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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론조사서 트럼프 연승
4일 독일경제연구소 보고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할 경우
獨 GDP 성장률 1.4%포인트 ↓
美·中 관세 전쟁 재점화 예상
韓 GDP·칩4동맹 영향받을 듯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트럼프 2기가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독일경제연구소는 4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독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최대 1.4%포인트 축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미국‧일본‧대만과 함께 칩4 동맹을 결성한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올해 11월 대선 레이스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올해 11월 대선 레이스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4일(현지시간) 슈퍼화요일(Super Tuesday)을 하루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을 유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1·6 의사당 폭동 사태 당시 내란 선동을 한 이유로 트럼프 전 대통령 이름을 투표용지에서 제외하라고 주정부에 명령한 바 있다. 슈퍼화요일은 콜로라도주 등 16개주에서 경선을 동시에 치르는 날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경선에서 압승을 이어갈 뿐만 아니라 본선 경쟁력에서도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발표한 4개 대선 여론조사에서 모두 조 바이든 대통령에 앞섰다. 특히 CBS, 뉴욕타임스 여론조사에서는 각각 52.0%대 48.0%, 48.0%대 43.0%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 경제 전망이 당락 결정=올해 11월 미국 대선은 유권자들의 경제 인식이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는 경기 과열을 걱정할 정도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지만, 미국 유권자들의 평가는 다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5.0%가 트럼프 시대에 “경제가 좋았다”고 밝혔지만, 현재 경제 상태를 묻자 38.0%만이 “경제가 좋다”고 답했다. CBS가 지난 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트럼프 시기의 미국 경제를 현재보다 더 높이 평가했다. 이 조사에서 바이든 정부의 경제가 “안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67.0%로, 트럼프 집권 당시 경제를 “안 좋다”고 답한 53.0%보다 14%포인트 높았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세계 1·2차 인플레이션을 겪어야 했던 경험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CBS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5.0%는 바이든이 재집권하면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트럼프 재집권으로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 이들은 35.0%에 그쳤다. 

[자료 | FOX·WSJ·CBS·NYT, 참고 | 2024년 2~3월 조사]
[자료 | FOX·WSJ·CBS·NYT, 참고 | 2024년 2~3월 조사]

■ 독일경제연구소의 비관=독일의 민간 싱크탱크인 독일경제연구소(IW)는 4일 ‘만약 트럼프가 재집권한다면’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IW는 “트럼프가 미국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서 관세를 인상하면 세계 무역질서가 흔들릴 것”이라며 “유럽연합(EU)과 합의한 철강·알루미늄과 같은 오래된 분쟁이 다시 살아나고, 인플레이션 감축법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두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 트럼프의 재집권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시나리오1은 미국이 모든 수입품에 2025년부터 10%의 관세를 추가 부과하고, 중국산의 경우 관세를 60% 매길 것으로 가정했다. 시나리오2는 중국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수입품 관세를 40%로 높여 이 상태를 트럼프 재임 4년 동안 지속한다는 게 골자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갈등을 벌인 2018년부터 2년간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평균 19.3%의 관세를 매겼고,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에 21.2%의 관세를 부과했다. 갈등 이전 미국의 평균 관세는 3.0%(중국 제외), 중국의 평균 관세는 6.1%(미국 제외)였다. 

트럼프는 지난해 말 “재집권하면 보편적 관세로 (현재보다) 10%를 추가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는 올 초 “중국에는 관세를 60% 넘게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대선공약인 ‘어젠다47’에서도 “미국 경제가 성장하던 1816~1947년 미국의 평균 관세는 37%였고, 수십 년간 미국 정부는 관세를 통해서 정부 수입의 80% 이상을 충당했다”고 주장했다. 

IW 보고서는 시나리오1‧2를 거치면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트럼프 2기 첫 1년간 1.0~1.4% 축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4년 임기가 끝나면 미국 GDP는 시나리오1에서 6000억 달러 감소하고, 시나리오2에서 1억 달러 감소한다는 얘기다. 

미국과 중국의 2차 무역갈등 여파는 수출국들에는 재앙이다. IW는 수출지향적인 독일 GDP가 트럼프 재집권 4년간 시나리오1에서 1.0%, 시나리오2에서 5.5% 이상 감소해 GDP 성장률이 연평균 -1.2~-1.4%포인트씩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 韓 프렌드쇼어링 의문=우리나라의 경우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0년 1월 발표한 ‘확산되는 세계 무역질서의 불확실성과 한국의 정책 대응’이라는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GDP 성장률은 중국이 -3.777%포인트로 가장 많이 줄고, 한국이 -0.067%포인트, 독일이 -0.013%포인트 줄어들 것”이라고 추정했다.

보고서는 분쟁이 해결되기 전 작성됐다. KDI는 “한국은 독일이나 일본보다 대중對中 수출 의존도가 높아 총수출 감소폭이 더 컸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미국 대통령 별장인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미국 대통령 별장인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트럼프 재집권은 보호무역주의를 통해서만 우리 경제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우호국이나 동맹국과 공급망 구축하는 것)의 유지 여부다. 미국은 지난 2022년 3월 한국·일본·대만에 ‘칩4 동맹’ 결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로부터 1년 반 후인 2023년 8월 캠프데이비드에서 한·미·일 3국 정상이 모인 것으로 사실상 칩4 동맹은 완성됐다.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생각은 다르다. 트럼프는 2023년 7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사업을 빼앗았다”며 “미국 정부는 대만에 관세를 매겼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만의 TSMC는 현재 미국에 첨단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다. 만약 트럼프가 TSMC를 둘러싼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현실적으로 칩4동맹을 유지하긴 힘들다.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ayhan0903@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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