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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솥 청담 플래그십’ 오픈
가성비 앞세운 브랜드 한솥
31년만에 청담동 첫 사옥 마련
해외시장 진출 염두에 둔 행보
정체성 가성비 vs 고급화 지향
31살 한솥 앞에 놓인 두 갈래 길

가성비를 앞세운 도시락 전문 프랜차이즈 ‘한솥’이 서울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 ‘한솥 청담 플래그십’을 열었다. 한솥 측은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고 밝혔다. 다만, ‘청담시대’를 열어젖힌 한솥이 가격을 조금씩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은 지켜볼 만한 이슈다.

도시락 전문 프랜차이즈 ‘한솥’이 지난 2월 서울 첨담동 사옥에 ‘한솥 청담 플래그십’을 열었다. [사진=한솥 제공]
도시락 전문 프랜차이즈 ‘한솥’이 지난 2월 서울 첨담동 사옥에 ‘한솥 청담 플래그십’을 열었다. [사진=한솥 제공]

국내 대표 도시락 프랜차이즈 업체 ‘한솥’이 이슈의 중심에 섰다. 지난 2월 19일 샤넬ㆍ구찌ㆍ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가 둥지를 틀고 있는 서울 청담동에 ‘한솥 청담 플래그십’을 열면서다.

한솥이 설립 31년 만에 처음 장만한 사옥에 만들어진 이 플래그십 스토어는 한솥 도시락 직영점과 함께 오픈형 아카이브 공간을 갖추고 있다. 가성비 브랜드로 시작한 한솥이 명품 브랜드들과 이웃사촌이 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한솥은 가치 있는 브랜드다. 1993년 서울 종로에 1호점을 낸 한솥은 1997년 100호점, 2012년 600호점을 돌파했다. 올해 2월 기준 전체 점포 수는 800개에 달한다. 실적도 주목할 만하다. 한솥의 매출은 2020년 990억원에서 1260억원으로 27.4%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7.9%(2020년 93억원→2022년 128억원) 늘어났다. 20 23년 실적 전망도 좋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팬데믹 국면에서 시행한 사회적 거리두기, 고물가 국면서 기승을 부린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이 도시락을 파는 한솥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평판 역시 한솥의 자랑거리다. 한솥은 2019년부터 5년 연속 유엔 SDGs 협회가 발표한 ‘지속 가능한 글로벌 브랜드 40’에 이름을 올리며, 애플ㆍ디즈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해엔 국내 식품기업 최초로 ‘2023 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지수(SDGBI)’ 5위 안에 들며 ‘1위 그룹’에 선정되기도 했다.[※참고: 유엔 SDGs 협회가 선정하는 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지수(SDGBI)는 1위그룹ㆍ최우수그룹ㆍ상위그룹ㆍ일반그룹으로 분류해 발표한다.]

이런 기세로 한솥은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솥이 청담에 새 사옥과 함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어젖힌 까닭도 여기에 있다. 회사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자. “한솥이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선 브랜딩 변화가 필요했다. 그래서 외국인 유입이 많고, 수많은 해외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청담동을 새로운 전략적 거점으로 선택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솥이 꾸준히 가격을 올리고 있어서다. 한솥은 최근 7000~8000원대 메뉴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한솥의 대표 메뉴인 ‘왕치킨마요’ 등 보울 도시락 평균 가격이 5000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대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한솥은 지난해 1월 제품 가격을 평균 4.4% 인상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평균 2.4% 올렸다. ‘가성비’를 경쟁력으로 성장해온 한솥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대종 세종대(경영학) 교수는 “한식이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만큼 해외 진출을 위해선 일정 부분 프리미엄화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한솥의 메리트가 사라진다면 정작 국내 시장에서 소비자가 등을 돌릴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올해로 31살을 맞은 한솥 앞에 가성비란 정체성과 고급화란 두길이 놓여 있다. 한솥은 과연 어떤 길을 걸을까.

김하나 더스쿠프 기자
nayaa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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