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우편배달용 전기차 선정 “급할수록 돌아가라”
[김필수의 Clean Car Talk] 우편배달용 전기차 선정 “급할수록 돌아가라”
  •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호수 288
  • 승인 2018.05.18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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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전기차 시대 활짝 열리려면 …

우정사업본부가 1만5000대의 초소형 전기차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초소형 전기차 업체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우정사업본부의 전기차 도입은 큰 의미가 있다. 환경개선은 물론 전기차 시장의 활성화와 큰 기여를 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전기차를 선정하지 못하면 그 기대는 전기차 시장을 흔드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2020년까지 1만대의 배달용 초소형 전기차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사진=뉴시스]
우정사업본부가 2020년까지 1만대의 배달용 초소형 전기차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사진=뉴시스]

전기차를 향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충전시설 확충과 일충전 거리의 획기적인 개선 등 전기차의 단점으로 여겨졌던 문제점이 해결되면서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미세먼지 등 환경을 향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면서 전기차 보급은 더욱 촉진될 전망이다. 정부도 공공용 차량의 교체를 서두르고 있다.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인 곳은 우정사업본부다. 최근 우정사업본부는 1만5000대의 우편배달용 이륜차 중 약 1만대를 초소형 전기차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했다. 나머지 5000대는 전기이륜차로 교체해 좁은 골목이나 시장 등 운행이 어려운 지역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상당히 의미 있는 사업이다. 현재 배달용 이륜차는 소음, 공기오염 등 여러 문제점이 제기됐다. 부피가 커진 우편물을 기존의 이륜차로 배달하는데 한계가 있다.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전기차 시장이 아직 무르익지 않은 상황에서 잘못된 차종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전기차 시장 전체를 흔드는 실수가 될 수 있다. 전기차를 선택할 때는 내구성·편의성 등 다양한 측면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우정사업본부가 전기차 선정을 서둘러선 안 된다는 얘기다. 전기차 도입은 2020년까지 3년간 진행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시범적으로 여러 차종을 시험하는 등 본격적인 차종 선정을 위한 준비기간이다. 여러 가지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다른 정부기관과의 연계성도 생각해 전기차를 선정해야 한다.

제대로 된 초소형 전기차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챙겨야 할 사안이 있다. 첫째, 안전기준이다. 초소형 전기차의 안준 기준 인증을 위한 준비는 아직 완벽하지 않다. 주무부서인 국토교통부의 준비가 지난 수년간 지연됐기 때문이다. 다행히 올해 초 대통령이 초소형 전기차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법적 인증 준비는 아무리 빨라도 6월에나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 선정 신중해야

문제는 지금 출시된 전기차가 새로운 안전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느냐다. 기존 전기차에 적용된 특례조항은 새로 마련될 기준과 차이를 보일 수 있다. 특히 새로 마련되는 기준은 초소형 전기차를 경차로 분류할 가능성이 높다. 엄격한 안전 기준이 적용될 수 있다는 거다. 실질적인 안전기준이 마련된 후 인증절차를 통과한 차종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둘째, 우편배달부의 편리성과 안전성, 내구성 등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최근 배달 품목을 살펴보면 편지보다는 소포 형태의 부피가 큰 우편물이 많다. 그래서 우편배달부가 타는 전기차는 물품을 실을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어야 한다. 배달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슬라이딩 도어 등도 탑재돼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내 기업의 기술로 만들어진 전기차를 선정해야 한다. 정부는 초소형 전기차의 보조금을 400만원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이유에서다. 보조금 선정에 직간접적으로 관련한 필자도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글로벌 강소기업을 육성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한편에선 이런 좋은 기회가 남 좋은 일만 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해외 기업의 완성차를 수입해 판매하면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국민의 혈세를 부은 정책이 중소기업이 아닌 딜러의 배만 불릴 수 있다는 거다. 우정사업본부가 초소형 전기차를 선정할 때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국내 토종 중소기업의 차종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국내 중소기업을 선택해야 차량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근본적인 수리와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의 배달용 전기차 도입은 의미가 큰 사업이다. 친환경성은 물론 전기차 시장의 활성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서두르면 안 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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