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Insight
소주사업 중단한 이마트
신세계엘앤비, 맥주 상표 출원

와인과 소주사업을 하던 신세계그룹이 맥주 상표권을 출원했다. 당장 맥주를 출시하는 건 아니지만 신세계가 소주를 접고 맥주에 손을 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업계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계열사인 신세계L&B가 맥주 상표권을 출원했다.[사진=연합뉴스]
신세계그룹의 계열사인 신세계L&B가 맥주 상표권을 출원했다.[사진=연합뉴스]

야구단을 인수했다. 맥주 상표를 출원했다. 소주 사업을 접었다. 신세계그룹의 앞뒤 없는 사업에 뒷말이 나돌았다. “야구장에서 팔려고 맥주 만든다.” “소주 접고 맥주 판다.” 그도 그럴 것이 신세계의 세가지 이슈는 지난 1분기에 모두 이뤄졌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월에 야구단을 인수했고, 신세계엘앤비(L&B)는 2월에 맥주 상표 ‘렛츠(Let’s Fresh Today)’를 출원했다. 3월에는 이마트가 소주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 골칫거리였던 사업에서 손을 떼고 ‘야구’와 ‘맥주’라는 조합까지 만들어졌으니,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하지만 최적의 조합이 최고의 성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먼저 소주사업을 살펴보자. 이마트는 2016년 12월 제주 향토기업인 제주소주를 190억원에 사들였다. 2017년엔 이른바 ‘정용진 소주’라 불린 ‘푸른밤’을 론칭했다. 하지만 참이슬(하이트진로)과 처음처럼(롯데칠성음료)이 장악하고 있는 소주시장의 벽은 높았다. 신세계의 유통채널을 적극 활용해 총공세를 펼쳤으나 역부족이었다.

2016년 2억원이던 제주소주의 매출은 이마트 품에 안긴 후 2020년 50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손실폭은 그보다 더 컸다. 2016년 19억원이던 영업손실은 2020년 106억원까지 늘었다. 2019년 141억원까지 증가했던 손실 규모가 줄었다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겠지만 그러기엔 신세계가 5년 동안 쏟아부은 돈(670억원)이 너무 많았다. 결국 신세계그룹은 지난 3월 3일 계륵으로 전락한 제주소주를 포기했다.

소주사업을 접은 신세계의 다음 도전은 맥주다. 신세계L&B가 수입맥주를 유통하고는 있지만 자체 브랜드는 아직까지 없었다. 지난 2월에 상표권을 출원한 ‘렛츠’를 론칭할 경우 신세계의 첫번째 맥주 브랜드가 탄생하는 거다. 하지만 맥주시장도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양대 산맥의 시장점유율(가정용 기준)은 80%에 이른다. 신세계는 이 시장을 파고들 수 있을까.

신세계 관계자는 “신세계L&B는 제조면허 가 없기 때문에 일반 주류회사와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며 “맥주 브랜드를 론칭한다고 해도 해외 브루어리와 협업해 특색 있는 맥주를 만드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조심스러운 견해를 내비쳤다. “맥주 브랜드 상표권을 출원했을 뿐 현재로선 그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다.” 정용진식 도전은 이번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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