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통화긴축 후폭풍이 심상찮다. 미국 뉴욕증시가 1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급락했다. 한국 코스피지수도 17개월 만의 최저치인 2600선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5월 4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자 주요국 증시가 휘청거렸다. 연준이 빠른 속도로 돈줄을 죄면서 미국 달러화 가치는 2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연준은 4일 빅스텝에 이어 연내 두세 차례 추가적인 빅스텝을 예고했다. 6월, 7월 잇따라 빅스텝을 밟고, 하반기 3차례 회의에서도 0.25%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강행 처리한 3일 윤석열 정부 출범을 준비하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검경 각자 수사책임제’를 4번째 국정과제로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의사표현이자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통과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대선 공약집에서 검찰 관련 사법개혁은 맨 마지막 순서였다.선거 때 민생을 돌보고 경제를 살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던 정치권은 정권 인수인계 과정에서 협조는커녕 주도권 다툼을 일삼고 있다. 감사원 감사위원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선거 때만 되면 각종 개발공약이 난무한다.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대형 토목공사가 빠지지 않는다. 공항을 비롯해 철도·고속도로 건설이 대표적이다. 선거를 치를 때마다 공항이 하나씩 생긴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한달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가 예외일 리 없다.4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계획을 의결했다. 숱한 논란이 일었던 거대한 토목사업을 밀어붙일 요량으로 지난해 4월 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손잡고 특별법을 제정하더니만,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엔 정부 차원에서 ‘대못’을
월급만 빼고 다 오르는 초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S 공포(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엄습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9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5%,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0%로 수정했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고물가 터널’로 접어들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지난 1월 전망과 비교하면 성장률을 0.5%포인트 낮추고 물가는 0.9%포인트 올렸다. 불과 석 달 만에 이렇게 큰폭으로 조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IMF가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국내외
사상 초유의 한국은행 총재 공석 상태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14일 기준금리를 연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국내 물가가 10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데다 미국이 금리인상과 양적 긴축 등 쌍끌이 긴축을 예고한 상황에서 금리인상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로써 금통위가 합의체 의사결정기구로 총재 한 사람에 의해 통화정책이 좌우되지 않음을 입증했다. 이번 금통위는 정권 교체기와 맞물려 총재가 공석인 상태에서 열려 회의 결과에 관심이 집중됐다. 신구 권력간 갈등으로 지명이 늦어진 이창용 총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
‘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리터(L)당 2000원을 넘나드는 기름값에 운전대 잡기가 겁난다. 10만원 들고 나가 장바구니 채우는 것도 힘들다. 찬거리를 사다 보면 1만원짜리 지폐가 잔돈처럼 여겨질 정도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 4%대 물가상승률은 2011년 12월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물가 오름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했다.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봉쇄가 풀리면서 전 세계 소비가 동시다발적으로 늘었는데 글로벌 공급망이 차질을 빚었다. 이 와중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에너지, 원자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후 19일 만에 회동한 3월 28일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국고채 2년·3년·5년물이 일제히 20bp(1bp=0.01%포인트) 넘게 치솟았다. 미국발 금리인상 및 통화긴축이라는 외부 요인에 2차 추가경정예산으로 적자국채가 대거 시장에 쏟아질 것이라는 내부 우려가 가세한 결과다.윤석열 당선인은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위한 50조원 규모의 2차 추경 편성 방침을 공식화했다. 당선인 측은 본예산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지만, 지금까지 세출 구조조정으로 수십조 재원을 마련한 역사는 없다.
대한민국은 정치가 국민의 삶을 염려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정치권 행태를 걱정하는 특이한 나라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회동 불발에 이어 대통령 집무실 이전 논란, 한국은행 총재 후보 지명에 대한 반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법무부 업무보고 보이콧 등 사상 초유의 신구 권력 힘겨루기가 연속적으로 나타나며 국민을 신물나게 한다. [※ 참고: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8일 저녁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겸한 첫 회동을 갖는다. 대선이 치러진 지 19일 만으로,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 중 가장 오랜 시간이 걸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정세가 미국과 유럽 등 서방 대對 중국·러시아 간 ‘신新냉전’ 구도로 변화하면서 외부의 경제적 공세에 맞서 자국 경제를 보호하는 경제안보(econo mic security)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 주요국들이 중국·러시아에 치중된 글로벌 공급망과 해외사업의 재편과 다변화를 꾀하면서 해외로 나간 기업을 자국으로 돌아오게 하는 리쇼어링(reshoring)에 관심을 쏟고 있다. 미국-중국 간 무역전쟁과 코로나19 팬데믹은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을 노출했다. 코로나 확산 초기인 2020년 2월 중국 내 생산에 의
국민의 심판은 준엄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48.56% 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47.83%. 1987년 대통령직선제 부활 이후 가장 적은 표 차이(0.73%포인트·24만7077표)로 당락을 가른 20대 대통령선거는 냉정하고 무서운 민심을 엿보게 하고 여러 숙제를 남겼다. 국민은 김대중-노무현, 이명박-박근혜 정부로 이어져온 진보-보수 권력의 10년 주기를 5년으로 단축했다. 선거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과 장모를 둘러싼 주가조작 의혹 등 문제가 불거졌지만, 유권자들에게는 부동산값 폭등, 양극화 심화, 청년실업
코로나19 사태 이후 커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증폭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에너지ㆍ원자재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금융시장 혼란 등이 심화하고 있다. 대외 의존도가 높고 부존자원이 빈약한 한국 경제로선 모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난제들이다.발등의 불은 고유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쳐들어간 2월 24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3월 2일에는 110달러 벽도 뚫었다. 2014년 7월 이후 최고치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이 11년 만에 비상 비축유 6000만 배럴을
나라살림의 건전성 지표인 재정수지와 대외 지불능력 척도인 경상수지가 동시에 적자를 내는 ‘쌍둥이 적자’ 경고등이 켜졌다. 잦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방만한 재정운영으로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게다가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수출로 벌어들이는 것보다 수입으로 나가는 달러가 많아지면서 무역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를 내게 생겼다. 정부 수입과 지출의 차이인 통합재정수지는 2019년(-12조원), 2020년(-71조2000억원), 2021년(-30조원)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올해도 1차 추경을 반영해 이미 70조원 적자고,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며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오미크론이 국내 우세종이 된 1월 셋째주 이후 매주 곱절씩 불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루 신규 확진자가 2월 마지막주 13만~17만명, 3월 초에는 20만~36만명에 이를 것으로 본다. 국내 코로나19 대유행은 2월 둘째주에 해외 주요국 수준을 넘어섰다.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 100만명 당 하루 평균 확진자는 1060명(2월 8~14일 기준)으로 방역을 대폭 완화한 영국(1018명)보다 많다. 일본의 1.6배, 미국의 2.3배 수
나라살림, 재정은 국민과 기업들이 부담하는 세금으로 마련해 쓰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세금만으로 재원을 충당할 수 없어 국가가 채권을 발행해 조달할 경우 여러 부작용과 후유증을 낳는다.정부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박에 못 이겨 한국전쟁 와중이던 1951년 이후 71년 만에 1월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 대선을 앞둔 선심성이란 비판을 무릅쓰고 14조원 규모로 편성했다. 35조원(더불어민주당), 50조원(국민의힘)으로 늘리자는 요구가 이어지더니만, 국회 상임위원회 심사에서 4배에 가까운 54조원으로 뻥튀기됐다.추경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가 4% 성장했다. 2010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페이스북에 “G20 중 가장 빠르고 강한 회복세”라며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위기에 강한 경제’임을 입증했다”는 글을 올렸다. 문재인 정부 임기 마지막 해 경제성적표를 받아들고 뿌듯해한 모습이다.하지만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 적지 않다. 우선 지난해 성장률 4%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역성장(-0.9%)한 2020년과 비교한 수치다. 기저효과에 따른 통계적 착시가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20년과 2021년 2년
마스크를 벗지 못한 채 생활하기 어언 2년, 또 이렇게 설을 맞는다. 명절임에도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6명까지만 모일 수 있어 일가친척이 모두 만날 수는 없다. 그래도 20대 대선을 한달여 앞둔 시점이라 차례상을 물린 뒤 선거 이야기가 화제로 등장할 것이다.하지만 이번 선거판은 온갖 의혹 제기가 난무하는 네거티브 일색이다. 대장동 개발 비리와 고발사주 의혹 등 유력 후보들 본인의 사법 리스크와 함께 가족의 신상 문제가 집중 거론되더니 급기야 후보 부인과 후보 본인의 대화 녹취록 공개 파문이 일었다. 그사이 양대 정당 후보들은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을 요즘처럼 실감한 적도 없는 것 같다. 달걀은 ‘금란’이 된 지 오래고, 우유·라면·쌀 등 식료품과 갈비탕·백반을 비롯한 음식값이 다 올랐다. 새해 들어선 커피·햄버거값도 인상됐다.물가 급등세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 정부 공식통계로도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 10월부터 3개월 연속 3%대였다. 가격변동이 작은 공산품을 포함한 평균이 이렇지 사람들이 자주 구입하는 생활물가 상승률은 4~5%대를 넘나들었다. 2011년 이후 10년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코로나19 피해 보상 추가경정예산 편성 문제가 새해 벽두 정치권 화두로 등장했다. 대선을 앞둔 여야 정당과 대선후보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대선 이전 2월 추경 편성 논의가 가시권에 접어든 모양새다. 실제로 2월에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2월 9일 구조조정 자금 마련을 위한 추경안 제출 이후 가장 이른 기록을 세우게 된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5조~30조원 액수를 거론하며 추경 편성을 요구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정부 여당간 협의가 먼저 이뤄진다는 전제 아래 논의가 가능하다고 밝혔
새해가 밝았다. 가장 큰 정치적 이벤트인 20대 대통령선거가 두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들 마음은 불편하다. 역대급 비호감 후보들을 놓고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지금까지 이런 대선은 없었다. 과거에도 흑색선전이나 폭로 비방전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후보 본인의 사법 리스크와 함께 가족의 신상 문제가 집중 거론되는 네거티브 선거는 처음이다. 여야 유력 후보의 잇단 실언과 발뺌 발언은 국민의 정치혐오를 부채질한다. 정책 경쟁과 토론은 실종되고 인신공격이 난무한다. 부동산 정책이든, 코로나19 대책이든, 대장동 의혹
2022년은 정치ㆍ경제ㆍ사회적으로 불확실성이 매우 큰 해다. 사회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지 47일 만에 거리두기가 다시 강화되고 영업시간이 제한되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짙어지고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리스크도 심각하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하며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둔화하고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압박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우려하는 미국 등 주요국들이 코로나 경제위기 상황에서 풀었던 유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