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커버스토리 視리즈
IPO 관문 앞 유통 대어들➊
뷰티기업 에이피알 상장 후
IPO 시장 훈풍 불기 시작해
H&B스토어 제패한 올리브영
적자폭 줄이는 데 성공한 컬리
흑자경영 앞세운 오아시스
IPO 재도전 기업 현주소

에이피알이 지난 2월 코스피 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이후 IPO에 재도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 더스쿠프 포토]
에이피알이 지난 2월 코스피 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이후 IPO에 재도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 더스쿠프 포토]

# 움츠려 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1조9000억원대 시가총액을 기록한 뷰티기기 전문기업 에이피알이 지난 2월 IPO에 성공하면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를 기점으로 ‘조 단위’ 대어급 기업들도 IPO를 향해 뛰고 있다. 

# 유통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H&B스토어의 절대강자 CJ올리브영부터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는 외식 프랜차이즈 더본코리아까지 IPO 심판대에 다시 올라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24년 IPO에 성공하는 기업은 과연 어떤 곳들일까. 더스쿠프 視리즈 ‘IPO 관문 앞 유통 대어들’ 1편을 열어보자. 

기업공개(IPO) 시장에 다시 훈풍이 불고 있다. ‘조 단위급 대어’로 꼽히던 뷰티기기 전문기업 에이피알이 지난 2월 27일 상장에 성공하면서다. 올해 첫 코스피(이전상장 제외) 상장이다. 에이피알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삼은 공모주 청약에서 1112.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청약증거금으론 14조원가량이 몰렸다.

에이피알이 기업가치 1조8960억원(공모가 25만원 기준 시가총액)을 인정받으며 코스피에 입성하자, 증시 부진을 이유로 IPO 시장에서 물러난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참고: 상장 첫날(2월 27일) 31만7500원으로 치솟았던 에이피알의 주가는 현재(3월 19일) 26만1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2월 IPO를 잠정 중단했던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상반기 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연내 코스피에 상장할 계획이다. 지난 2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선박 부품·서비스 전문기업 ‘HD현대마린솔루션’도 상반기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통업체들도 잰걸음을 하고 있다. H&B스토어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부터 이커머스 업체 ‘컬리’ ‘오아시스’,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더본코리아’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대부분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때 재도전하겠다”고 밝힌 재수再修 기업들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IPO에 성공할 수 있을까. 두번째 도전에선 높은 기업가치를 받을 수 있을까. 하나씩 살펴보자. 

■ 재도전 후보➊ CJ올리브영 = 유통업체 중 IPO를 재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곳은 올리브영이다. 올리브영은 2021년 11월 미래에셋증권과 모건스탠리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는 등 IPO 준비 절차를 밟아 왔지만, 이듬해 8월 잠정 중단했다. 

증시가 얼어붙으면서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올리브영이 기대한 기업가치는 3조~4조원대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IPO 시장에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는 만큼 올리브영은 원하는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까. 

전망은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올리브영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해 3분기(누적 기준)엔 매출 2조7971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 연간 매출액(2조7809억원)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랄라블라(GS리테일)’ ‘롭스(롯데쇼핑)’ 등 경쟁사가 줄줄이 사업을 접은 데다, 엔데믹(풍토병·endemic) 전환 이후 외국인 관광객들이 ‘K-뷰티’ 구매 채널로 올리브영을 찾고 있는 게 영향을 미쳤다.


올리브영의 부담으로 작용했던 ‘과징금 이슈’도 털어냈다. 올리브영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납품업체에 행사 독점을 강요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아왔다. 공정위는 그 결과를 지난해 12월 발표했는데,  수천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할 것이란 전망과 달리 실제 과징금은 18억9600만원에 그쳤다.

CJ그룹 측의 의지도 분명한 듯하다. 공정위 판단이 나온 직후인 지난 1월 10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올해 첫 현장경영으로 올리브영을 찾으면서 (올리브영의) IPO를 다시 본격화하는 것 아니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은 언제든 IPO를 재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중소 브랜드 위주로 바뀐 화장품 시장을 이끄는 채널이 올리브영인 만큼 당분간 성장세가 지속할 거란 점도 IPO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J올리브영이 IPO를 재추진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사진=뉴시스]
CJ올리브영이 IPO를 재추진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사진=뉴시스]

■ 재도전 후보➋ 컬리와 오아시스 = 이번엔 이커머스 업체 컬리와 오아시스의 현주소를 살펴보자. 두 회사는 2022년 8월과 12월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나란히 통과했지만 이듬해 1월과 2월 IPO를 연기했다.

특히 공모주 수요예측까지 진행한 오아시스는 흥행에 실패하면서 계획을 철회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올리브영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두 업체 모두 시장 상황이 좋아지더라도 기대한 몸값을 받긴 어려울 거란 전망이 적지 않다. 

IPO를 앞뒀던 2021년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받으며 4조원대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던 컬리부터 살펴보자.


컬리는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연속 에비타(EBITDA)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적자 폭도 크게 줄였다. 컬리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발송한 주주총회 안내장에 “2023년 영업적자가 1436억원(잠정치)으로 전년(2334억원) 대비 38.4% 감소했다”고 밝혔다. 

컬리 측은 “뷰티컬리 신사업을 추진하고, 물류비·마케팅비 등을 절감한 게 실적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참고: 에비타는 이자·세금·감가상각비·무형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전 이익을 나타내는 숫자다.] 

문제는 컬리의 매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컬리의 지난해 3분기(이하 누적 기준) 매출액은 1조546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299억원) 대비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 증가율이 8.3%(통계청)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좋지 않은 시그널이다. 이 때문인지 컬리의 현재 기업가치는 1조원대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커머스 플랫폼 ‘컬리’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지난해 1월 상장 절차를 연기한 바 있다.[사진=뉴시스]
이커머스 플랫폼 ‘컬리’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지난해 1월 상장 절차를 연기한 바 있다.[사진=뉴시스]

오아시스 역시 낮은 인지도와 경쟁사 대비 적은 매출이란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오아시스는 쿠팡이 지난해 흑자 달성에 성공하기 전까지 이커머스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 경영’을 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왔다. 문제는 이게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에게 인지도를 높이고 매출 규모를 키우기 위해선 공격적 마케팅이 필요하지만, 오아시스로선 자신들의 강점인 ‘수익성 중심 경영’을 놓칠 수 없어서다. 오아시스의 매출액은 컬리의 5분의 1 수준인 3518억원(2023년 3분기 누적 기준)에 머물러 있다.

다시 IPO 심판대 앞에 선 유통 기업들엔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는 거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중 드물게 IPO 시장 문을 두드리는 ‘더본코리아’도 마찬가지다. 視리즈 ‘IPO 관문 앞 유통 대어들’ 2편에선 더본코리아의 현주소를 살펴보자.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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