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s infographic
인포그래픽으로 본 세상
PF 시장 떠받치려는 정부
민관 함께하는 펀드 조성
HUGㆍHF 25조원 보증
부실 PF 매입하기로 한 LH
실제 HUG 보증은 3조원

정부는 부동산 PF 정상화를 위해 펀드 운영, 보증 조건 완화 등 여러 카드를 꺼내들었다.[사진=뉴시스] 
정부는 부동산 PF 정상화를 위해 펀드 운영, 보증 조건 완화 등 여러 카드를 꺼내들었다.[사진=뉴시스] 

아무것도 없는 땅에 건물을 짓기 위해 필요한 건 돈이다. 지금까지 국내 부동산 개발 시장에서 이 돈을 끌어오는 방식은 대출이었다. 허허벌판에 만들어질 건물의 청사진만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끌어다 쓴 대출 잔액은 2020년 92조5000억원에 달했고 2021년에는 100조원을 훌쩍 넘어 11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3분기에는 134조3000억원으로 불어났다(표➊).

문제는 대출을 갚을 길이 사라졌다는 점이었다. 2022년 주택 미분양의 급증과 분양 시장의 냉각은 PF 대출을 끌어다 쓴 건설사를 흔들었다. 소문으로만 위기설이 돌았던 시공능력평가 순위 16위의 태영건설은 2023년 말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2023년 3분기 기준 태영건설의 자기자본 대비 PF 대출 보증 비중은 374%에 달했다(표➋).

[※참고: 태영건설은 2023년 말 기준 자본총계가 -5626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자본잠식 기업의 주식 매매를 즉시 정지하는 유가증권시장 공시 규정에 따라 14일 태영건설의 주식 거래는 정지됐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기 전인 2023년 초부터 정부는 PF 시장의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대응책을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그해 9월에는 민간 금융회사가 참여하는 ‘PF 정상화 펀드’ 운영 계획을 밝혔고 민관 합동으로 PF 보증조정위원회도 열기로 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PF 보증 한도를 각각 10조원, 5조원에서 15조원, 10조원으로 키우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2024년 1월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실 PF 사업장을 매입하는 방안을 내놨다(표➌).

하지만 PF 정상화의 효과가 언제쯤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일단 1조원 규모를 예고한 PF 정상화 펀드는 여신전문금융기관에서 2600억원 규모의 1호 펀드로 PF 사업장에 투자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330억원 규모로 운용 중이다. 목표치를 채우려면 갈 길이 아직 먼 셈이다.

PF 보증 한도 역시 실적이 만족스럽진 않다. HUG의 경우, PF 보증 한도를 15조원으로 늘렸지만, 2023년 실적은 3조원에 못 미치고, PF 보증을 받은 사업장도 많지 않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자. HUG의 PF 보증은 2019년 2억6411억원(26개 현장), 2020년 2조4530억원(25개 현장)으로 2조원 이상을 유지해 왔다.

1조원대(18개 현장)로 꺾인 건 2021년이었다. 정부가 PF 정상화 대책을 발표한 2023년에는 2조9830억원(19개 현장)으로 최근 5년 중 규모로는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PF 보증을 받은 사업장 수는 기존보다 줄었다(표❹).

정부가 부동산 PF 사업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쏟아부으려는 돈은 보증으로만 25조원(HUG 15조원ㆍHF 10조원)에 달한다. 그 돈만큼 제대로 된 공적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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