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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금통위원 만장일치 동결
금리인하 기대 낮춘 한은
“금리 인하 논의 시기상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8차례 연속 동결했다.[사진=뉴시스]

이번에도 한국은행의 선택은 동결이었다. 한은은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지난해 2월부터 8차례 연속 동결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0.25%포인트 인상 이후 1년째 제자리걸음을 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의 전망에 부합한 결과였다. 금융투자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2023년 12월 29일~1월 4일)결과에 따르면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 중 98명이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도 마찬가지다. 기준금리의 방향성을 잡기엔 불확실성이 높다. 지난해 7월 2.4%를 기록한 이후 3%대로 올라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2%를 기록했다. 10월(3.8%)와 비교하면 떨어진 게 맞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물가를 자극할 만한 변수가 너무 많아서다.

무엇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 전쟁이 해를 넘겨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지지하는 레바논 무장투쟁 조직 헤즈볼라와 충돌하면서 중동전쟁 가능성마저 높아졌다. 이는 잠잠해진 국제유가를 또다시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를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거다.

반대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 중견건설사 태영건설이 유동성 위기를 겪을 정도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부실해진 게 첫번째 원인이다. 섣불리 금리를 올렸다간 PF 부실 우려가 더 커질 공산이 크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도 금리의 방향성을 흔들어놓는다. 금리를 내리면 부채가 더 늘어날 게 분명하고, 올리면 부실 차주借主를 벼랑으로 몰아넣는 격이어서다. 금리동결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김대종 세종대(경영학) 교수는 “부동산 PF 리스크와 경기 부진 우려를 감안하면 금리인하를 서둘러야 하는 건 맞다”면서도 “하지만 대내외적 불확실성 탓에 금리 인하에 나서는 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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