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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기업 비중 역대 최대
지난해 좀비기업 19만8069개
경기침체 탓에 수익성 악화
GDP 대비 기업부채 세계 3위
기업 부도 증가율은 세계 2위

고금리와 경기침체 여파로 대출 이자도 못 내는 ‘좀비기업’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고금리와 경기침체 여파로 대출 이자도 못 내는 ‘좀비기업’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대출 이자를 갚는 것도 버거운 ‘좀비기업’의 비중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43.2%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것은 기업이 1년 동안 번 돈으로 대출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사 대상 46만8248곳(이자 비용 0인 기업 제외) 중 19만8069곳이 좀비기업인 셈이다.

국내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021년 5.6%에서 지난해 4.5%로 떨어졌다. 기업이 1000원어치를 팔아 45원을 남겼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세전순이익률(6.5%→4.6%)도 쪼그라들었다.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기업의 안전성은 악화했다. 지난해 국내 기업의 부채비율은 122.3%로 전년(120.3%)보다 2.0%포인트 상승했고, 차입금 의존도는 20.2%에서 31.3%로 11.1%포인트 치솟았다. 2015년 기록한 128.4%, 31.4%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다.

더 큰 문제는 기업의 어려움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는 거다. 국제금융협회(IIF)가 발표한 ‘세계 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금융기업의 부채비율은 126.1%를 기록했다. 전세계 34국 중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직전 분기 4위에서 한단계 올라갔다.

부채비율 상승폭은 말레이시아(28.6%포인트)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컸다. 장기간 이어진 고금리 기조 탓에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경기침체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한 게 나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료|국제금융협회, 참고|2023년 3분기 기준] 
[자료|국제금융협회, 참고|2023년 3분기 기준] 

당연히 국내 지표도 신통치 않다. 지난 20일 국내 5대 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이 공시한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무수익여신 잔액은 지난해 말 1조6597억원에서 올 3분기 2조1616억원으로 30.2% 증가했다. 무수익여신은 원금은커녕 이자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대출을 의미한다. 무수익여신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보다 더 악성으로 여겨진다. 그만큼 벼랑 끝에 내몰린 기업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c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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