그러기에 우리 모두가 학교폭력 피해자들이 기나긴 고통을 끝내고 평범한 일상을 누리게 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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