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모빌리티 시장 중심에 선 전기차
화재·급발진 등 안전성 우려 커져
전기차 ‘안성맞춤’ 해결책 필요해

전기차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코로나19로 침체했던 자동차 시장도 새로운 모빌리티 ‘전기차’ 덕분에 활력을 띠고 있다. 문제는 전기차 보급률이 높아지는 만큼 화재, 급발진 등 안전문제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 늦기 전에 전기차의 위험 요소를 인지하고 대비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전기차 보급이 늘어난 후 화재·급발진 위험이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기차 보급이 늘어난 후 화재·급발진 위험이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호황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로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2020년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320만대를 돌파하며 성장세를 지속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오는 2025년 100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의 추세도 같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13만4962대로 전년(8만9918대) 대비 50%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전기차 등록대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각 브랜드별로 전용 플랫폼(차체)을 활용한 전기차를 다양하게 출시하면서 예년에 비해 판매량이 늘고 있어서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완성차 기업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대중화하면서 숨어 있던 문제점들이 속속 노출되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건 안전문제다. 미디어에서 한번쯤 테슬라나 현대차 등 글로벌 기업이 전기차 안전 이슈로 홍역을 앓는 광경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부품부터 연료까지 내연기관차와 완전히 다른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전기차에선 이전과 다른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할 때도 기존 방법으론 역부족일 때가 많다.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로 인한 사고 수습에 애를 먹는 이유다. 그렇다면 이쯤에선 한가지 궁금증이 든다. “대체 전기차에 어떤 위험요소가 있다는 걸까”란 의문이다. 일반적으로 전기차의 양대 위험요소로 화재와 급발진을 꼽는다. 

■애물단지 배터리 = 자세한 설명을 위해 현대차의 주력 전기차종 ‘코나 일렉트로닉(이하 코나EV)’의 사례를 살펴보자. 코나EV에선 2018년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국내외에서 총 17건의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의 원인을 콕 집어 설명하긴 힘들지만 상당수 전문가는 코나EV에 탑재된 리튬이온배터리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실이라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열에 취약한 리튬이온배터리에 한번 불이 붙으면 ‘열폭주’ 현상이 일어날 공산이 커지는데, 이럴 경우엔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진화가 불가능해서다. 사고로 인한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리튬이온배터리 문제의 심각성이 커지자 현대차는 지난 3월부터 코나EV를 대상으로 1조4000억원 규모의 리콜을 시행하고 있다. 새 배터리로 새 차를 만드는 방법을 빼곤 다른 대응책이 없어서다. 


■급발진 논란 일파만파 = 화재사고만큼이나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전기차 급발진 사고다. 얼마 전 대구의 한 도로에서 전기택시를 운행하던 운전자가 급가속으로 1.5㎞를 질주한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면서 급발진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전문가들은 ▲모터 제어 오류 ▲전자파 장애 등 여러 요인을 제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급발진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사실 전기차가 한번 급발진하면 차 내부에 별다른 흔적이 남지 않아 그 원인을 규명하기 쉽지 않다. 결국, 소비자만 애가 타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전기차 사건ㆍ사고가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전기차가 새로운 시대의 ‘뉴노멀’로 자리잡은 만큼 안전을 고려한 설계기술과 새로운 사고에 대비한 해결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다른 요소가 제아무리 뛰어나도 전기차의 안전성능에 결함이 있다면 이동수단으로서 가치가 사라진다. 모든 면에서 완벽한 전기차라도 사고 발생 시 대응책이 미비하다면 운전자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물론 소비자도 전기차 시대를 맞아 안전을 비롯한 기본 상식을 습득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업체와 소비자가 함께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거다. 바로 지금이 안전한 전기차 시대를 여는 골든타임이다.  

글=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정리=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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