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에 들어서면 광목 위에 그려진 두 선이 인상적인 작품을 마주하게 된다. 김호득 작가의 ‘흐름(2018년)’이다. 강렬한 필치의 두 선의 부딪침이 마치 어떤 기류의 충돌처럼 느껴진다. 여백 위의 먹점들은 시간ㆍ공기 등 보이지 않는 대상의 움직임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듯하다.수묵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주목 받고 있는 김호득의 개인전이 학고재 갤러리에서 열린다. 김호득은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요소를 고루 다루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온 수묵화가다. 타이베이 당다이ㆍ한국국제아트페어 등 최근 국제 아트페어에서 해외 컬렉
사여불사似與不似. ‘같고도 다른’이란 의미심장한 화두는 중국의 거장 치바이스齊白石의 말이다. 그는 “나를 배우려 하는 자는 살 것이요, 나를 닮으려는 자는 죽을 것이다”고 했다. 모방ㆍ창작의 경계와 의미를 깊이 생각하게 하는 주제다. 예술의전당은 개관 30주년을 맞아 중국국가미술관과 함께 ‘사여불사’를 화두로 ‘같고도 다른 : 치바이스와 대화’展을 개최한다. 치바이스란 거장의 탄생과 그가 미친 영향을 살펴보는 이번 전시는 동아시아 서화미술의 핵심인 필묵사의筆墨寫意 전통이 어떻게 맥을 잇고 재창조됐는지를 보여준다. 치바이스를 중심으로
‘중국의 피카소’라 불리는 한메이린韓美林은 서화가이자 현대미술가ㆍ조각가ㆍ도예가ㆍ공예가ㆍ그래픽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전방위 예술가다. 2015년 중국 미술계 최초로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평화예술가’ 칭호를 받은 82세의 거장이다.항저우ㆍ베이징ㆍ인촨에 ‘한메이린예술관’을 개관하면서 세개의 미술관을 보유한 중국 당대 작가이기도 하다. 한메이린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마스코트 디자인을 총괄한 후 ‘평화’와 ‘다원화’의 세계관을 담아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올해 4월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피에르 드 쿠베르탱 상을 수여했다
동아시아에서 ‘서書’는 모든 예술의 기초가 될 만큼 특별하다.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서書를 빼놓고는 문예의 정체성을 말하기 어렵다. 서예를 중요시하는 이들 국가에서 한자와 필묵은 서書의 소재나 도구, 재료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서書라는 키워드로 볼 때 동아시아는 ‘필묵으로 하나 되는 공동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런 무한대의 뜻을 지닌 서書를 동
‘한국화의 테러리스트’ ‘탈장르의 리더’ ‘무법無法의 자유주의자’로 불렸던 소정 황창배(1947~2001년) 화백. 그는 1980~1990년대 한국 화단에 파문을 던지며 ‘황창배 신드롬’을 일으켰다. 근대기부터 이어져온 전통 화단의 수묵과 채색 이원화 구도를 허문 것도 그였다. “정제된 그림은 재미가 없다”던 그는 동시대의 다양한 풍정을 독창적인 필묵법으로
작가 쭤리광左力光은 수묵과 담채를 화폭에 담고 있다. 그가 담고 있는 내용은 자연의 이야기다. 더 나아가 인간의 삶 속에서 손때 묻은 문화의 산실이다. 표현은 덤덤하다. 붓끝의 현란함이나 색채의 화려함은 없다. 예전부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듯 무디게 표현돼 있다. 물의 농담을 통해 명암을 줄 뿐이다. 거리 - 여행이란 낯선 곳그가 찾은 곳은 중국 산둥성
국립중앙박물관은 4월 16부터 6월 16일까지 상설전시관 서화관 서예실에서 테마전 ‘한국의 큰스님 글씨-월정사의 한암(漢岩)과 탄허(呑虛)’를 연다. 탄허(1913~1983) 탄신 100주년을 기념하고 석가탄신일과 연계해 기획된 전시회다.오대산 월정사의 두 큰스님인 한암(1876~ 1951)과 탄허의 글씨를 중심으로 구성한다. 평창 월정사, 대전 자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