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세꼭지 뉴스
DLF 징계 둘러싼 치열한 공방
수주 1위하고 구조조정 왜 하나
셀트리온 3사 합병설에 주가 ↑

금융감독원이 금융권 CEO들에게 DLF 사태의 책임을 묻고 있다.[사진=뉴시스]
금융감독원이 금융권 CEO들에게 DLF 사태의 책임을 묻고 있다.[사진=뉴시스]

피해자는 있는데
책임자는 없는가

16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렸다. 불완전판매로 대규모 원금 손실을 일으킨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두고 우리은행ㆍKEB하나은행과 경영진의 징계 방안을 결정하기 위해서다. 심의는 밤늦게까지 진행됐지만, 결론을 내진 못했다. 

쟁점은 경영진의 징계 수위였다. 이미 금감원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게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사전 통보했다. 임원이 중징계를 받으면 연임이 불가능하고 3~5년 동안 금융권 취업도 제한된다. 손 회장은 오는 3월 열리는 우리금융지주 주총에서 연임이 확정될 예정인데, 징계가 확정되면 연임이 불가능해진다. 함 부회장은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출 절차에 참여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두 CEO는 이날 직접 제재심에 참석해 변론에 나섰다.

금감원은 은행장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이 ‘금융회사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시행령도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돼있다. 내부통제가 부실하다는 이유로 경영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 측 입장은 달랐다. 경영진 제재를 위한 명확한 법적 근거가 약하다는 주장을 폈다. 은행장이 DLF 판매 결정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고, 사태 발생 이후 고객 피해 최소화와 재발방지책 마련에 노력을 다했다는 점도 피력했다.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지자 결국 제재심 위원들은 경영진 징계 수위를 결론내지 못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1차 제재심을 개최해 각 은행의 부문검사 결과 조치안을 심의했으나 논의가 길어져서 추후 재심의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다음 일정은 확정되는 대로 다시 공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수주 1위 달성에도 
직원들 짐싸는 이유

한국 조선업계가 부활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수주실적 세계 1위를 차지하면서다. 2019년 우리나라 선박 수주실적은 943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를 기록했다. 전세계 선박발주 2529만 CGT 중 37.3%가 우리 조선사의 몫이었다. 수주액도 223억 달러(약 26조원)로 1위를 달성했다. 전망도 밝다.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와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등이 발주를 앞두고 있다.

국내 조선사의 수주실적이 크게 개선됐음에도 인력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국내 조선사의 수주실적이 크게 개선됐음에도 인력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그럼에도 업계 표정은 밝지 않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 이후 4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지난해 12월 31일부터 1월 13일까지 접수를 받았고, 수십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원 칼바람은 삼성중공업에도 불었다. 지난해 11월 삼성중공업은 해양ㆍ조선부문 상관없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일감이 늘었음에도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건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 기준 각각 2563억원, 3120억원의 적자를 냈다. 불황기 저가에 수주한 물량을 본격적으로 건조하고 있는 데다 드릴십 인도 계약이 취소되는 등 악재가 거듭된 결과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경기가 추락했던 때처럼 심각하진 않지만 여전히 경기가 좋다고 볼 수는 없으니 궁여지책으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또 합병 군불 
올해는 뭉칠까 

셀트리온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셀트리온 계열사 3사(셀트리온ㆍ셀트리온헬스케어ㆍ셀트리온제약)의 합병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부터다. 

소식이 전해진 후 16일 셀트리온제약의 주가는 전일 대비 19.32% 상승한 4만5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서정진 회장이 합병 의사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주주들만 동의하면 언제든 합병을 추진할 의사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셀트리온그룹이 계열사 합병으로 각종 논란을 해소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사진=뉴시스]
셀트리온그룹이 계열사 합병으로 각종 논란을 해소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사진=뉴시스]

서 회장이 합병을 추진하려는 이유는 뭘까. 업계는 ‘매출 부풀리기’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의약품 생산을 담당하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제품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구매해서 외국으로 다시 판매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같은 그룹끼리 제품을 사준다는 이유로 허위매출, 분식회계 등의 의혹을 받아왔다.

각 기업을 합병하라고 요구하는 주주가 적지 않았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해외 투자자들의 문제의식이 짙었다. 서 회장의 이번 발언도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지난해 신년간담회에서의 답변과 동일한 내용”며 “조만간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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