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Seek한 종목 분석
포스코홀딩스 주가 흐름
2023년 7월 불거진 주가 논쟁
모건스탠리 매도 리포트 발간
주가하락 예고한 모건스탠리
모건스탠리에 맞섰던 개미들
IB보다 무서운 시장의 변화
80% 이상 떨어진 리튬 가격
막연한 기대감 아닌 실적 봐야

2023년 7월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때아닌 논쟁에 휘말렸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포스코홀딩스의 주가 상승세는 과도하다”면서 공격적인 매도 리포트를 발간한 게 개인투자자의 반발을 샀다. 그로부터 6개월이 흐른 지금,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지난해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사진=연합뉴스] 

포스코는 2023년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45개 그룹 가운데 가장 역동적인 한해를 보냈다. 그 중심엔 포스코그룹의 지주회사이자 철강·첨단소재 전문기업 포스코홀딩스가 있었다. 이 회사는 철강주株는 ‘재미없다’란 편견을 보기 좋게 깼다.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지난 10년 동안 20만~30만원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이런 흐름에 변화가 나타난 건 2023년 7월 중순이다. 그해를 27만2000원으로 시작한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7월 11일(39만4500원)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치솟기 시작했고, 10거래일 만인 26일 65만8000원을 기록하면서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2023년 초와 비교하면 151.8% 상승한 수치다.[※참고: 이날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장중 76만4000원까지 상승했다.]  

포스코홀딩스의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은 2차전지였다. 사업 분야를 철강에서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리튬으로 확장하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포스코홀딩스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내놓은 매도 리포트 탓이었다. 

2023년 7월 31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15일 내로 떨어질 확률은 80%”라고 전망했다. 포스코홀딩스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리튬 분야의 가치가 부풀려졌다는 이유였다.

모건스탠리는 “생산 능력을 입증한 글로벌 리튬기업의 시총이 19조~31조원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당시 시총 5조원을 넘어선 포스코홀딩스의 주가 상승세가 과도하다고 평가한 것이다. 

포스코홀딩스의 주가가 그해 7월 한달간 59.7%(40만2000원 → 64만2000원) 상승했다는 걸 떠올려보면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모건스탠리의 매도 리포트에 반기를 들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해 돈을 벌려는 공매도 전략의 일환이라는 게 이유였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결과는 어땠을까. 주가의 흐름만 놓고 보면 모건스탠리의 주장이 틀리진 않았다.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2023년 7월 31일 64만2000원에서 8월 16일 54만6000원으로 떨어졌다. 모건스탠리가 언급한 15일 사이에 주가가 14.9%(9만6000원) 빠졌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의 우려처럼 공매도가 극성을 부린 건 아니다. 2023년 7월 31일~8월 16일 12거래일간 공매도 거래량은 141만6960주를 기록했다. 이는 포스코홀딩스의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탔던 2023년 7월 11일~26일의 공매도 거래량 352만2059주의 40%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모건스탠리의 전망이 모두 맞아떨어진 것도 아니다.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그로부터 한달 후인 9월 18일 60만3000원까지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50조9900억원으로 늘었다. 모건스탠리는 포스코홀딩스의 시총이 과도하다고 평가절하했지만 투자자는 리튬사업의 성장성에 힘을 실었다. 이 회사의 주가는 8월부터 10월까지 53만~59만원대를 기록하며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목표주가인 44만원을 훨씬 웃돌았다. 

사실 포스코홀딩스의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모건스탠리도 공매도가 아닌 리튬가격이었다. 2차전지에 주로 사용하는 탄산리튬의 2023년 10월 가격(㎏당 150달러)이 1년 전보다 70% 이상 하락하면서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도 가파르게 떨어졌다. 리튬가격 하락세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린 셈이다. 주가의 방향성과 기업가치를 둘러싼 치열한 논리싸움도 시장의 변화와 실적둔화 우려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올해 어떤 모습을 보일까. 전망은 나쁘지 않다. 박승봉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2분기부터 포스코홀딩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 바닥을 찍은 중국의 철강 수요가 올 하반기로 갈수록 살아나 포스코홀딩스의 수익성도 회복할 전망”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의 2차전지 소재 산업의 성장성도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물론 주가가 100% 전망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중국 경제는 침체 징조가 뚜렷하다. 리튬가격의 하락세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4일 ㎏당 86.5달러를 기록했다. 2023년 1월 가격이 470달러대였다는 걸 감안하면 81% 이상 하락한 수치다.

이런 맥락에서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눈에 띌 만한  상승세를 보이지 못할 수도 있다. 막연한 기대감 대신 실적을 보는 냉철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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