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부상한 산업 주목해야
확장하는 플랫폼 커뮤니케이션
인구 고령화와 제약‧바이오주

투자자는 주도주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증시를 이끌고 있거나 앞으로 이끌 종목에 올라타는 것만큼 좋은 투자방법은 없어서다.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는 종목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코로나19로 요동치고 있는 투자시장에선 어떤 종목을 봐야 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국내 증시를 이끌 주도주의 변화와 미래 주도산업을 살펴봤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증시를 이끌 주도산업으로 반도체‧전기차‧플랫폼 비즈니스를 꼽았다.[사진=뉴시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증시를 이끌 주도산업으로 반도체‧전기차‧플랫폼 비즈니스를 꼽았다.[사진=뉴시스]

9.7%. 올해 코스피지수의 상승률이다(7월 20일 기준).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종가기준)를 기록했던 7월 6일(3305.21포인트)을 기준으로 하면 상승률은 12.2%로 상승한다. 코스닥지수의 흐름도 양호하다. 1월 4일 977.62포인트였던 코스닥지수는 7월 20일 1043.64포인트로 6.7% 올랐다. 투자환경도 나쁘지 않다.

주식투자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해 7월 말 47조7863억원에서 지난 7월 20일 67조7966억원으로 20조103억원 증가했다.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각각 14조3312억원, 12조7996억원으로 지난해 7월(코스피시장 13조334억원, 코스닥시장 10조8243억원)보다 소폭 늘어났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식투자 열풍이 주가지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주가가 크게 오르지도 않고, 빠지지도 않는 박스권 흐름이 장기화하고 있어서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4월 이후 3개월 가까이 3200포인트대에 머물러 있다. 시장을 이끄는 주도주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시총 순위 상위 종목의 주가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며 올해 1월 11일 9만1000원까지 상승했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7월 20일 7만9000원으로 하락했다. 올해 초 주가인 8만3000원과 비교해도 4.8% 하락한 수치다. 시총 2위 SK하이닉스의 주가도 올해 초 12만6000원에서 지난 7월 20일 11만8500원으로 5.9% 떨어졌다.

국내 증시 시총의 31.6%를 차지하는 시총 1~7위 기업 중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 주가가 더 많이 오른 곳은 네이버(29만3000원→43만9000원·49.8%), 카카오(7만9200원→15만2000원·91.9%) 둘뿐이었다.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인 주도주를 대신해 투자자의 주목을 받는 건 테마주였다. 실제로 7월 20일 기준 올해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대선 테마주로 묶인 이스타코(514.4%)와 NE능률(506.3%)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 이후 증시를 이끈 주도주의 부진이 길게 가진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인플레이션 등 단기적인 이슈에 잠시 흔들리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위기의 순간 주목을 받은 산업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시장이 흔들려도 변화를 이끌 주도산업의 성장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의 말을 들어보자. “시장의 변화나 이슈에 따라 투자자의 관심을 받는 종목은 나타날 수 있다. 지금은 미국의 테이퍼링과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의 영향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탓에 안정적인 금융과 유틸리티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시장을 길게 보면 코로나19라는 위기 속에 부상한 산업에서 주도주가 나올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한 산업을 눈여겨봐야 한다. 위기 때마다 이를 극복하는 데 일조한 주도산업이 등장했고, 그 산업이 증시를 이끈 주도주를 낳았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와 같은 위기에서도 빛을 발한 산업은 있다.[사진=뉴시스]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와 같은 위기에서도 빛을 발한 산업은 있다.[사진=뉴시스]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는 인터넷 산업이 크게 부상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반도체 산업이 주목을 받았다”며 “전 세계를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는 언택트(Untact) 산업이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시험 단계에 있었던 재택근무 문화가 단 6개월 만에 가능해졌다”며 “이런 맥락에서 보면 시대의 변화를 이끈 산업에서 주도주가 나올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시장의 주목을 받는 산업에서 증시를 이끌 주도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4人이 뽑은 주도산업은 무엇일까. 첫째 주도산업은 ‘반도체’다. 재택근무·원격교육·원격진료·전기차 등 반도체가 쓰이지 않는 곳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용택 센터장은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 우려에 주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반도체는 여전히 증시 주도산업”이라며 “코스피 시총에서 반도체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 주도주 사라졌나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은 “전기차 산업이 유망하다”며 말을 이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환경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인류의 잘못된 관행이 코로나19라는 재해를 불러일으켰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속가능한 경영과 성장을 추구하는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가 화두가 됐다.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인 전기차 시장이 더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전기차와 2차전지 등의 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참고: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2019년 9118만대에서 지난해 7650만대로 16.1%(1468만대) 감소할 때 전기차 판매량은 203만대에서 280만대로 13.7% 증가했다. 전기차의 올해 예상 판매량은 400만대로 전년 대비 42.8%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올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 증가율 전망치인 9.0%를 5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제약·바이오주도 증시를 이끌 주도산업으로 꼽혔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구 고령화 이슈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코로나19와 같은 인류를 위협할 또다른 바이러스의 창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고령화 이슈 등을 생각하면 제약·바이오 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하다”면서도 “조금 긴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제약·바이오주의 관심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에만 집중되면서 관련 기업의 주가 변동성이 커졌다”며 “하지만 제약·바이오 산업의 필요성과 성장성은 여전히 높다”고 예상했다.

ESG와 전기차의 상관관계


김형렬 센터장은 플랫폼 기업이 포함된 커뮤니케이션 산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는 네이버·카카오 등 IT 기업이 세를 확장하고 있는 서비스 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코스피 3000포인트 시대를 연 주인공은 커뮤니케이션 산업”이라며 “이는 시총의 60% 이상을 제조업이 차지하고 있는 국내 경제의 체질이 바뀌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는 “플랫폼 기업은 모든 서비스 영역에 진출해 성과를 내고 있다”며 “커뮤니케이션 산업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주도산업을 찾을 때도 유의할 점은 있다. 단순한 기대감보다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산업과 기업을 찾아야 한다. 결국 주가는 기업의 실적에 따른 가치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주도주든 주도산업이든 증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적”이라며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