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공동기획-예민➌] 예술가 태운 세발자전거 “따르릉”
[가톨릭대 공동기획-예민➌] 예술가 태운 세발자전거 “따르릉”
  • 이지원 기자
  • 호수 406
  • 승인 2020.09.18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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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LINC+사업단 특약
인터뷰 | 예민팀

“생계 어려운 지역 예술가를 도울 순 없을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톨릭대 다섯 학생이 머리를 맞댔다. ‘사회혁신 캡스톤디자인 : 소셜리빙랩’에 참여한 ‘예민(예술+민ㆍ관ㆍ학)’ 팀이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예술가 처우 문제를 민·관·학 협력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다. 예민만의 ‘민ㆍ관ㆍ학 레지던시(residency)’를 통해서다. 금전적인 이유로 창작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예술가에게 ‘세발자전거’를 선물하자는 거다. 

예민은 민 · 관 · 학이 협력하는 레지던시를 제안했다.[사진=천막사진관]
예민은 민 · 관 · 학이 협력하는 레지던시를 제안했다.[사진=천막사진관]

✚ 가톨릭대가 있는 부천시는 ‘문화도시’로 꼽힙니다. 실제로 도시를 다니면서 문화도시라는 걸 느끼나요? 
임희연 학생(이하 임희연) : “솔직히 그렇진 않아요. 일상에서 체감할 문화 콘텐트는 그리 많지 않아요.” 
이유진 학생(이하 이유진) : “가톨릭대에 예술 관련 학과가 많지 않다 보니 예술 수업이나 프로그램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죠.” 

✚ 그런데 왜 생소한 예술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나요? 
이유진 : “한때 예술가를 꿈꿨어요. 그래서 예술가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시간을 보내는지 알고 있었죠.” 
강영모 학생(이하 강영모) : “예술 분야는 특히나 성공하기 쉽지 않은 분야잖아요. 생활고를 겪는 예술가도 많고요. 그래서 예술가 처우 문제를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 소셜리빙랩 과정에서 확인한 예술가의 현주소는 어땠나요?
임희연 : “일정한 수입을 보장받지 못하는 예술가가 많았어요. 전업 예술인의 76.0 %(문화체육관광부ㆍ2018년), 겸업 예술인의 67.9%가 비정규직이었죠. 예술활동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월 100만원도 안 되는 예술가의 비중이 72.7%에 달했어요.” 
이영현 학생(이하 이영현) : “그럼에도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 보장에 관한 법률’은 처리되지 못했어요. 관련 법안이 21대 국회에 다시 발의됐지만, 결과는 알 수 없죠. 우리가 생활 속에서 바꿔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어요.”

그래서 예민팀이 고안한 솔루션은 ‘민ㆍ관ㆍ학 레지던시’다. 학교 유휴공간을 예술가에게 창작공간으로 제공하고, 부천시는 재정적 지원을 담당한다. 또 예술가와 학생들이 참여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해 예술가에게 일정 수입을 보장하는 거다. 

✚ 왜 ‘레지던시’였나요? 
김하늘 학생(이하 김하늘) : “일반인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레지던시는 이미 예술계에서 활성화한 프로그램이에요. 예술가에게 일정기간 거주·창작공간을 제공하고, 재정적으로 지원하죠. 예술가는 레지던시에 전속돼 창작활동에 도움을 받고요.” 
이유진 : “예술가에게 창작공간은 중요해요. 하지만 실제로 집이 아닌 별도의 창작공간이 있는 예술가는 전체의 27.0%에 불과하더라고요.”

 

✚ 그럼 ‘예민’이 만든 레지던시는 어떤 방식이었나요?
이영현 : “가톨릭대와 부천시가 함께하는 ‘민ㆍ관ㆍ학’ 협력 레지던시를 구상했어요. 학교 내에서 레지던시를 진행하면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 어떤 시너지인가요. 
강영모 : “학교 내 빈 공간을 예술가에게 창작공간으로 제공하는 거죠. 그러면 평범하던 학교공간이 예술공간으로 바뀌고, 학생들로선 예술을 접할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죠.”
임희연 : “핵심 포인트는 두가지예요. 예술가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 재학생을 위한 예술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었죠.”

✚ 어떻게요?
이영현 :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서죠.” 

✚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면요. 
임희연 : “예술가가 ‘멘토’가 돼서 예술에 관심 있는 학생(멘티)들을 교육하는 거죠.” 
강영모 : “기존 레지던시가 예술가에게 활동비를 지원했다면, 예민에선 예술가가 멘토링을 제공하고 그에 따른 수입을 버는 셈이에요. 학교로선 부족한 교내 예술 프로그램을 보완할 수 있고요.” 

예민은 지역 만화가가 멘토로 참여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테스트했다.[사진=예민 제공]
예민은 지역 만화가가 멘토로 참여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테스트했다.[사진=예민 제공]

✚ 진행 과정은 순조로웠나요. 
임희연 : “먼저 프로토타입(Prototype)을 제작하기로 했어요. 부천시에서 활동하는 만화가를 첫번째 멘토로 정했죠.”
강영모 : “소셜리빙랩을 진행하며 알게 된 사실인데, 부천시의 만화·애니메이션·캐릭터 관련 사업체는 183개(2018년), 종사자는 1356명에 달하더군요. 만화가나 작가 등도 부천에 많이 거주하고요. 향후 멘토링을 통해 그분들과 학생들이 교류한다면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겠죠.” 

✚ 공간은 어떻게 마련했나요.
이유진 :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제약이 많았지만 다행히 교내 일부 공간(성심관)을 사용할 수 있게 됐어요. 놀랐던 건 학교 관계자분들이 저희 활동에 긍정적이었다는 점이에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공간 확보는 어렵지 않을 듯했죠.” 

✚ 멘토링 프로그램은 어떻게 짰나요. 
임희연 : “멘토의 전문 분야이자,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웹툰’으로 분야를 정했어요. 하루 동안 4컷의 웹툰을 만드는 프로그램이었죠. 아이디어 구상→스토리텔링→콘티→채색까지 실제 작업 과정을 체험할 수 있게 했어요.”
김하늘 : “다음으로 교내 생활 앱(에브리타임)에서 일주일간 지원자를 모집했는데…. 음~ 예상보다 지원자는 적었어요.”

✚ 지원자가 몇 명이었나요? 
김하늘: “1명이요(웃음).” 

✚ 그럼에도 프로그램을 계속 운영했나요?
강영모 : “그럼요. 1명의 지원자를 위한 멘토링을 진행했어요. 그 과정에서 프로토타입의 콘텐트는 유익했지만, 다양성이 부족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 시행착오를 거친 셈이네요. 어떤 점을 보완하기 했나요. 
임희연 : “영상 예술 분야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했어요. 대학생 대상 공모전에선 영상 콘텐트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요. 따라서 학생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겠죠.” 
이유진 : “멘토 섭외는 부천시의 행정력을 활용하기로 했어요. 부천시가 멘토 모집·경제적 지원을 담당하는 거죠.”
강영모 : “프로토타입에선 무산됐지만, 기숙사 일부를 멘토에게 제공하고, 프로그램 기간 교내 시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거예요.” 

✚ 멘토링 결과물은 어떻게 활용할까요.  
김하늘 : “교내 곳곳에서 창작품을 상영하고 시사회를 여는 거예요. 학우들의 반응을 조사하고 방향성을 재정립할 수 있죠.” 
임희연 : “프로그램이 잘 자리 잡으면, 학생뿐만 아니라 부천 시민을 대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거예요.” 

✚ 프로젝트를 마친 소감은 어떤가요.
김하늘 : “우리 손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어요.” 
강영모 : “물론 아직 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에요.” 
이유진: “하지만 우리가 문제의식을 갖고 문을 두드리면 열린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임희연 : “학생들의 바람처럼 학교가 예술ㆍ문화에 더 문을 열면 좋겠어요.”
이영현: “문화도시에 걸맞게 부천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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