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네꼭지로 본 세계
‘아이폰 공장’ 폭스콘의 변신
비트코인 현물 ETF 나비효과
호황에도 활력 잃은 미 제조업
광군제 특수 못 누린 기업들

폭스콘이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폭스콘이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폭스콘 인공위성 발사]
이래도 애플 하청업체라고?


대만의 IT기업 폭스콘이 인공위성을 발사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폭스콘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자체 제작한 저지구궤도 위성 시제품을 스페이스X 발사체에 탑재해 쏘아올렸다. 폭스콘이 대만중앙대와 공동 개발한 이 위성은 배낭 정도 크기에 무게는 9㎏이다. 카메라와 통신장비를 탑재했고, 520㎞ 고도에서 지구 궤도를 96분마다 돌도록 설계했다. 

폭스콘은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로 유명하다. 특히 애플의 핵심 제품인 ‘아이폰’은 대부분 폭스콘의 정저우郑州 공장에서 생산한다. 아이폰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폭스콘 역시 글로벌 IT업체로 자리매김했지만, ‘애플의 하청 제조업체’란 낙인이 찍혔다.

스마트폰 산업의 성장까지 둔화하면서 현재 폭스콘은 애플 의존도 탈피를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애플과 아이폰에 쏠려있는 매출원을 다변화하고,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거다. 

폭스콘이 우주 산업에 뛰어든 건 이런 이유에서다. 미국 컨설팅업체 TMF어소시에이츠의 팀 패러 회장은 “폭스콘과 같은 하청업체의 경우 적시에 다른 사업을 찾지 못하면 생존이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대만 정부로부터 관련 사업을 발주받으면 위성 사업도 괜찮을 것이라는 게 폭스콘의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폭스콘이 눈독을 들이는 건 우주산업뿐만이 아니다. 폭스콘은 2021년 미국 전기차회사 로즈타운(Lordstown)의 생산 공장을 인수하면서 전기차 산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대만 위안푸증권의 제이슨 왕 애널리스트는 “폭스콘이 진출한 전기차 사업에도 인공위성에 기반한 실시간 통신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비트코인 ETF 기대감]
나오지도 않은 상품에 쏠린 ‘투심’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비트코인 펀드 보유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인데스크US는 11일(현지시간) 투자자문사 바이트트리의 자료를 인용해 11월 첫째주 비트코인 펀드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86만3434개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바이트트리는 지난 한달간 비트코인 펀드에 약 2만2100개의 비트코인이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자산관리사 코인셰어즈도 지난 6주간 비트코인 펀드로 7억6700만 달러(약 1조원)가 순유입됐다고 전했다. 코인셰어즈는 “2021년 강세장 이후 같은 기간 가장 많은 금액이 유입됐다”며 “올해 디지털 자산 펀드로 유입된 자금이 10억 달러를 넘는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에 비트코인 펀드로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사진=뉴시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에 비트코인 펀드로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사진=뉴시스]

비트코인 펀드로 돈이 몰리는 것은 비트코인 현물 ETF 덕분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관련 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실제로 SEC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아크인베스트와 스위스 ETF 운용사 21셰어즈가 지난 5월 신청한 ‘아크 앤드 21셰어즈 비트코인 ETF’ 심사 결과를 내년 1월 중순 발표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ETF 출시에 베팅해 선행 매매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을 받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매트 호건 비트와이즈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과 관련해 긍정적인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면서도 “전문가 대부분은 2025년 이후에야 비트코인 현물 ETF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美 제조업 부진 이유] 
기술 못 쓰는 기술 강대국


최근 미국 경제가 고물가·고금리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꾸준히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3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기준 4.9% 성장률을 보였지만,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0.2% 하락했다”면서 “이는 미국의 경제 성장을 서비스업이 주도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노동생산성은 투입된 일정한 노동력과 거기서 얻어진 생산량과의 비율을 뜻한다. 

지난 10여년간 미국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이 줄곧 하락했다.[사진=뉴시스]
지난 10여년간 미국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이 줄곧 하락했다.[사진=뉴시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미국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2011년 이후 장기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의 고용은 중국 경제가 부흥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부터 급격히 줄었다.

그럼에도 노동생산성은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그러다 2010년 정점을 찍은 후부터 노동생산성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초기 제조업의 노동생산성 하락은 컴퓨터·전자제품 부문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나타났지만, 곧 음식료를 비롯한 비내구재 제조업에서도 나타났다. 

문제는 그런 상황이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는 거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미국에서) 제조업의 힘이 사라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기술 활용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낮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짚었다. 미국은 기술 초강대국이지만, 실제로 기술을 활용하는 능력은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미국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에 따르면 미국의 노동자 1인당 로봇 도입률은 한국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공장 자동화의 유무가 노동생산성에 영향을 준 것 아니겠냐는 거다. 

이코노미스트는 다양한 경제학자들의 의견을 근거로 미국의 독점금지법 집행이 느슨하다는 점, 미국 소프트웨어·인터넷 산업이 상대적으로 매우 발전했다는 점 등도 원인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종 조립을 자국 내에서 해야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노동생산성을 높이려는 시도”라고 해석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광군제 실적 숨기는 기업들]
“매출 못 밝혀” 소비 둔화 빨간불 

중국 최대 쇼핑 행사 ‘광군제’의 인기가 예년만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사진=뉴시스]
중국 최대 쇼핑 행사 ‘광군제’의 인기가 예년만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사진=뉴시스]

중국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光棍節(10월 24일~11월 11일)’가 끝난 12 알리바바‧징둥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은 일제히 “지난해보다 많은 매출액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업체 모두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구체적인 매출액을 밝히지 않아 실제로는 소비 둔화의 징후가 나타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알리바바는 “광군제 당일 24시간 동안 380억 달러(약 50조원)의 매출액을 올렸다”고 홍보한 바 있다. 

기업들이 광군제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건 중국 경기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광군제 매출액이 중국의 소비 상황을 진단하는 경제지표로 통용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가 7월 중국 소비자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77.0%가 “올해 광군제에서 지난해보다 덜 지출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광군제를 맞아 신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53.0%에 그쳤다. 2021년 같은 조사 대비 23.0%포인트나 줄어든 수치다. 

이런 상황을 의식해서인지 알리바바‧징둥은 공격적인 저가 경쟁을 펼쳤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광군제에서 알리바바는 ‘전체 이커머스 업체 중 최저 가격’을 내세웠고, 징둥 역시 ‘진짜 저렴한 가격’ ‘매일매일 정말 저렴한 가격’ 등을 슬로건으로 앞세웠다. 블룸버그 통신 “광군제는 중국 소비심리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면서 “엔데믹 전환 이후 경제 활동이 재개됐지만 소비심리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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