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웃음이다. 권력자들은 웃음거리로 전락할 바에는 차라리 공포의 대상이 되길 바란다. 세계대전 당시 아돌프 히틀러도 마찬가지였다. ‘광기’에 휩싸인 그에게 스크린 안에서 독재자를 조롱하고 웃음거리로 만드는 찰리 채플린은 ‘공포’였다. 속 시원한 ‘풍자’마저 어려워진 우리나라에서 권력자들을 공포에 떨게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희극배우 찰리 채플린과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 채플린은 1889년 4월 16일에 태어났고 히틀러는 나흘 후에 태어났다. 두 사람은 비슷한 콧수염을 길렀고 예술가를 꿈꿨다.
목욕탕 한구석에서 머리를 잘랐다. ‘퇴폐’ ‘불법영업’이란 낙인이 찍혀 밖에서 이발사로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대代’를 이어 이발사를 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바닥에 짓눌렸다. 그럼에도 그는 꿈을 잃지 않았고, 이젠 희망을 전수하는 실력 있는 ‘바버(Barber)’로 우뚝 섰다. 남성 전용 이발소 ‘바버숍(Barber Shop)’이 인기를 끌고 있는 지금, 더스쿠프가 ‘100년 이발사’를 꿈꾸는 진근씨를 만났다.“100년 이발사를 꿈꿉니다.” 1993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니, 올해로 48세. 아무리 100세 시대라고 해도 1
■ 1959년생 여성 노동자 최씨■ 이성당 가사도우미 겸 호텔 노동자■ 오전 9시~오후 6시 안집·호텔 업무■ 호텔서 뇌출혈 증세로 쓰러져■ 호텔 측 표준근로계약서 조작■ 동료 직원 진술서도 조작·제출■ 광주 업무상 질병판정위 “산재 불가”■ 이성당 측이 최씨에게 보낸 내용통지서■ “뇌출혈, 동료와 말다툼 탓” 책임 회피■ 평생 치료 받아야하는 최씨■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데…”■ 이성당 측 변호인 ”이게 사회 문제 될 일인가?”“노동자가 산업재해를 인정받는 데는 사업주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업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산
제임스 브룩스 감독의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1997)’는 명배우 잭 니콜슨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긴 작품이다. 과연 잭 니콜슨의 ‘악당’ 연기는 발군이다. 영화의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지만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내용은 상당히 심각하다. 잭 니콜슨은 대단히 비사회적인 염세가이자 독설가이며 강박증세를 가진 소설가인 멜빈 유달을 연기한다. 이렇게 복잡한 ‘캐릭터’를 물 흐르듯 소화해내는 잭 니콜슨의 연기가 과연 일품이다. 멜빈 유달은 로맨스 소설 분야의 베스트셀러 작가다. 당연히 생활은 풍요롭다. 뉴욕의 고급 아파트에서 ‘고급지
서울국제작가축제 프로그램 일환으로 편성된 ‘작가의 방’ 행사를 위해 세계 각지의 작가들이 한국 독자들 곁을 찾아왔다. 이번 서울국제작가축제의 테마는 ‘우리를 비추는 천 개의 거울’로 문학과 사람 모두가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세계 각지의 작가와 독자들이 작품을 넘어 직접 서로를 들여다볼 기회로써 마련된 이번 축제는 행사장뿐만 아니라 수도권 소재 대학교, 전국 독립서점 등 다양한 곳에서 만남의 장을 준비했다. 이러한 구성에는 고정된 장소에서 독자를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곁을 직접 찾아가기도 하겠다는
오페라 ‘말 없는 여인’은 독일의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70세가 되던 해 작곡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젊은 여인과 결혼하려는 늙은 주인공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다뤘다는 점에서 이탈리아의 오페라 ‘돈 파스콸레’ ‘팔스타프’ 등과 매우 비슷한 작품으로 여겨진다. 말 없는 여인은 1935년 독일 드레스덴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초연됐지만 무대에 오른 지 세번 만에 당시 독일의 총통이었던 히틀러가 공연을 금지했다. 이 작품의 대본을 쓴 슈테판 츠바이크가 유대인이었기 때문이다.♬ 프롤로그 = 해군장교로 퇴역한 모로서스경卿은 조용하고 편안
아빠는 대장암에 눈을 감았다. 수술 59일 만의 사망. 날벼락이었지만 끝이 아니었다. 병마는 대를 물고 딸을 찾아왔다. 이번엔 유방암이었다. 생명의 소중한 젖줄인 가슴을 자신들의 ‘숙주宿主’로 만든 셈이었다. 딸은 아빠와 달랐다. 암에 무릎을 꿇지 않았다. 몹쓸 병마를 애써 이겨냈고, 유방암 환우들을 위한 삶을 살고 있다. 벌써 10년째 헌신獻身이다. 이런 딸을 두고 사람들은 “웃음이 많고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웃음 뒤에 무거운 외로움이 숨어 있다는 걸 아는 이는 드물다. 암을 이기지 못하고 숨을 거둔 아빠
조아키니 로시니처럼 음악 자체에 유머를 담을 수 있는 작곡가는 많지 않다. 신나는 말발굽소리와 시원한 바람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은 그의 음악은 낙천적인 이탈리아인의 기질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23세였던 로시니가 20일 만에 만든 작품으로, 200년간 사랑받는 코믹 오페라의 정수로 꼽힌다. 줄거리로 보면 이 작품이 ‘피가로의 결혼’의 전편이라고 할 수 있다.♬ 1막 = 돈 많고 아름다운 여인 로시나. 그녀는 재산을 관리해 주고 있는 늙은 후견인 바르톨로의 집에 살고 있지만 그의 감시 때문에 외출도 못
이탈리아 오페라의 거장 ‘조아키노 안토니오 로시니’는 오페라 ‘세미라미데’를 5주 만에 완성했다. ‘세빌리아의 이발사’ ‘오리 백작’ 등 가벼운 희극을 주로 만들었던 로시니에겐 이례적인 시도였다. 짧은 시간에 만들었지만 작품의 완성도는 매우 높다. 오페라에 등장하는 음악은 웅장하고 경쾌하다. 멜로디는 독창적이고 아름답다. ‘세미라미데’가 로시니의 작품 중 소재나 음악적으로 가장 발전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오페라의 원작은 프랑스 철학자이자 작가 볼테르가 1748년 완성한 비극 「세미라미스」다. 1823년 2월 3일 이탈리
[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대산문화재단은 문학과 관련된 의견을 교환하고 문학 전반의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문예교양지 “대산문화” 2018년 여름호(통권 68호)를 발간했다. 이번 호의 기획특집은 독자들의 시선을 한 눈에 잡아 끈다. 전위적이고 해체적인 글쓰기로 한국 모더니즘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작가 ‘이상’의 대표작 “날개”를 이어 쓰는 자리가 마련된 것. 이승우, 강영숙, 최제훈, 김태용, 임현, 박솔뫼 여섯 작가는 이상의 사망으로부터 82년이 지난 현재, 다채로운 상상력으로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
오페라 ‘돈 파스콸레’의 주제는 늙은 주인공과 젊은 여인의 이뤄지지 않는 헛된 사랑이다. 이는 ‘마님과 하녀’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시빌리아의 이발사’ 등의 작품에서도 다뤄졌다. 오페라에서는 이를 클리셰(Cliche)라고 한다. 오페라 돈 파스콸레는 비슷한 주제의 오페라 중 가장 현대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결혼을 통해 외로움을 달래려는 주인공의 헛된 노력과 욕심을 냉소적으로 비꼬고 있어서다. ♬ 1막 = 일흔살이 넘은 노인 돈 파스콸레는 풍부한 재력만큼 욕심도 많은 인물이다. 조카 에르네스토는 그의 재산을 상속받을 예정이다.
[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대학로에서는 지난 4일과 5일 양일간 “2017 제1회 대한민국 극작 엑스포” 를 진행하였다. 행사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특히 지난 4일 오후 6시부터 7시까지는 윤주상 배우와 함께 이근삼 극작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배우 윤주상의 토크콘서트” 가 진행되었다. 윤주상 배우는 1970년 극단 “세대” 에 입단하며 연극배우로 처음 데뷔하였고 성우와 방송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출연한 영화로는 “태백산맥” 과 “효자동 이발사”, “왕의 남자” 등이 있으며 드라마로는 “제2공화국” 과
소방복을 벗을 때 약속했다. “내일도, 그 내일도 봉사하겠다.” 그로부터 5년, 그는 오늘도 어김없이 가위를 든다. 경로당을 찾아가 ‘이발 봉사’를 하고, 독거노인을 돌본다. 폐지를 땀흘려 모아 판 돈으론 어려운 이를 남몰래 후원한다.누군가는 “물적 여유가 많은 사람”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렇지 않다. 그는 숱한 곡절을 힘겹게 떼치면서도 ‘나눔의 씨앗’을 뿌리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 더스쿠프(The SCOOP)와 천막사진관이 ‘가위손 소방관’ 이영직(64)씨를 만났다. 일곱번째 주인공이다.# 1장. 가난, 꼬마의 아픔 빈농貧農의
대다수의 사람은 약의 정확한 성분을 모른다. 정체불명의 물질을 아무런 의심 없이 먹는다. 하루에 세알씩 먹는다면 연간 1000알이 넘는 엄청난 양이다. 약의 오ㆍ남용을 피하자는 얘기를 우리는 숱하게 들으며 살아간다. 약은 곧 독이므로 효과가 빠른 약은 독성이 강함을 의미한다. 성질이 급하기로 유명한 한국인은 몸이 아픈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게다가 더 빨리
러시아의 대문호 푸시킨과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널리 사랑받는 고골. 그는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활동했던 우크라이나 출신의 작가다. 극작가이자 유머작가, 소설가로도 알려져 있다. 쇼스타코비치가 고골의 단편을 작곡하면서 오페라로 탄생했다. 없어진 코를 주제로 한 코믹 오페라지만 이면에는 절대 권력을 행사했던 짜르 왕의 권위를 풍자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당시 사
‘사진집’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있다. 거리패션의 진수를 보여주는 사토리얼리스트(The Sartorialist)다. 사진집 하나로 ‘길거리 패션 작가’라는 별칭을 얻은 스캇 슈먼이 펴낸 사진집이다. 스캇 슈먼이 사진집을 낸 계기는 생각보다 소박한데, 디지털카메라와 블로그 때문이었다. 디지털 카메라는 좁은 길에서도 민첩함을 발휘했고, 블로그는 다양한 대
출판업계 종사자들이 공동으로 아픈 일, 서러운 일을 쏟아내는 익명의 트위터 계정 ‘출판사 옆 대나무숲’이 시작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업종을 가리지 않고 온갖 대나무숲 공동 계정이 등장했다. 대나무숲은 왜 자꾸 늘어만 가는 걸까. 사방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외침이 들려온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서 최근 유행하고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