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과 함께 이른 추석이 다가오지만, 명절을 맞는 보통 사람들의 마음은 무겁기 짝이 없다. 당장 치솟는 물가에 차례상 차리기가 버겁다. 미국의 9월 자이언트스텝(금리 0.75% 포인트 인상) 예고는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연결돼 ‘영끌’ ‘빚투’족의 생계를 위협한다.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달러화로 표시되는 상품의 가격을 떨어뜨려 수출이 잘되는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수입에 의존하는 원유와 에너지, 곡물가격을 끌어올려 무역적자를 사상 최대로 키웠다.곳곳에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에 따른 ‘삼중고三重苦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경고음이 울려댄다. 외환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350원을 위협한다. 대통령과 경제부총리가 구두 개입에 나섰는데도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그 여파로 하반기에 반등했던 주식시장도 다시 하락했다.실물경제도 급속히 위축되는 모습이다. 경제 버팀목인 수출이 4월부터 5개월 연속 적자행진이다. 올 들어 8월 20일까지 쌓인 무역적자가 255억 달러로 사상 최대다. 이미 역대 최대 기록(1996년 206억 달러 적자)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1억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첫 공식 기자회견을 했다. 54분 동안의 기자회견 중 20분을 모두발언에 할애했다. 통상 모두발언은 5분 안팎으로 짧게 하고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윤 대통령의 모두발언은 이례적으로 길었다.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정책 폐기, 누리호 발사 성공, 민정수석실 폐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한 한미동맹 재건 등 집권 100일간의 성과를 강조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20%대 후반~30%대 초반에 머물렀다. 한국갤럽의 8월 둘째주 여론조사 결과로는 2
외신들이 한국의 폭우 피해를 전하면서 ‘반지하’ 주거 형태에 주목했다. 영어로 ‘semi -basement(준 지하실·절반 지하층)’ ‘under ground apartment(지하의 아파트)’라고 설명하면서 우리말 발음을 알파벳으로 옮긴 ‘banjiha’ 표현을 쓰기도 했다. 반지하가 영화 ‘기생충’의 배경이었고, 윤석열 대통령이 반지하 침수사고 현장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또한 가수 싸이의 히트곡 ‘강남 스타일’에 등장하는 부촌 강남구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강남이 경제의 중심이고 개발이 잘된 곳이라는데 자연재해에
날씨도 무덥지만, 정치권과 정부의 국민 무시 행태는 사람들을 더 지치게 한다.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로 급등한 물가가 서민 생활을 위협한다. 물가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음)해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한 젊은이들이 늘어난 이자 부담에 한숨을 쉰다.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무역수지가 4~7월 넉달 연속 적자를 냈다. 불어나는 무역적자는 원화가치 하락 압력 요인으로 작용한다. 당국이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나서자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다. 미국이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면서 우리나라 기준금리
여의도 국회 앞 주유소는 기름값 비싸기로 유명하다. 땅값이 비싸니 임대료가 높기도 하겠지만, 주유소 이용객 중 상당수가 기름값에 연연해하지 않을 분들, 국회의원인 측면도 있을 게다. 그도 그럴 것이 의원에게는 매달 차량 기름값 및 유지비로 146만원씩 지원된다. 국회가 개점휴업 52일째인 7월 20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위해 문을 열었다. 여야 충돌로 상임위원회 구성은 못한 채 본회의만 열었다. 마침 그날은 의원 월급날, 50일 넘게 일을 하지 않고서도 세비 1285만원은 어김없이 받았다.[※참고: 여야는 22일 후반기 국회 원院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25%로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로써 지난해 7월 0.5%였던 기준금리가 1년 만에 4.5배 수준으로 올랐다. 2008년부터 이어져온 초저금리 시대가 저물고, 고금리와 긴축의 시대가 도래했다. 한은이 통상적인 금리 인상폭의 두배에 이르는 빅스텝에 나선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3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도 처음이다.금통위 직후 이창용 한은 총재는 “경기보다 인플레이션을 먼저 잡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옳은 판단이다. 물가상승률이 외환위기
물가 상승세가 무섭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3%대에 들어선 뒤 불과 8개월 만에 두배가 됐다. 4월 4.8%였던 것이 5월 5.4%로 뜀박질했다. 6월에는 6.0%로 더 올라갔다. 이러다가 7월에는 7%대, 8월에는 8%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할까 걱정된다. 물가 오름세는 하반기로 갈수록 가팔라질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국제 유가와 일부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지만, 에너지·원자재와 곡물을 둘러싼 글로벌 공급망 불안 요소는 여전하다. 게다가 7월부터 전기·가스요금이 올랐다. 여름휴가철과 추석(9월 10일
전기요금이 7월부터 ㎾h당 5원 인상됐다. 월 307㎾h 전력을 쓰는 가정에서 1535원 더 내야 한다. 도시가스 요금도 가구당 월 2220원 오른다. 정부와 정치권이 지지율을 의식해 공공요금을 억눌러온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탈원전 정책 부작용이 겹쳐 더 이상 요금을 올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결과다.더구나 전기·가스 요금은 이번 인상으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요금이 ㎾h당 33.6원은 올라야 지금까지 오른 연료비를 메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가스요금도 오는 10월 추가 인상이 예고돼 있다. 전기요금 인상
민간 주도 경제와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표방한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에 대한 고강도 혁신에 시동을 걸었다. 부실하고 방만하기 짝이 없는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가 나오자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직접 혁신의 방향을 제시했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과하게 넓은 사무공간을 축소하고, 호화 청사도 매각해 비용을 절감할 필요가 있지 않나” “고연봉 임원의 경우 스스로 반납하고, 과도한 복지 제도도 축소하는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5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로써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차이는 0.00〜0.25%포인트로 좁혀졌다. 미국이 7월에 빅스텝(0.5%포인트 인상)만 해도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진다. 한미간 금리 역전이 현실화하면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과 원화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품 가격이 올라 국내 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미국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기 전에 한국은행도 올려 금리차를 벌려야 한다. 시장에서 한은의 빅스텝 가능성이 거론되는
세계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 상황에 직면했다는 경고가 잇따랐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로 낮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낮췄다. 반면 OECD 회원국 평균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 예상했던 4.4%의 두배인 8.8%로 높였다.세계은행은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예고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발생했던 50년 전 오일쇼크 때와 유사한 충격이 닥칠 것이라는 경고다. OECD가 수정 전망한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7%로 세
민심은 냉정하고 매섭다. 민심의 바다는 배를 띄우기도, 배를 뒤집기도 한다. 6·1 지방선거 결과는 ‘국민의힘 압승, 더불어민주당 참패’로 요약된다. 민심은 중앙권력에 이어 지방권력도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국민의힘은 17곳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경기와 호남(전북·전남·광주), 제주 등 5곳을 뺀 12곳을 차지하면서 전국 정치지도를 상징색인 빨간색으로 물들였다. 4년 전 선거에서 민주당이 경북과 대구, 제주를 뺀 14곳을 석권하며 파란색으로 물들인 것과 정반대 결과다.그렇다고 자만은 금물이다. 국민의힘이 잘해서라기보다 선거구도 자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5월 2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4월에 이어 두달 연속 금리인상이다. 치솟는 물가를 잡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 같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8·11월, 올 들어 1·4월에 이어 5월까지 최근 9개월 사이 0.25%포인트씩 다섯 차례 인상돼 연 1.75%가 됐다. 금융통화위가 두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건 2007년 7~8월에 이어 14년9개월 만의 일이다.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은 낮추고 물가상승률을 높였다. 기존 ‘성장률 3.0%, 물가상승률 3.1%’ 조합이 ‘성장률 2.
3000여억원대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에 기여할 수 있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보통 시민이 무슨 국책사업에 참여하냐고? 대규모 토목 건설사업 이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6·1 지방선거 이야기다. 4년 전,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선거비용 보전금액이 3202억9000만원이었으니 이번 선거에서도 그 이상 예산이 들어갈 게다.6·1 지방선거의 선거비용 제한액은 17개 시·도지사의 경우 평균 15억5300만원. 2018년 지방선거(14억1800만원)보다 1억3500만원 늘었다. 인구가 많은 경기도가 47억6100만원으로 가장 많고,
미국발 통화긴축 후폭풍이 심상찮다. 미국 뉴욕증시가 1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급락했다. 한국 코스피지수도 17개월 만의 최저치인 2600선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5월 4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자 주요국 증시가 휘청거렸다. 연준이 빠른 속도로 돈줄을 죄면서 미국 달러화 가치는 2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연준은 4일 빅스텝에 이어 연내 두세 차례 추가적인 빅스텝을 예고했다. 6월, 7월 잇따라 빅스텝을 밟고, 하반기 3차례 회의에서도 0.25%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강행 처리한 3일 윤석열 정부 출범을 준비하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검경 각자 수사책임제’를 4번째 국정과제로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의사표현이자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통과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대선 공약집에서 검찰 관련 사법개혁은 맨 마지막 순서였다.선거 때 민생을 돌보고 경제를 살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던 정치권은 정권 인수인계 과정에서 협조는커녕 주도권 다툼을 일삼고 있다. 감사원 감사위원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선거 때만 되면 각종 개발공약이 난무한다.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대형 토목공사가 빠지지 않는다. 공항을 비롯해 철도·고속도로 건설이 대표적이다. 선거를 치를 때마다 공항이 하나씩 생긴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한달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가 예외일 리 없다.4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계획을 의결했다. 숱한 논란이 일었던 거대한 토목사업을 밀어붙일 요량으로 지난해 4월 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손잡고 특별법을 제정하더니만,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엔 정부 차원에서 ‘대못’을
월급만 빼고 다 오르는 초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S 공포(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엄습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9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5%,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0%로 수정했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고물가 터널’로 접어들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지난 1월 전망과 비교하면 성장률을 0.5%포인트 낮추고 물가는 0.9%포인트 올렸다. 불과 석 달 만에 이렇게 큰폭으로 조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IMF가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국내외
사상 초유의 한국은행 총재 공석 상태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14일 기준금리를 연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국내 물가가 10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데다 미국이 금리인상과 양적 긴축 등 쌍끌이 긴축을 예고한 상황에서 금리인상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로써 금통위가 합의체 의사결정기구로 총재 한 사람에 의해 통화정책이 좌우되지 않음을 입증했다. 이번 금통위는 정권 교체기와 맞물려 총재가 공석인 상태에서 열려 회의 결과에 관심이 집중됐다. 신구 권력간 갈등으로 지명이 늦어진 이창용 총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