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Foret展

➊김순기, Foret 1·Foret 2, Pinhole camera, analogue c-print, 167×246㎝, 1998-1999 ➋이진주, 보이지 않는, Korean paper on linen, 215.5×213×6.5㎝, 2019 [사진=아라리오갤러리 제공]
➊김순기, Foret 1·Foret 2, Pinhole camera, analogue c-print, 167×246㎝, 1998-1999 ➋이진주, 보이지 않는, Korean paper on linen, 215.5×213×6.5㎝, 2019 [사진=아라리오갤러리 제공]

숲은 다양성을 포용하는 하나의 생명체다. 서로 다른 생명체들이 서로에게 의존하며 숲에 모습을 드러낸다. 미술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현대미술’ ‘동시대 미술’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작가의 작품 속에 생명력을 드러낸다. 다양한 세대·국적·예술관을 가진 작가들과 이색적인 작업을 이어온 아라리오갤러리가 아트바젤 홍콩과 프리즈 뉴욕 온라인 뷰잉룸(OVR)에 출품된 작가들을 중심으로 ‘숲 Foret’ 그룹전을 연다.

한국 현대미술의 중심이 됐던 작가들의 1970년대 초기 작업부터 1980년대생의 감수성을 담은 작품, 일본과 독일 출신 작가의 작품까지…. 시공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현대미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아라리오갤러리와 함께 일해 온 작가들을 한자리에 모은 기획전이다. 14명의 작가가 제시하는 다양성은 물론 아라리오갤러리가 추구해온 ‘실험정신’ ‘미술사적 제시’ ‘새로운 시도’에 대한 고집과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전시는 각 공간을 더욱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이를테면 한국 추상조각 1세대이자 금속조각의 아버지라 불리는 엄태정이 1969년 서른한 살의 나이에 작업한 ‘천국의 새’와 사진조각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권오상의 2021년 신작 ‘비스듬히 기대있는 형태1’가 함께 전시돼 있다. 

어머니이자 작가, 여성이 경험하는 순간과 의미에 집중하는 이진주의 작품 ‘보이지 않는’은 한국 어머니들의 설움을 1990년대 한복 치마로 추상화한 정강자의 ‘한복 모뉴먼트’와 한공간에 놓였다. 

1975년 대구 현대미술제에 전시됐던 최병소의 사진작업 ‘Untitled 9750000-2’는 한국 최초의 여성 미디어 작가인 김순기가 프랑스의 한 시골 숲을 거닐며 제작한 ‘Foret 1’ ‘Fo ret 2’와 소개돼 있다. 각각의 생명체들이 모여 숲을 이루듯 서로 다른 작가의 작품들이 함께 호흡하며 또 하나의 숲을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아라리오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선 역사적·실험적·개별적 가치가 높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미술의 역할과 가치를 재고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7월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 삼청에서 열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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