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스탄과 이졸데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두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을 주제로 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두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을 주제로 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가장 낭만적인 비극이라는 평가를 받는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작품이다. 그는 스위스의 거부巨富 오토 베젠통크의 아내와 해서는 안 될 사랑에 빠졌던 1857~1858년께 이 작품을 작곡했다. 염세주의 철학자로 불리는 쇼펜하우어의 영향도 받았다. 이뤄질 수 없는 사랑으로 상처를 받았던 바그너가 위안으로 삼은 게 ‘사랑이란 없다’고 단언한 쇼펜하우어의 철학이었다.

♬ 1막 = 아일랜드에서 콘월로 향하는 트리스탄의 배가 보인다. 배에는 아일랜드의 공주 이졸데와 그녀의 하녀 브랑게네가 타고 있다. 이졸데가 콘월로 가는 이유는 트리스탄의 삼촌이자 콘월의 국왕 마르케와의 결혼식 때문이다. 이졸데는 자신의 운명을 한탄한다. 사연은 이렇다.

아일랜드와 콘월 사이에 전쟁이 터진다. 전쟁에 참가한 콘월의 장수 트리스탄은 전투에서 적장을 죽이지만 자신도 크게 다친다. 이때 트리스탄을 구해준 사람이 적군의 공주 이졸데였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지만 이는 비극의 시작이었다.

트리스탄이 죽인 적장이 이졸데의 옛 연인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아일랜드와 콘월은 이졸데와 마르케 왕의 결혼을 추진한다. 그렇게 트리스탄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이자 삼촌의 신부가 될 이졸데를 수행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절망에 빠진 이졸데는 트리스탄과 함께 죽기로 마음먹고, 하녀에게 독약을 구해오라고 얘기한다. 이졸데는 트리스탄을 불러 그의 비겁함을 비난한다. 그러자 트리스탄은 이졸데에게 검을 주며 “죽음으로 용서를 구하겠다”고 말한다.

이졸데는 그의 말을 거절하고 화해의 의미로 독약을 탄 술을 마시자고 제안한다. 트리스탄은 그 술이 독약인 걸 알고 있지만 단숨에 들이켠다. 하지만 둘은 독약을 마시고도 죽지 않았다.

두 사람의 사연을 알고 있던 이졸데의 하녀가 독약 대신 ‘사랑의 묘약’을 넣어뒀기 때문이다. 사랑의 묘약으로 서로를 향한 마음이 더 애틋해진 두 사람은 감격의 포옹을 나눈다.


♬ 2막 = 마르케 왕의 궁전, 늦은 밤 멀리서 사냥하는 소리가 들린다. 트리스탄은 이졸데의 방에 걸린 횃불이 꺼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는 그녀가 트리스탄에게 보내는 신호다. 횃불이 꺼지면 자신의 방으로 들어와도 좋다는 의미다. 이졸데는 마르케 왕과 결혼식을 올렸지만 그가 밤 사냥을 나갈 때마다 트리스탄과 밀회를 즐겼다.
 

이졸데의 하녀는 불안함이 앞선다. 마르케 왕의 충신인 멜로트가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있는 것 같아서다. 횃불이 꺼지고 이졸데의 방에서 만난 두 사람은 사랑을 나눈다. 어느덧 새벽이 밝아오지만 두 사람은 헤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때 마르케 왕과 그의 신하 멜로트가 들이닥친다. 이는 두 사람의 관계를 밝혀내려는 멜로트의 계략이었다. 두 사람을 본 왕은 트리스탄의 배신에 분노하고, 트리스탄은 멜로트가 휘두른 칼에 큰 상처를 입는다.


♬ 3막 = 콘월 해안가. 죽어가는 트리스탄을 그의 하인 쿠르베날이 지키고 있다. 그는 트리스탄에게 이졸데가 탄 배가 오고 있다고 얘기한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트리스탄은 이졸데에게 달려간다. 그리곤 그녀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잠시 후 마르케 왕과 멜로트가 탄 배가 도착한다. 왕의 공격이라고 생각한 쿠르베날은 멜로트를 죽인다.

하지만 자신도 큰 상처를 입은 채 죽고 만다. 사실 마르케 왕은 트리스탄을 용서하려고 온 것이었다. 이 모든 일이 이졸데의 하녀가 독약을 바꿔치기해서 생긴 일이라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왕은 이졸데에게 용서를 구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트리스탄을 잃은 이졸데는 왕의 말을 듣지 않는다. 그녀는 아리아 ‘사랑의 죽음’을 부른 뒤 트리스탄의 위에 쓰러져 숨을 거둔다.

​​​글=​​​​ 김현정 체칠리아 성악가 (소프라노)
sny409@hanmail.net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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