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곳곳서 쓰이는 센서
자율주행차에도 필수 부품
신기술로 무한 경쟁 중

전기차와 함께 주목받는 기술이 있다. 바로 자율주행기술이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기술개발 경쟁은 뜨겁다. 이 기술을 누가 먼저 차지하느냐에 따라 자동차 업계의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중요한 건 자율주행의 핵심이 레이더, 라이다, 초음파 기술이 적용된 센서라는 점이다. 한편에서 “자율주행차 경쟁이 스타워즈급 센서전쟁”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자율주행차의 핵심은 센서기술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율주행차의 핵심은 센서기술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요즘 대형 상업시설 로비에선 예전엔 보지 못했던 것을 만날 수 있다. 열화상 카메라다. 발열 유무를 곧바로 분석해 코로나19 감염 위험 여부를 확인한다. 열화상 카메라의 신통방통한 기능을 만들어준 건 작은 ‘센서’다. 센서는 빛이나 열, 온도, 압력, 소리 등 다양한 데이터의 변화를 감지하고 수집해 알려주는 부품이다. 

# 사실 센서가 적용된 예는 숱하다. 마트 매대에서 들고온 물건에 바코드를 대기만 하면 곧바로 물건가격이 화면에 뜬다. 센서 덕분이다. 건물에 들어서면 전등이 알아서 켜지고, 화재가 나면 자동으로 경보가 울리면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며, 자동차를 주차할 때 어딘가에 부딪힐 듯하면 경보음이 울리는 것도 센서의 힘이다. 이만 하면 센서를 ‘일상의 필수부품’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중요한 건 센서의 역할이 이게 끝이 아니란 점이다. 최근 자율주행차, 로봇, 스마트팩토리, 바이오헬스 등 4차산업이 주목받으면서 센서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어서다. 그중에서도 자율주행차 센서에는 최첨단 기술력이 집결해 있다. 변화무쌍한 도로상황을 감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센서는 다른 센서와 차원이 다르다. 고도의 성능뿐만 아니라 반응 속도가 빨라야 한다. 전기차 시대에 발맞춰 무게는 더 가볍고, 전력 효율성까지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일부에선 ‘자율주행차 기술 경쟁이 사실은 센서 경쟁’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일상생활에 다양한 센서가 활용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일상생활에 다양한 센서가 활용되고 있다.[사진=뉴시스]

그렇다면 자율주행차용 센서는 어느 수준에서 경쟁하고 있고, 어떤 한계점을 갖고 있을까. 우선 자율주행차용 센서 중 가장 주목받는 기술은 라이다(Lidar), 레이더(Radar), 열화상 카메라, 초음파 등이다.[※참고: 사실 자율주행에 카메라를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카메라의 단점도 많아 대체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라이다 기술 = 먼저 라이다를 보자. ‘Lig ht Detection and Ranging’이란 영문명에서 보듯, 사물에 빛을 쏜 후 그 빛이 물체에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과 주파수의 차이를 계산해 물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기술이다. 먼 거리에 있는 물체의 형태와 거리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조명 환경에 영향을 덜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눈이나 비 등을 물체로 인식할 수 있어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가격도 비싸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 다양한 라이다 기술들이 제시되고 있다. ▲초소형 정밀거울(MEMS)을 이용하는 방식 ▲빛이 나아가는 방향과 속도를 전기적으로 제어해 빛을 여러 방향으로 쏠 수 있는 OPA 라이다 방식 ▲시간에 따라 연속적으로 변하는 주파수를 활용하는 FMCW 라이다 방식 ▲굴절 렌즈를 활용해 레이저의 반사도가 낮은 물체나 미세한 신호도 감지할 수 있는 3D 플래시 라이다 방식 ▲3차원의 형상 정보를 제공해 야간이나 악천후에서도 물체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해주는 방식 등이다. 물론 대부분은 상용화까지 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레이더 기술 = 현재 라이다 대신 쓰이는 기술이 바로 레이더다. 자동차의 차간 거리를 유지하는 기능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에 레이더 기술이 탑재돼 있다. 레이더는 빛을 이용하는 라이다와 달리 물체와 속도를 탐지하는데 ‘전자기파’를 이용한다. 전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탐지 거리가 상대적으로 길다. 야간이나 악천후, 물체와 관측자가 모두 움직이는 상태에서도 안정적으로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카메라보다는 정밀도가 낮고, 작은 물체를 측정하기 어렵다. 송신한 전파의 반사파가 없으면 물체를 발견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주파를 이용하거나 다중 입출력이 가능한 4D 레이더 기술들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4D 레이더 기술은 물체의 방향과 속도, 이미지를 측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물체의 유무를 측정하는 데 최적화된 라이다의 기능에 4D 레이더의 기능을 얹으면 상호보완이 가능하다.

■열화상 카메라 기술 = 열을 활용한 카메라는 물체의 온도가 높을수록 적외선(열) 파장이 짧아지는 원리를 이용해 물체를 감지한다. 카메라가 인식할 최소한의 온도차를 얼마나 감지해내느냐가 성능을 좌우하기 때문에 기술개발의 초점은 온도차 감지능력을 개선하는 데 맞춰져 있다. 

물체에서 방출되는 열을 감지하는 센서여서 물체의 반사율이나 대기상황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당연히 보행자 등 일정한 열에너지를 방출하는 물체를 인지하는 데 용이하다. 하지만 화각이 좁고, 유리나 아크릴 등 일부 물질이 통과하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그래서 라이다나 레이더와 달리 자율주행 구현을 위한 필수 센서라기보다는 보조 센서로 개발되고 있다.

■초음파 기술 = 초음파도 자율주행차 센서에 들어가는 기술이다. 라이다나 레이더가 원거리 물체 인식에 사용되는 기술이라면 초음파는 가까운 데 있는 물체를 인식하는데 주로 쓰인다. 그래서 자율주행 중에서도 주로 자율주차 기능을 담당한다. 

이처럼 각각의 센서는 서로 다른 기능들을 갖고 있고, 한계도 분명하다. 예컨대 라이다ㆍ레이더ㆍ초음파는 사물의 유무를 확인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그 사물이 무엇인지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다. 반면 카메라는 사물이 무엇인지 정확히 구분해낸다. 또한 레이더는 사물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하지만 라이다ㆍ카메라ㆍ초음파는 사물의 경계를 구분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각각의 센서기술을 서로 융합할 수 있는 역량을 쌓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김민선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수년간 자율주행의 가장 큰 과제는 인지와 측정하는 능력을 안정화하는 데 있었다”면서 “하지만 센서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이제는 다양한 센서 신호들을 융합하는 역량이 중요해졌고, 이런 역량에 따라 자율주행 기술도 차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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