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 Lab] 재개발 일장춘몽 “분담금 때문에…”
[실전재테크 Lab] 재개발 일장춘몽 “분담금 때문에…”
  •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 호수 377
  • 승인 2020.03.05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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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맞벌이 부부 재무설계 上

자기가 사는 지역이 재개발구역이 되는 건 직장인에겐 ‘로또’나 마찬가지다.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여서다. 이번 상담의 주인공인 부부도 동네가 재개발 구역에 지정됐다. 그런데, 웃어야 할 부부의 얼굴엔 한숨이 가득하다. 왜일까. 더스쿠프(The SCOOP)-한국경제교육원㈜의 30대 맞벌이 부부의 사연을 들어봤다.

사는 곳이 재개발 구역에 선정돼도 추가분담금을 내지 못해 집을 포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는 곳이 재개발 구역에 선정돼도 추가분담금을 내지 못해 집을 포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용사 한은미(33세·가명)씨는 요새 부동산 앱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동네(안양시 동안구)가 재개발 구역으로 확정되면서 1년 뒤 이사 갈 집을 알아봐야 했기 때문이다. 많은 주변 사람들이 “부럽다”며 한씨에게 축하하는 말을 건넨다. 8년 전 남편 양세현(36세·가명)씨와 결혼하면서 사들인 빌라(1억5000만원)가 4~5년만 기다리면 값비싼 신축 아파트가 될 터이니, 한씨로선 ‘로또’를 맞은 거나 다름 없는 셈이었다.

문제는 조합원이 내야 하는 추가 분담금 3억원이었다. 양씨 부부의 수중엔 그만한 돈이 없었다. 결혼 2년 후 반지하에서 1층으로 옮기기 위해 빌렸던 대출금(4000만원)도 아직 갚지 못했다. 당장 이사할 돈부터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양씨는 “3억원을 모으기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집을 파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다. 그렇게 해도 결과적으로는 부부에겐 이득이다. 재개발 프리미엄이 붙어 높은 값에 집을 처분할 수 있어서다. 3억원에 집을 팔 수 있다는 근처 부동산 중개인의 조언도 있었다. 고민 끝에 양씨 부부는 집을 팔기로 했다. 3억원에 집을 팔면 빚을 갚고 근처의 괜찮은 빌라로 이사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동네 사람들의 처지도 양씨 부부와 비슷했을까. 그렇지 않은 듯했다. 조합원 모임에서 만난 한 또래 부부는 3억원을 분담금으로 낼 생각이라고 선뜻 말했다. 이미 이사할 집도 봐 뒀다고 했다. 다른 조합원들도 모임 내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양씨 부부 눈에는 어쩐지 분담금을 내겠다는 이들이 더 많아 보였다. 부부는 속이 쓰렸다.

집을 팔면 결과적으로 이득을 보는 상황이지만 한씨의 마음은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재개발 이슈로 돈을 더 불릴 수 있는데 종잣돈이 없어 그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기 때문이다. 양씨도 이번 일로 재테크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부부는 이참에 본격적인 솔루션을 받아 보기로 결정했다.

양씨 부부의 재무구조를 살펴보자. 맞벌이인 부부의 월소득은 총 395만원이다. 음식점에서 일하는 양씨가 225만원을 벌고, 미용사인 한씨는 170만원을 번다. 소비성 지출로는 공과금 14만원, 생활비 70만원, 교통비 19만원, 통신비 25만원, 부모님 용돈 20만원, 부부 용돈 40만원, 자녀 교육비 68만원, 대출상환금 29만원, 병원비 15만원 등 총 300만원이다.

비정기 지출로는 명절·경조사비(연 60만원), 의류비(연 150만원), 세금(연 15만원), 휴가비(연 150만원) 등 375만원으로 월평균 31만원쯤 쓰는 셈이다. 금융성 상품은 적금(40만원), 비상금(10만원), 보험료(44만원) 등 94만원으로, 총 지출은 425만원이다. 부부는 매월 30만원 적자를 내고 있었다.

슬하에 두 자녀(8세·9세)를 둔 부부의 생활비로 395만원은 많이 부족해 보인다. 4인 가구가 생활하는 데 월평균 579만원(한국노동조합총연맹·2019년 기준)이 든다는 통계지표를 감안하면 더 그렇다. 무럭무럭 자라는 두 자녀의 교육비를 마련하는 것도 숙제다. 현재 68만원씩 지출하는 교육비는 월 소득의 17.2%나 차지한다. 자녀들이 이제 초등학교 1·2학년임에도 교육비 지출이 적지 않다.

여기엔 사정이 있다. 맞벌이인 데다 음식점과 미장원 특성상 늦게까지 일을 하다 보니 부부는 아이들에게 애정을 쏟을 시간이 부족하다. 아내 한씨는 미안한 마음에 아이들에게 좀 더 좋은 교육 환경을 조성해주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니 질 좋은 문구와 장난감 등에 돈을 쓰게 됐다. 지금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시부모님이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는데, 부부는 아이들이 좀 더 크면 학원 횟수를 늘리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었다.

일단 부부는 재무목표부터 먼저 세웠다. 하나는 7년 후 빌라에서 아파트로 이사갈 수 있게끔 돈을 모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녀 교육비를 마련하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 부부의 상황에서 추가 소득이 발생할 기회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지출을 줄여 결과적으로 소득 상승의 효과를 가져올 필요가 있었다.

먼저 1차 상담에서 간단히 줄일 수 있는 지출 항목부터 살펴봤다. 부부는 식비·외식비를 포함해 총 70만원을 생활비로 쓰고 있다. 4인 가정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생활비를 낭비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양씨 부부는 어떻게든 줄여보기로 노력했다. 부부는 15만~20만원가량을 외식비로 쓰고 있는데 앞으로는 기념일 외식을 제외한 모든 식사를 직접 요리해 먹기로 결심했다. 이를 위해 ‘식비 달력’을 만들어 날짜별로 식비를 분배하고 그 금액 안에서 해결하기로 약속했다. 조금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부부의 의지가 확고해 믿고 진행하기로 했다. 따라서 식비는 70만원에서 55만원으로 15만원 줄어들었다.

교통비(19만원)도 줄였다. 한씨가 일하는 미용실은 집에서 마을버스로 정류장 4곳을 지나면 도착할 정도로 가까운 편이다. 지도 앱으로 확인해 보니 양씨의 음식점도 인근의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면 15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건강도 챙길 겸 한씨는 도보로, 양씨는 자전거로 출퇴근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교통비는 19만원에서 4만원으로 대폭 절감됐다.

간단한 지출 줄이기가 끝났다. 부부는 식비 15만원, 교통비 15만원을 줄여 30만원의 적자를 메우는 데 성공했다. 원체 소득이 많지 않은 터라 생활비 하나를 줄이는 데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 부부에게 2차 상담 전까지 교육비 지출을 줄이는 것을 고민해 보라고 제안했다. 아파트 매입비와 양육비를 동시에 준비하려면 적지 않은 투자금이 필요해서다. 부부는 과연 지출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을까. 자세한 내용은 다음 시간에 소개하도록 하겠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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