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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生 스몰캡 | 디케이티
첨단산업에 필요한 실장기술
성장성‧기술력‧호재까지 겸비
시대 걸맞은 신사업도 긍정적 

첨단산업이 발전할수록 요구되는 기술들이 있다. 그중엔 실장實裝 기술(융합부품기술)도 빼놓을 수 없다. 다소 낯선 용어인 실장 기술은 반도체나 전장부품,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산업과 같은 첨단산업에 필요하다. 이처럼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갖춘 실장전문기업이 있다. 디케이티다. 

애플이 태블릿PC 등에 OLED를 적용하면 디케이티도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사진=연합뉴스]
애플이 태블릿PC 등에 OLED를 적용하면 디케이티도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사진=연합뉴스]

‘친환경 경영’이 모든 기업의 최우선 과제가 된 지 오래다. 기후위기 대응이란 대의도 있지만, 세계 각국이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기업들을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기업들로선 친환경이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됐다.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 규제, 자동차 기업들의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과 전기차 대체 선언,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약속하는 캠페인 ‘RE100’ 동참 등은 친환경이 생존의 문제가 됐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한 산업에 국한해서 일어나는 일도 아니다. 

전자제품에서도 친환경은 매우 중요한 고려 항목이다. 전자제품 제조사들이 에너지효율을 따지는 것도 그래서다. 같은 값이면 적은 전력을 써서 구동할 수 있는 전자제품을 만들기 위해 힘을 쏟는 제조사가 적지 않다. 이처럼 에너지효율이 높은 전자제품을 만들려면 여러 기술이 필요한데, 그중 하나가 실장實裝 기술이다. 

실장이란 제품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융합부품기술을 뜻한다. 부품 간 접속, 조립, 패키징, 시스템 설계 등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반도체나 전장부품, 디스플레이 산업과 같은 첨단산업일수록 고도의 융복합 실장 기술이 필요하다. 반대로 말하면, 실장 산업의 미래가 그만큼 밝다는 얘기다. 

그런 실장 산업 분야에서도 주목을 받는 기업이 바로 디케이티다. 2012년에 설립해 2018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한 디케이티는 ‘연성 인쇄회로기판(FPCB) 실장 후 완성품(FPCA)’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모기업인 비에이치로부터 연성 인쇄회로기판을 공급받아 부품들을 얹어 ‘완전한 FPCB 제품’을 생산한다. 이렇게 생산한 제품은 국내외 스마트폰과 폴더블폰, 스마트워치 등에 사용한다. 

중요한 건 디케이티가 단순한 부품생산기업이 아니란 점이다. 인쇄회로기판에 인쇄한 구리배선 위에 전자부품을 납땜해 장착하는 기술을 표면실장기술(SMT)이라고 부르는데, 디케이티는 이 분야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테면 사업 자체의 미래 성장성도 밝은데, 기술경쟁력까지 갖고 있다는 얘기다. 

디케이티는 모회사가 인수한 BH EVS와의 사업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디케이티는 모회사가 인수한 BH EVS와의 사업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엔 호재도 겹쳤다. 크게 네가지다. 첫째, 모회사 비에이치와의 시너지가 본격화할 수 있다. 비에이치는 국내 인쇄회로기판 제조업계의 대표주자다. 주요 공급처는 삼성전자와 애플로, 스마트폰용 연성 인쇄회로기판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는 애플이 태블릿PC에도 OLED를 적용할 예정인데, OLED엔 이 회사의 표면실장기술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디케이티의 표면실장기술은 이미 다양한 고성능 IT 기기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기로 접어들고 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하면서 실적이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청신호나 다름없다. 

성장 산업+기술력+호재

둘째,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분야가 성장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란 물리적으로 떨어진 서버의 연산을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챗GPT처럼 클라우드 서버를 이용하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ㆍ태블릿PCㆍ노트북ㆍTV 등이 곧바로 AI로 기능하는 걸 말한다.

이 AI에 디케이티의 제품과 기술이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온디바이스 AI를 위해선 연성 인쇄회로기판에 IC칩이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과 같은 부품을 탑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온디바이스 AI 시장이 성장할수록 디케이티도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셋째, 모기업 비에이치가 2022년 LG전자에서 인수한 차량용 무선충전시스템 사업부(BH EVS)와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현재 디케이티는 비에이치와 함께 전장용 무선충전모듈 사업을 추진 중이다. 디케이티는 BH EVS의 인쇄회로기판에 실장과 모듈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디케이티의 신사업을 주목할 만하다. 디케이티는 스마트폰용 배터리 보호회로모듈(PCM) 제조사들과 함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파워모듈(전류변환부품)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ESS용 파워모듈 시장은 그동안 중국산 제품이 장악해왔는데,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슈와 품질 문제 등으로 수요 기업들이 대체 공급처를 찾고 있다. 현재로선 디케이티가 대체 공급처의 자리를 꿰찰 수도 있다. 

디케이티는 올해 파일럿 라인을 통해 ESS용 파워모듈을 양산하고, 2025년에 북미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북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을 때 기대할 만한 매출은 월 100억원 수준이다.

디케이티는 북미 시장에 진출한 국내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에 파워모듈을 공급하는 사업도 고려하고 있다. 단기 매출은 미미하겠지만, 시장 성장성이 높은 산업에 신규 진출한다는 점에서 매력이 커질 수 있다. 

디케이티의 2023년 예상 실적은 매출 2985억원에 영업이익 182억원이다. 최종 실적이 예상대로 나온다면 전년 대비 매출은 17.9%, 영업이익은 14.2% 감소하는 셈이다. 하지만 전방산업의 부진이 컸다는 걸 감안하면 꽤 선방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더구나 올해는 앞서 언급한 호재들을 바탕으로 매출 4197억원, 영업이익 29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3년 12월 27일 기준(8310원) 주가수익비율(PER)은 10.6배, 2024년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변환해도 5.3배로 가격 매력도가 높다. 이런 점들을 고려한 디케이티의 목표가는 1만2000원이다. 

손창현 K투자리서치 팀장 | 더스쿠프
fates79@naver.com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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