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볼 만한 신간
유려하게 살아난 애환과 모순
시인의 세상, 살아있음 그 자체
좀비가 불러온 종말 다룬 소설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이화경 지음 | 모놀로그 펴냄


인문학과 문학을 아우르는 이화경 작가의 세번째 소설집이다.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윤슬처럼 반짝이는 순간을 말하고 그 통찰을 고유하고 공감하길 바라는 이들의 잠 못 드는 밤을 위로한다. 사람은 시대와 사회에 계속 상처받지만 그럼에도 존재를 포기할 수는 없다. 최근 그림책 「윗도리」로 영역을 확장한 이화경 작가는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이들의 애환과 모순을 유려한 문장으로 이야기한다.

「죽은 사람과 사랑하는 겨울」
임주아 지음 | 걷는사람 펴냄


앞날은 알 수 없다. 먹고살 일도 각오도 계획 같은 것도 없다. 불확실성과 보이지 않는 어둠으로 가득 차 있는 세계라 할지라도 하고 싶은 것이 남아 있는 한 세계에는 빛이 있다. 임주아 시인은 인간이 서로 엉키고 치대고 그러면서도 결국 홀로 남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다. 시인이 말하는 세상은 슬픔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음’ 그 자체다. 출판사는 시집을 “이상하리만큼 아름다운 물성의 향연, 물결과 꿈결을 닮은 로맨틱한 세계”라 표현한다.

「좀비 낭군가」
태재현 외 6인 지음 | 황금가지 펴냄


좀비로 인한 세상의 종말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매년 마니아들의 높은 지지를 받는 ‘ZA 문학 공모전’의 다섯번째 수상 작품집이다. 총 300여편의 응모작 중 좀비로 뒤덮인 세상에서 맞닥뜨릴 상황을 새로운 시각으로 담아낸 중단편 소설 7편을 수록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과거 시험을 보러 갔던 낭군이 좀비가 돼 돌아온다는 설정의 표제작 「좀비 낭군가」를 비롯해 시대와 소재를 넘나드는 수상작들을 만나 볼 수 있다.

「혼란유발자들」
맥스 피셔 지음|제이펍 펴냄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거대 소셜미디어(SNS) 기업의 흥미롭고도 소름 끼치는 뒷이야기를 소개한다. 이 책은 SNS가 어떻게 인간 심리의 취약점을 이용해 사용자를 양극단으로 이끄는지 파헤친다. SNS 연구자부터 SNS에 영향을 받거나 착취당한 사람, 맞서 싸운 사람, 실리콘밸리 종사자와 경영자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했다. 더 늦기 전에 빅테크가 불러올 혼란을 막아야 한다고 경종을 울린다. 

「로컬의 신」
이창길 지음|몽스북 펴냄


인천 구도심을 노포와 협업해 부활시킨 ‘개항프로젝트’는 국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지역 재생 사례로 꼽힌다. 개항프로젝트를 이끈 저자는 20여년간 영국, 제주, 가평, 부산 등 다양한 지역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로컬에서 새 삶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조언을 전한다. ‘로컬에 가기 전에 고려해야 할 점’ ‘자신만의 시선으로 지역을 분석하는 방법’ ‘서비스의 빈틈을 찾아내는 방법’ 등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가장 먼 길」
임성순 지음|행복 펴냄


평생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오토바이 여행’을 불현듯 떠났다. 동해에서 출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모스크바로 향한 저자는 그곳에서 본격적인 오토바이 여행을 시작했다. 12개국 1만1000㎞에 달하는 거리를 3개월간 달렸다. 비에 흠뻑 젖어 덜덜 떨며 달렸고, 쉼 없이 몰려든 벌레떼와 싸우기도 했지만 “그래도 떠나길 잘했다”고 말한다. 그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흘러가는 일상에서도 찬란한 순간을 발견할 수 있다.

「팥: 나 심은 데 나 자란다」
임진아 지음 | 세미콜론 펴냄


「빵 고르듯 살고 싶다」 「읽는 생활」 「아직, 도쿄」 「사물에게 배웁니다」 등 다수의 책을 통해 대중들에게 눈도장 찍은 임진아 작가가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고 싶은 마음’을 내세우는 음식 에세이 시리즈 띵의 ‘팥’ 편으로 찾아왔다. ‘팥’은 그간 띵 시리즈에서 다뤄온 여러 주제 가운데 가장 원초적인 식재료인 동시에 물리적으로도 가장 미세한 크기답게, 취향 속의 취향을 뾰족하게 세분화하고 깊이 파고들어 집요한 즐거움을 담았다.

「맛있는 소설」
이용재 지음 | 민음사 펴냄


베스트셀러에 오른 음식 교양서 「외식의 품격」의 저자이자 이탈리아 요리의 바이블 「실버 스푼」을 한국어로 번역해 한국 식문화 도서의 새로운 장을 열어 온 음식 평론가 이용재의 음식 문학 에세이다. 「작은 아씨들」의 절인 레몬, 「채식주의자」와 채식의 시대, 음식으로 읽는 하루키랜드 등 가벼울 듯해도 실은 전혀 가볍지 않은 문학 속 음식 이야기들을 담았다. 문학 애독가이자 음식 비평가의 시선으로 통찰력 있게 읽을 수 있다.

「돈 가져간 사슴이」
이태준 원작·박현주 그림·원종찬 엮음 | 창비 펴냄


상허 이태준의 동시와 유년동화를 새롭게 다듬었다. 1930년대 「어린이」 「소년」 등 잡지에 실린 후 단행본으로는 처음 나오는 작품도 수록됐다. 이태준의 동화에서 어린이들은 보이지 않는 것을 알아차리는 호기심 많은 관찰자들이다. 그 호기심이 과할 때 누군가를 아프게 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배운다. 아이를 낳고 나서 어린이를 위한 글을 쓰기 시작한 이태준 작가의 동시와 동화는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선물 같은 시간을 선사한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이민우 더스쿠프 기자 
lmw@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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