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Seek한 종목 분석
정상화 성공한 KG모빌리티
토레스 흥행에 7년 만에 흑자
주가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아
7000원대 갇힌 KG모빌리티
신차 부재에 판매량도 감소세
횡령 의혹으로 압수수색 받아

KG모빌리티는 지난해 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16년 이후 7년 만의 흑자로, 2022년 출시한 토레스가 흥행 돌풍을 일으킨 덕이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주가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잘나가던 토레스의 약발이 빠지고 있다는 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른 악재 횡령사건까지 터졌다. KG모빌리티의 주가는 살아날 수 있을까.

KG모빌리티가 정상화에 성공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부진하기만 하다.[사진=뉴시스] 
KG모빌리티가 정상화에 성공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부진하기만 하다.[사진=뉴시스] 

결국 중형 SUV ‘토레스’가 한몫했다. 지난해 쌍용차에서 사명을 바꾼 KG모빌리티가 토레스의 선전을 발판으로 정상화에 성공했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6만3345대, 수출시장에서 5만30833대 등 11만6428대를 판매했다. 수출은 2014년(4만5294대) 이후 최대치를 찍었다. 

KG모빌리티의 전체 판매량 중 토레스(4만4498대)의 비중은 40%에 육박했다. 토레스가 KGM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KG모빌리티는 실적 턴어라운드에도 성공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89억2000만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2016년 이후 7년 만의 흑자다. 2022년 60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걸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회생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달렸던 KG모빌리티가 기사회생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주가다. 정상화의 길에 접어든 KG모빌리티의 실적과 달리 주가는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KG모빌리티의 주가는 지난해 4월 거래재개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걷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거래재개 첫날 급등세를 기록했다. 거래정지 가격인 8760원보다 50% 상승한 1만3140원으로 장을 시작한 KGM의 주가는 장중 1만6940원까지 치솟았고, 57.7%(680원) 오른 1만382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1만3000원대로 치솟았던 주가는 거래재개 6거래일 만인 지난해 5월 10일 1만640원을 기록하며 1만원대로 떨어졌다. 6월에는 9000원대를 거쳐 7000원대로 하락했다. 지난해 9월 13일 9600원을 기록하며 1만원대를 돌파를 꿈꿨지만 주가는 또다시 힘을 잃어버렸다. 이후 8000원대를 맴돌던 KG모빌리티의 주가는 최근 또다시 7000원대로 하락했다.

지난 18일 기준 KG모빌리티의 주가는 7730원이었다. 거래정지 당시 주가(8760원)보다 11.7%(1030원) 하락한 수치다. 그 결과, KG모빌리티의 올해 주가 등락률은 –11.5%(1월 2일 8740원→3월 18일 7730원)에 머물러 있다. 다른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와 기아가 같은 기간 20.9%(20만500원→24만2500원), 31.1%(9만7600원→12만8000원)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시장은 전기차의 판매 부진을 주가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다.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시장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지만 KG모빌리티의 전기차 판매량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전기차 SUV 토레스 EVX의 국내 판매량은 그해 11월 1167대를 기록한 이후 12월 398대로 감소했다. 올해 1월에는 고작 27대를 팔았다. 2월 판매량이 200대로 늘어나긴 했지만, 기세가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토레스 EVX의 수출 실적도 올 1월 867대에서 2월 543대로 고꾸라졌다. 주가 하락 요인은 또 있다. KG모빌리티가 지난해 이익을 내긴 했지만, 4분기 실적이 좋지 않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지난해 4분기 KG모빌리티는 영업적자 299억원, 당기순손실 475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2분기 18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3분기 125억원, 4분기 –475억원으로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KG모빌리티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토레스의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살펴볼 만한 변수다. 토레스는 2023년 내수와 수출에서 4만4798대가 팔렸다. 하지만 세부적인 흐름을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판매량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3월 6000대를 넘었던 토레스의 판매량은 4월부터 3000대로 떨어졌고, 10월부터는 2000대로 감소했다. 올해 1월과 2월 판매량도 각각 2120대, 2118대를 기록하며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KG모빌리티의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려면 무엇보다 실적이 뒷받침해야 한다. 이를 의식한 듯 KG모빌리티는 올해 연간 판매 목표로 지난해보다 27% 증가한 14만7000대를 제시했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토레스의 바통을 이을 신차가 없다. 

KG모빌리티는 토레스 EVX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언급했듯 전기차 시장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는 게 문제다. KG모빌리티가 지난 2월 줄어든 전기차 정부 보조금(20 3만원)에 맞춰 토레스 EVX의 가격을 200만원(E5 모델 4750만원→4550만원, E7 모델 4960만원→4760만원) 인하한 것도 이를 의식한 전략이다. 

이런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악재까지 터졌다. KG모빌리티는 지난 19일 정용원 대표와 임직원의 횡령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았다. KG모빌리티는 쌍용차의 기업회생절차 이전에 발생한 사안이라고 밝히며 횡령 사건에 선을 그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다르다.

지난 19일 KG모빌리티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9% 하락한 6950원을 기록하며 6000원대로 떨어졌다. 횡령 의혹으로 경찰 압수수색을 받은 정용원 KG모빌리티의 대표는 지난 21일 사의를 표명했다.

횡령 사건으로 사상 최저가를 경신했다. 이래저래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한 KG모빌리티는 과연 SUV 명가 회복과 주가 상승이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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