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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서재 지난해 호실적 달성
B2B·B2BC 전략 덕에 외형 성장
이익도 큰폭 증가, 이익률 18%
구독모델 중에선 드문 고이익률
전자책 시장 성장 초기 단계
올해 실적 개선 여지 더 커져

구독경제로 돈 버는 기업은 많지 않다. 대표 모델인 토종 OTT 플랫폼은 수년째 적자만 쌓고 있다. ‘구독’을 내세운 많은 스타트업의 기세도 꺾였다. 단, 전자책 구독 플랫폼 밀리의서재는 달랐다.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쏠쏠한 마진도 남겼다. 지난해 밀리의서재가 기록한 영업이익률은 18.3%였다. 

밀리의서재가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사진=뉴시스]
밀리의서재가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사진=뉴시스]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서재가 괄목할 만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2023년 매출은 566억원, 영업이익은 104억원이었다. 매출 증가율(23.4%ㆍ2022년 매출 458억원)도 상당했지만, 수익성 개선 폭은 더 컸다. 2022년엔 42억원이던 영업이익을 무려 149.2%나 끌어올렸다. 

밀리의서재가 호실적을 기록한 배경엔 ‘구독자 증가’가 있다. 밀리의서재는 70만6000명(지난해 9월 기준)의 ‘실구독자’를 확보했다. 2022년 말(52만8000명)과 비교하면 33. 7%나 증가한 수치다. 

회사 매출은 이들이 낸 구독료가 대부분이다. 구독자는 월 9900원(전자책) 혹은 월 1만5900원(종이책)을 내면 밀리의서재 내 약 16만권의 콘텐츠를 맘껏 누릴 수 있다.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한 밀리의서재는 국내에서 최초로 전자책 분야에서 구독경제를 선보였는데, 지금은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채널을 다양하게 넓힌 점도 주효했다. 밀리의서재는 개인 고객만 노리지 않았다. 2021년 KT그룹 지니뮤직에 인수된 이후 B2BC(기업과 제휴기업의 고객 간 거래) 채널과 B2B(기업 간 거래) 채널을 동시에 확장했다. 

기업이 직원에게 제공하는 복지 서비스로 밀리의서재 구독권을 주거나, KT그룹 내 이동통신 결합상품에 구독권을 포함하는 식이었다. 현재 채널별 매출 비중은 B2C가 61.9%를 차지하고 있지만, B2BC(29.3%)와 B2B(7.4%)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다. 

덕분에 불과 2년 전인 2021년 145억원의 적자를 냈던 회사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8.3%에 달한다. ‘구독경제’를 추구하는 기업 사이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이익률이다. 대표적인 구독경제 모델로는 OTT가 있는데, 한국에선 티빙ㆍ웨이브ㆍ왓챠 등 대부분의 플랫폼이 고이익률은커녕 마이너스 지표를 기록하고 있다. 

매년 수천억원의 콘텐츠 투자비가 필요한 OTT와 달리, 밀리의서재는 비용 측면에서 콘텐츠 공급 부담이 적다. 밀리의서재가 도서 콘텐츠에 사용한 비용은 올 1~3분기 누적 128억원이 전부다. 밀리의서재는 업계에서 최고 수준인 월 1100권의 신간 도서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는데도 효율적으로 비용을 관리 중이다. 

또다른 구독경제 서비스인 음원 스트리밍 산업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멜론의 이익률은 두자릿수를 겨우 넘는 수준이고, 밀리의서재의 모회사인 지니뮤직 역시 3.2%(2023년 3분기 누적ㆍ개별 기준)에 머물렀다. 

밀리의서재는 다양한 기업과의 제휴로 판매처를 늘렸다.[사진=뉴시스]
밀리의서재는 다양한 기업과의 제휴로 판매처를 늘렸다.[사진=뉴시스]

흥미로운 건 밀리의서재가 실적을 더 개선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적 효자인 B2B와 B2BC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데다, 올해 상반기엔 웹소설 플랫폼을 새롭게 론칭할 계획이어서다. 

이석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성숙기에 진입한 OTT, 음원스트리밍과 다르게 구독형 독서 플랫폼 시장은 아직 성장 초기 단계”라면서 “시장 점유율 과반을 확보한 만큼 시장 성장기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기대감에 주가도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올해 들어 39.42%(2월 28일 종가 기준) 상승했다. 지난해 말엔 공모가(2만3000원)를 밑돌기 일쑤였는데, 지금은 2만원 후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다만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배 가까운 수준에 마감했던 지난해 9월 27일 종가(4만1600원)와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알짜 구독 기업’ 밀리의서재는 과연 높은 이익률을 유지하며 주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을까.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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