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스파오 “힘빠진 유니클로 대항마, 나야 나!”
이랜드 스파오 “힘빠진 유니클로 대항마, 나야 나!”
  • 이지원 기자
  • 호수 391
  • 승인 2020.06.01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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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오가 코엑스몰에 둥지 튼 이유
SPA 브랜드 스파오가 서울 코엑스몰에 최대 규모 매장을 오픈했다.[사진=이랜드월드 제공]
SPA 브랜드 스파오가 서울 코엑스몰에 최대 규모 매장을 오픈했다.[사진=이랜드월드 제공]

“일본에 유니클로가 있다면 한국엔 스파오가 있다.” 2009년 이랜드월드가 SPA 시장에 출사표를 내밀었다. 한발 앞서간  유니클로(2005년)를 잡겠다는 포부에서였다. 그로부터 11년, 매출 1조원 유니클로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고꾸라졌고 스파오는 ‘반격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스파오가 5월 22일 개점한 코엑스몰점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젊은층에 국한돼 있던 고객층을 전 연령대로 넓히겠다는 포부가 깔려 있어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코엑스몰에 둥지를 튼 스파오의 전략을 취재했다. 

‘짱구 잠옷’ ‘펭수 티셔츠’ 등 콜라보레이션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진 SPA 브랜드 스파오(SPAOㆍ이랜드월드)가 최대 규모의 매장을 오픈했다. 5월 22일 서울 코엑스몰에 문을 연 스파오 코엑스몰점이다. 지하 1~2층을 아우르는 이 매장의 규모는 총 2400㎡(약 720평)에 달한다. 기존 스파오 매장 대비 2배가량 넓다. 

달라진 건 매장 규모뿐만이 아니다. 흥미롭게도 ‘2세대 스마트 매장’을 표방했다. RFID(무선 주파수)를 도입하면서다. 예컨대, 스파오 코엑스몰점에 방문한 고객은 매장에 비치된 태블릿PC에서 상품을 검색하고 재고를 확인하며, 상품과 사이즈를 선택한다. 그후 픽업을 요청하면 직원이 픽업존에 상품을 가져다준다. 스파오 관계자는 “RFID 기술을 도입해 소비자가 상품을 쉽게 찾고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직원으로선 제품 위치와 재고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주요 고객층이 10~20대인 스파오가 직장인이 많은 코엑스몰에 매장을 연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 타깃을 직장인을 포함한 전 연령대로 넓히기 위해서다. 스파오는 그동안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제품을 주로 선보여 왔다. ‘트렌직(트렌드+베이직)’을 콘셉트로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건 대표적인 예다. 성과도 있었다.

‘짱구는 못말려(2017년)’ ‘해리포터(2018년)’ ‘겨울왕국2(2019년)’ 등 콜라보 제품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올해에도 스파오는 ‘기생충(영화)’ ‘기묘한 이야기(넷플릭스)’ 등과 협업해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성과만큼이나 한계도 분명했다. 타깃이 젊은층에 편중된 탓인지 2018년 이후 매출액이 3200억원선에서 정체됐다. 스파오가 코엑스몰점을 직장인·키즈·에슬레저 등으로 제품 카테고리를 확대하는 ‘전진기지’로 삼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코엑스몰점은 직장인이 대상인 오피스룩 라인 ‘직감’과 4월 론칭한 ‘스파오 키즈’ 등에 많은 공간을 할애했다. 

회사 관계자는 “스파오는 2009년 론칭 당시부터 유니클로에 대항해 ‘전 국민이 함께 입을 수 있는 SPA 브랜드’를 목표로 해왔다”면서 “2013년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등 스파오가 시장에 안착한 만큼 고객 타깃층을 확대해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매출 1조원대 유니클로(에프알엘코리아)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던 스파오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SPA 브랜드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사진=이랜드월드 제공]
국내 SPA 브랜드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사진=이랜드월드 제공]

그렇다면 스파오는 유니클로의 대항마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가능성은 충분하다. 유니클로가 지난해 7월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스파오에 기회요인이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3%(98억원→84억원)나 감소했다. 

에프알엘코리아의 또다른 SPA 브랜드 지유(GU)도 국내 진출 1년 8개월여 만에 매장 3곳을 철수한다.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지유 매장을 8월 전후해 폐점한다”면서 “온라인 판매는 이어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어쨌거나 스파오로선 경쟁 브랜드가 줄어든 셈이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숱하다. 무엇보다 국내 브랜드 간 경쟁이 부쩍 치열해졌다. 특히 스파오보다 3년 늦은 2012년에 론칭한 탑텐(신성통상)의 기세가 뜨겁다. 2017년 평창올림픽 당시 ‘평창 롱패딩’의 제조업체로 이름을 알린 탑텐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지난해 ‘토종 브랜드’란 점을 강조하면서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유니클로의 모델이던 이나영을 모델로 기용하는 ‘강공전략’도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 결과, 탑텐은 지난해 매출액 면에서 스파오를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 참고: 탑텐의 매출액은 2018년 2500억원에서 2019년 340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스파오를 넘어섰다.] 탑텐 관계자는 “토종 SPA 브랜드로서 역사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 점 등이 소비자의 호응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2의 도약을 꿈꾸는 스파오는 후발주자를 넘어 SPA 공룡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경쟁은 시작됐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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