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담으면 레시피 술술, 똑똑한 카트의 비밀
식품 담으면 레시피 술술, 똑똑한 카트의 비밀
  • 김다린 기자
  • 호수 373
  • 승인 2020.01.23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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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특약
스타트업 케이퍼의 스마트 카트

제품을 카트에 담기만 하면 계산이 끝난다. 식품을 담으면 이를 분석해 레시피를 알려준다. 제품을 찾아 돌아다닐 필요도 없다. 카트에 탑재된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지도 역할을 해준다. 신통방통한 카트의 역할은 이뿐만이 아니다. 할인 정보를 알려주고, 나만의 쇼핑도 유도해준다. 스타트업 케이터의 스마트 카트가 쇼핑문화에 혁신을 던지고 있다. 그 뒤엔 GPU 전문기업 엔비디아의 기술력이 숨어 있다.

미국의 스타트업 케이퍼는 스마트 카트를 개발해 많은 유통업체의 관심을 받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스타트업 케이퍼는 스마트 카트를 개발해 많은 유통업체의 관심을 받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스타트업 케이퍼의 공동창업자 ‘요크 양’은 뼛속까지 밀레니얼 세대(1982~2000년생)다. 밥을 먹을 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미리 메뉴를 주문한다. 미팅 일정이 촉박해도 택시를 부르기 위한 손짓을 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승차공유서비스를 활용한다. 마트에선 계산대에 늘어선 긴 줄을 마다하고 셀프계산대를 이용한다. 직원의 손길을 거치는 계산도 번거롭다고 여겨서다.

케이퍼의 CTO(최고기술책임자)직을 맡고 있는 요크 양을 비롯한 세명의 공동창업자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꿰고 있다. 누구보다 빠르게 원하는 상품을 손에 쥐고 싶어 한다는 점 말이다. 

그래서 케이퍼는 첫번째 혁신타깃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잡았다. 인스타카트(Instacartㆍ미국의 신선식품 배달서비스) 같은 서비스 덕분에 클릭 몇번이면 원하는 제품을 현관 앞에서 받을 수 있긴 하지만, 이 길지 않은 배달시간마저 답답해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적지 않다는 판단에서였다. 특히 계산대 앞에서 시간을 낭비할 수밖에 없는 오프라인 매장은 혁신할 게 많았다. 

이런 아이디어를 반영해 케이퍼가 개발한 제품은 ‘스마트 카트’다. 케이퍼 스마트 카트엔 바코드 스캐너, 이미지 인식용 카메라, 저울, POS 카드리더기 등이 탑재돼 있다. 원하는 상품을 집어서 바코드를 인식하고 카트 안에 넣으면 계산이 완료된다. 물건을 카트에서 빼내 진열대에 다시 놓으면 구매 총액에서 마이너스된다. 요크 양 CTO는 “스마트 카트에 탑재된 기능을 이용하면 평균 15분가량 걸리는 계산대 대기시간이 없어진다”고 설명했다.누군가는 이게 뭐 혁신이냐고 깎아내릴지 모른다. 마트 계산대를 카트로 옮긴 것에 불과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케이퍼 스마트 카트의 기능은 또 있다. 이 카트엔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있는데, 기능이 숱하게 많다. 먼저 원하는 제품의 위치를 한눈에 보여준다. 카트에 담긴 상품을 분석해 요리 레시피를 추천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알뜰쇼핑도 가능하게 해준다. 

계산대 대기시간 없앤 카트 

고객이 유제품 코너를 지나 과일코너로 다가가면 “이 근처에서 토마토가 세일하고 있습니다”는 메시지가 디스플레이에 뜨기 때문이다. 심지어 큐레이션 기능도 수행한다. 고객이 맥주를 집어 들었다면, 잘 어울리는 안줏거리를 추천하는 식이다. 과거 구매했던 제품 목록을 바탕으로 어떤 제품을 구매하면 좋을지 제안하기도 한다. 마치 무인 매장을 실현한 ‘아마존고’와 다를 바가 없어지는 셈이다. 

현재 케이퍼의 스마트 카트는 캐나다 유통기업인 소베이스에서 시범운영 중이다. 소베이스는 15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대기업이다. 요크 양 CTO는 “소베이스 경영진 모두 케이퍼의 카트 솔루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퍼 카트의 기능이 신통방통한 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덕분이다. 케이퍼는 GPU 전문기업인 엔비디아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엔비디아 인셉션 프로그램ㆍNVIDIA Inception Program)의 회원사다. 이 회사의 풍부한 인공지능(AI) 기술도 엔비디아 덕분에 쌓였다. 

신입사원 교육을 엔비디아가 담당하고 있어서다. 일례로 케이퍼 직원들은 최신 AI 이슈를 다루는 ‘딥 러닝 인스티튜트(DLI)’ 프로그램을 수료해야 한다. DLI는 엔비디아 글로벌 본사에서 인증한 최고 딥 러닝 전문가들이 교육을 진행한다.

케이퍼는 엔비디아의 도움을 받아 스마트 카트의 각종 기술을 끌어올렸다. 대표적인 게 제품인식 기술이다. 카트가 각 제품을 명확하게 식별하기 위해선 제품 한개당 최소 100장에서 1000장의 이미지 데이터가 필요했다. 밝기ㆍ장애물에 상관없이 이미지를 정확하게 인지해내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를 일일이 촬영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대형마트엔 수많은 종류의 제품이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케이퍼는 ‘데이터 증대(Data augmen tation)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제품당 5개의 이미지만 있어도 3D 시뮬레이션을 통해 여러 각도에서 찍힌 수많은 이미지 데이터를 얻어낼 수 있었다. 복잡한 연산이었지만 엔비디아 고성능 GPU 덕분에 인식 기술은 날이 갈수록 정교해졌다. 현재 케이퍼는 최대 5만개의 제품을 동시에 인식할 수 있게 됐다.

고성능 GPU로 해결

케이퍼 카트가 방대한 데이터가 오가는 매장에서 과부하에 걸리지 않는 것도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을 적용한 엔비디아 덕이다. 엣지 컴퓨팅이란 말 그대로 중심(데이터센터)이 아니라 가장자리의 기기에서 데이터를 처리ㆍ분석하는 것을 뜻한다. 

클라우드로 연결된 본사로 보낼 필요 없이 매장 서버에서 즉각 데이터를 처리한다. 이에 따라 케이퍼 카트는 과부하에 걸릴 위험이 거의 없다. 요크 양 CTO는 “엔비디아의 지원을 활용해 스마트 카트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유통기업이 케이퍼의 스마트 카트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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