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 사태 뭐가 문제인가

의혹에서 시작된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한계기업 투자, 모자母子펀드 동반 손실 의혹 등이 사실로 밝혀지고 있어서다. 라임자산이 국내 1위 자산운영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사건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홍역을 앓았던 금융권이 또다시 비슷한 사건에 휘말렸다는 점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라임자산 사태의 진짜 문제를 짚어봤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사진=뉴시스]

국내 1위 자산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이하 라임자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의혹으로 제기됐던 문제들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어서다. 라임자산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된 건 지난해 7월이다. 라임자산이 코스닥 기업의 전환사채(CB)를 파킹거래 등 편법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펀드 수익률을 돌려막기 식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도 새어나왔다.

라임자산은 보도자료를 통해 “파킹거래·부실자산 매각·수익률 돌려막기·모자母子펀드 도미노 손실·코스닥 한계기업 투자 등 제기된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해명했다. 하지만 일부 펀드가 환매중단이 되면서 시장에 알려진 사실은 완전히 달랐다. 무엇보다 라임자산의 부사장 A씨가 코스닥 상장사에서 벌어진 800억원대 횡령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지난해 11월 밝혀졌다.

12월엔 환매가 중단된 펀드자금(무역금융)을 투자받은 IIG(미국 헤지펀드사)가 다단계 금융사기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자산동결 처분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더 충격적이었던 건 라임자산이 이런 사실을 알고도 펀드를 운용했다는 점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부실기업에 투자하지 않았다는 이 회사의 해명 역시 거짓으로 밝혀졌다. 라임자산은 코스닥 한계기업의 메자닌(주식전환 가능사채) 등 부실자산을 대량으로 매입했다. 시장에선 이 과정에서 파킹거래(차명매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정확한 내용은 2월 중 발표될 실사결과에서 드러날 것이다. 하지만 파생결합펀드(DLF) 사태가 수습되기도 전에 터진 이번 사건으로 금융권의 신뢰는 또다시 훼손됐다. DLF 때와 마찬가지로 내로라하는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이 앞다퉈 라임자산의 펀드를 팔았기 때문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라임자산운용 사태는 단순 불완전 판매를 넘은 불법적인 요소도 적지 않다”며 “감독당국과 금융회사가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할 경우 문제가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금융회사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DLF 사태에 이어 라임사태까지 터지면서 국내 PB(프라이빗뱅크) 시장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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