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잘하려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기업들이 앞다퉈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있다. 반응은 엇갈린다. 출퇴근 시간 등 불필요한 낭비가 줄어서 좋다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직접 얼굴을 보면서 일하지 못해 답답하다는 의견도 있다. 기왕 하는 재택근무, 더 잘하기 위해 유의해야 할 부분은 없을까. 엔비디아가 재택근무에 순조롭게 적응한 유명 아티스트 3명의 비결을 알아봤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장단점을 다질 겨를 없이 재택근무를 시작한 기업이 많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장단점을 다질 겨를 없이 재택근무를 시작한 기업이 많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가 직장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라는 취지로 많은 회사들이 출근시간을 늦추거나 재택근무를 채택하고 있다. 직장인의 입장에선 여러모로 이점이 많다. 가령 출퇴근에 빼앗기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상사 눈치 보기 등 불필요한 사무실 정치에서도 자유롭다. 

그렇다고 모든 직장인이 이런 변화에 적응하고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업무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커졌다는 반응도 있다. 하루 종일 집에만 있다 보니 집중도가 떨어지거나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협업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직장인도 적지 않다. 기술적인 문제를 겪기도 한다. 가령 사무실에서 고사양 PC에 모니터 2~3개를 써야 하는 개발자나 디자이너는 장비 없이 일하면 생산성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글로벌 1위 그래픽칩 업체 엔비디아의 설명은 다르다. 몇개의 원칙만 제대로 세우면 갑작스럽게 맞이한 재택근무 환경에도 금세 적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회사는 재택근무를 수행 중인 유명 개발자ㆍ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집에서 일하면서도 업무 몰입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 철저한 계획 짜기 = 재택근무의 가장 큰 단점은 산만한 주변 환경이다. 업무 몰입도가 낮아지고 일과 삶의 경계가 불분명해져 평소 생활습관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 퇴근해도 쉬는 것 같지 않고, 집안일과 업무가 뒤섞이면서 회사에서 일할 때보다 더 고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터미네이터’ ‘트랜스포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등 유명 영화와 게임 제작에 참여한 캐릭터 아티스트 비탤리 불가로브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원칙을 세웠다. “가장 공을 들여야 하는 업무를 항상 오전 중에 해결하고 있다. 점심시간 전까지 큰 작업을 끝내 놓으면, 일의 능률이 높아진다는 걸 깨달았다.”

효율, 그리고 또 효율

또다른 캐릭터 아티스트 마디나 치오니디 역시 원활한 재택근무의 비결로 ‘미리 계획을 짜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니 게릴라게임즈, 유로컴, EA DICE 스톡홀름 등과 작업해온 유명 디자이너다.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 한잔을 마시고, 20분 동안은 아무 생각 없이 웹서핑을 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전날 저녁에 미리 세워 둔 계획표에 따라 차분하게 일을 해나가고 있다.” 

가급적 사무실에서 일할 때와 비슷한 루틴대로 움직이고, 적절하게 식사ㆍ휴식 등을 취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들 아티스트의 주장이다. 물리적으로 동료들과 떨어진 공간에서 협업을 하려면 약속된 업무시작, 종료시간을 준수하는 건 기본이다. 

그래픽 기업 오토이에서 3D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리노 그랜디는 “최대한 계획표를 따르되, 항상 앉아만 있어서는 곤란하다”면서 “건강을 위해선 적절한 휴식과 운동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 최적화된 환경 구성 = 재택근무를 할 땐 의식적으로 구분된 업무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업무공간과 생활공간을 나눠 일ㆍ생활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이때 업무공간은 생산성에 지장이 없도록 구성해야 한다. 집이 사무실과 완전히 같을 순 없지만, 업무에 필요한 최소한의 장비는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캐릭터 아티스트 마디나 치오니디의 경우,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인 지포스가 탑재된 ‘델 XPS 15 9570’ 노트북을 보유하고 있다. 거실ㆍ동네 카페 등 어디서든 성능 걱정 없이 캐릭터 디자인 작업에 몰두하기 위해서다. 

3D 아티스트 리노 그랜디도 주로 집 거실에서 일한다. 고성능 GPU인 ‘지포스 RTX 2080 Ti’가 두개나 삽입된 워크스테이션이 그랜디의 업무용 PC다. 하지만 그랜디의 공간은 거실이 전부가 아니다. 일에 몰두하다가 지칠 땐 업무공간이 아닌 다른 공간으로 이동한다. 수많은 액션 피규어, 만화책, 그래픽 노블, 미술책 등을 갖춘 그만의 휴식 공간이다.

■소통은 필수 = ‘사회적 고립감’ ‘소외감’ 등은 재택근무의 치명적인 단점이다. 기술의 발전이 디지털상의 업무공개ㆍ공유ㆍ소통문화를 만들긴 했지만,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자유로운 아이디어를 나누는 것보단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시 받은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정확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아티스트들은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 다른 사람과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대화를 주고받다 보면 어렵던 문제가 풀리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어서다. 불가로브는 “직접 만나야 그 사람이 어떤 관점으로 문제해결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족 간의 대화도 늘릴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집에 있다고 ‘노는 시간’이 아니라는 점을 가족 구성원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치오니디는 “집이지만 근무시간이 언제인지 가족에게 미리 공유해두면 일에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재택근무 제도를 유지하는 기업이 많을지 궁금해 한다. 전염병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찌 됐든 직장 사회의 모습은 지금과 달라질 공산이 크다. 갑작스럽고 낯선 재택근무에 우리가 슬기롭게 적응해야 하는 이유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도움말 = 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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