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대학생 기사취조단
서경대 ‘금융투자연구회’의
MZ세대 실제 투자 보고서
건전한 투자 위한 지침서
박재현 학생이 보내는 투자레터
대기업 우량주 투자가 정답일까
시총 10대 기업의 10년 후 수익률

박재현 서경대 금융투자연구회 학생은 우량주 장기투자에 숨은 리스크를 분석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박재현 서경대 금융투자연구회 학생은 우량주 장기투자에 숨은 리스크를 분석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단타’가 성행하는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장기투자를 황금률로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 그렇다면 장기투자엔 어떠한 리스크도 없을까. 서경대 금융투자연구회 소속 학생의 ‘MZ 투자일지’를 더스쿠프가 뉴스레터 형식으로 풀어봤다. 박재현 학생이 자신의 관점으로 장기투자의 리스크를 분석했고, 기자가 한마디를 덧붙였다.

◈ 투자에 눈뜬 이유

⦁ 남들이 뛰어드니까 다들 불나방처럼 쫓아간 것 아니냐고요? 포모증후군(FOMO Syn drome·용어설명 참조)을 말씀하시는 거죠? 그렇지 않습니다. 젊은층 사이에서 주식투자 열풍이 분 덴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팬데믹 이후 시중에 돈이 풀리면서 증시에 자금이 유입된 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여기에 월급만으론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불안감도 젊은층을 증시로 유인했죠.

⦁ 그럼에도 초보투자자인 전 걱정이 많았습니다. 장기투자를 해야 할지, 경험 많은 이들의 말처럼 단기투자를 해봐야 할지 가늠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때마침 한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국내 증시에 봄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1년 넘게 지속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 국면에 돌입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 ‘금리와 주식은 반대로 움직인다’는 인식 때문인지 향후 주식시장을 희망적으로 보는 투자자도 여전히 많습니다. 현재로선 어떤 주식에 어떻게 투자해서 차익을 실현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은데 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 기자의 한마디 

박재현 학생의 말처럼, 팬데믹 기간 수많은 개인투자자가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그중 적지 않은 개미가 빠르게 수익을 실현하려는 ‘단타투자’에 열을 올렸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코로나19 국면이던 2020년 3~10월 개인투자자 20만명의 투자 행태를 조사한 결과, 개인투자자의 거래회전율(용어설명 참조)은 연평균 1600%에 달했다. 1년에 평균 주식을 16번 사고팔았다는 의미다. 단순계산으론 주식당 보유 기간이 20일 안팎에 불과했던 셈이다.

하지만 정작 수익을 낸 개인투자자(신규투자자 기준)는 전체의 40%가량에 불과했다. 주식시장에서 “대기업 우량주에 장기투자해야 한다”는 말이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는 이유다. 그렇다고 이게 황금률이란 건 아니다. 이 역시 다른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 


◈ 장기투자 다시 본 이유 

⦁ 장기투자와 단기투자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을 때 한 친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기업 우량주를 노리는 장기투자는 예·적금처럼 안전하고, 수익도 어느 정도 보장해줄 거야.” 친구의 말처럼 대기업 우량주에 장기투자하면 안전과 수익을 담보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3년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의 주가와 시가총액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 만약 10년 전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면 지금 얼마나 수익을 냈을지 알아보기 위함이었죠. 한국거래소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013년(이하 그해 6월 2일 기준) 한국 경제 성장을 이끈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은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현 포스코홀딩스), 현대모비스, 기아차(현 기아), 삼성생명, SK하이닉스, 삼성전자우, 신한지주, 한국전력이었습니다(이하 당시 사명).

⦁ 10년 후인 2023년 이들 종목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삼성전자는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만, 그사이 자리바뀜을 한 종목도 적지 않았습니다(비주얼➊ 참조). 

◈ View Point : 장기투자 파헤쳐보니 

⦁ 먼저, 10년 수익률(2013년 대비 2023년)이 ‘플러스’를 기록한 종목은 5곳에 불과했습니다.  SK하이닉스(256.0%), 삼성전자우(209.0 %), 삼성전자(133.0%) 등 IT 기술주는 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죠. 이들 종목에 투자했었다면 높은 수익을 얻었을 겁니다.

⦁ 기아차와 포스코의 경우 각각 39.0%, 21.0%란 나쁘지 않은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주식을 보유한 10년 동안의 물가상승률과 주식투자의 리스크를 감안했을 때 큰 메리트가 있는지는 짚어봐야 할 문제였습니다.  

⦁ 주가가 역주행한 종목도 절반이나 됐습니다. 한국전력(-30.2%), 삼성생명(-39.7%), 현대모비스(-23.0%), 현대차(-6.8%), 신한지주(-5.5%)는 10년 새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보면, 10년 전 시총 2위였던 현대차는 8위(11월 13일 기준 7위)로 추락했고, 현대모비스, 삼성생명, 신한지주, 한국전력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습니다(비주얼➋ 참조). 


✚ 기자의 한마디 

주위 사람들의 말이나 조언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통계를 분석한 건 좋은 투자 태도다. 남이 제공한 정보를 지나치게 믿는 ‘과잉확신’은 개인투자가가 투자에 실패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아울러 주가상승률을 단순하게 ‘수익률’로 보지 않고, 물가상승률을 적용한 건 높이 평가할 만하다. 2013년 대비 2023년(10월 기준)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1.9%에 달한다. 10년간 주가 상승률이 21.9%에 못 미치면 사실상 마이너스 투자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렇다면 박재현 학생은 대기업 우량주 중 절반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이유를 어떻게 분석했을까. 

◈ 우량주 주가 역주행하는 이유 

⦁ 전 대기업 우량주인데도 10년 새 주가가 곤두박질친 이유를 ‘산업 트렌드의 변화’에서 찾았습니다. 2010년대만 해도 자동차·화학·정유 종목이 주식시장을 주도했다면 지금은 IT·반도체·2차전지 종목이 이끌고 있죠. 아무리 긴 역사를 자랑하는 대기업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지 못하고, 산업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면 주가는 정체할 수밖에 없습니다.

⦁ 일례로,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2차전지 수요 증가의 수혜를 톡톡히 누렸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네이버는 각각 헬스케어 산업, IT산업의 성장에 발맞춰 시가총액 상위권에 올라섰죠(비주얼➌ 참조). 

대기업 우량주 투자 역시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기업 우량주 투자 역시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기자의 한마디 

그럼에도 단타투자 대비 장기투자의 장점은 분명히 있다. 주식을 거래할 때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고 쌓이는 수수료와 증권거래세 때문이다. 수수료와 증권거래세율은 0.2%안팎에 불과하지만 거래가 잦아질수록 부담은 커지고 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투자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뿐만 아니라 자신의 투자 성향을 고려해 적정한 방식을 찾아 나가야 한다. 

◈ 투자를 준비하며 느낀 점 

⦁ 우량주 장기투자가 반드시 안정성과 수익성을 안겨주는 것은 아니라는 걸 확인했습니다. 투자에 성공하고 싶다면 10년 뒤 시가총액 10위권에 올라설 산업 트렌드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접근법일 듯합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박재현 서경대 금융투자연구회 학생 
kk33yy02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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