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이슈 아카이브
초전도체 관련주 단기 급등락 반복
투자 관점 어디에 맞추느냐에 이견
연구 현장에서도 엇갈리는 목소리
다양한 이론적 탐구 필요하단 주장
초전도성 주장 기준 높이라는 반론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자료 | 한국거래소, 참고 | 등락률은 10월 11일 대비 10월 12일, 10월 12일 대비 10월 13일 기준]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자료 | 한국거래소, 참고 | 등락률은 10월 11일 대비 10월 12일, 10월 12일 대비 10월 13일 기준]

초전도체 관련주가 여전히 단기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11일 초전도체 테마주로 묶인 파워로직스, 신성델타테크, 덕성, 서남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4% 상승했다. 하지만 12일 이들 기업의 주가는 평균 10.8% 하락하며 고꾸라졌다. 기업별로 보면 파워로직스가 17.3%로 주가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신성델타테크(-12.9%), 서남(-8.3%), 덕성(-4.4%) 순이었다.

13일에는 신성델타테크를 제외한 3개 기업의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하락했다. 평균주가하락률은 3.2%였다. 신성델타테크의 주가는 하루 만에 2.5% 올랐다.  
초전도체 관련주의 변동성이 큰 이유는 ‘불확실성’에 있다. 초전도체의 구현 가능성을 두고 전문가들의 관점이 엇갈리면서 주가가 쉽게 오르내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거다.

초전도체에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은 관련 연구가 활성화하고 관심이 커진 것 자체가 호재라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상온ㆍ상압 초전도 실험을 공개한 후 해외에서도 초전도체의 또다른 가능성을 탐구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비영리 과학저널 사이언스뉴스는 지난 9월 5일자 기사에서 “많은 물리학자는 초전도 분야에서 (기존의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의 개발에 더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여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례로 중국 창춘長春 소재 지린대의 물리학자 마옌밍은 새로운 원자 구조를 지닌 삼원수소화물의 초전도 실험 논문을 공개하면서 “사람들은 나중에 우리가 진행한 작업을 기반으로 더 발전된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원수소화물은 세가지 원소로 이뤄진 수소물질을 뜻한다. 마옌밍은 “란타늄·베릴륨·수소로 구성한 삼원수소화물이 –173도에서 초전도성을 나타냈다”면서 “이 물질은 다른 수소화물보다 압력이 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초전도체에 회의적인 이들은 “현재로선 상온ㆍ상압 초전도체를 구현하는 일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 있다. 막연한 가능성만 믿고 초전도체 관련주에 베팅하기에는 ‘하이리스크-로우 리턴’일 것이란 논리다.

랑거 디아스 교수는 2020년 10월 학술지 네이처에 초전도체 실험 논문을 발표했지만 데이터 조작 의혹으로 게재를 철회했다.[사진=디아스그룹 홈페이지] 

학계에서도 물질의 초전도성을 주장하는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어설픈 주장이 세간에 혼란을 야기하는 것을 방지하려면 연구팀이 더 많은 초전도 입증 실험을 수행하고, 더 많은 실험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는 거다.

2020년 학술지 네이처에 상온 초전도체 실험 논문을 발표했지만, 데이터 조작 논란에 휘말린 랑거 디아스 로체스터대(기계공학과) 교수 사례는 정확하고 명백한 실험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이탈리아의 이론물리학자 릴리아 보에리는 “가장 큰 위험은 (디아스 교수의 논란이) 초전도 연구 분야에 부정적인 빛을 비춘다는 것”이라면서 “초전도성을 주장하기 위해선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지에 관한 일반적인 표준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쩌면 오락가락하는 초전도체 관련주의 주가만큼 초전도체 연구 현장도 과도기를 지나고 있을지 모른다.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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