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의 의복이 단순한 건 ‘신神’과 연관돼 있다. 1960년대 패션 용어로 쓰였던 심플리시티(simplicity)는 사실 신의 단순성(divine simplicity)에서 유래한 개념이다. 이는 신이 그 자체로 궁극의 존재란 뜻인데, 종교 의복이 단순한 것도 신의 단순성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흥미로운 점은 맥주에도 ‘신의 단순성’을 구현한 제품이 있다는 거다.맥주는 기원전 때부터 제조해 먹었던 기록이 남아있다. 다만, 양조기술이 본격 발달한 건 중세시대다. ‘교회 세속화’에 반대해 8세기 때 불붙은 수도원 운동이 발단인데, 양조기
장인에게 돈을 뜯어내기 위해 아내 납치 자작극을 벌이기로 한 제리 룬더가드(Jerry Lundergaard)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납치청부업자를 구하는 일이다. 제리는 아내 납치를 설계할 순 있지만, 자신이 직접 아내를 납치하기는 간단치 않다. 그래서 그는 나쁜 일을 할 청부업자와 접촉한다.“나는 당신이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고, 당신은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다. 힘을 합치면 우리는 혼자는 할 수 없는 큰일을 할 수 있다.” 테레사 수녀님이 남긴 좋은 말씀이다. 제리 룬더가드는 이 말씀을 ‘아내 납치’란 나쁜
가장 낭만적인 비극이라는 평가를 받는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작품이다. 그는 스위스의 거부巨富 오토 베젠통크의 아내와 해서는 안 될 사랑에 빠졌던 1857~1858년께 이 작품을 작곡했다. 염세주의 철학자로 불리는 쇼펜하우어의 영향도 받았다. 이뤄질 수 없는 사랑으로 상처를 받았던 바그너가 위안으로 삼은 게 ‘사랑이란 없다’고 단언한 쇼펜하우어의 철학이었다.♬ 1막 = 아일랜드에서 콘월로 향하는 트리스탄의 배가 보인다. 배에는 아일랜드의 공주 이졸데와 그녀의 하녀 브랑게네가 타고 있다. 이졸데가 콘월
오페라 ‘로엔그린’은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작품으로 3막으로 이뤄져 있다. 3막 전주곡으로 연주하는 ‘결혼 합창곡’은 가장 유명하다. 이 음악이 지금도 결혼식에서 들을 수 있는 ‘결혼행진곡’이다.♬ 1막 = 무대는 10세기 헝가리의 안트베르펜. 프레데릭 백작과 그의 아내 오르투르트는 엘자 브라반트가 자신의 남동생 코프리트 브라반트 후작을 죽였다고 의심한다. 엘자가 두 사람의 아버지 브라반트 백작이 남긴 재산과 작위를 독차지하려고 동생을 해쳤다는 것이다.프레데릭 백작은 이를 빌미로 엘자를 고발한다. 엘자만 사라지면 브라반
‘가을의 전설’에 등장하는 러드로 대령의 가문은 영국 콘월(Cornwall)계다. 영국계 이민자의 혈통인 셈이다. 한국의 김씨 중에도 여러 문중과 파가 있듯, 영국 앵글로색슨족에도 여러 파가 있다. 코니시(Cornish)로 불리는 영국 콘월 지방 출신의 앵글로색슨들의 자부심은 남다르다. 가장 유서 깊은 앵글로색슨이라 자부한다. 콘월 출신 미국 이민자들 역시 스스로를 ‘코니시 아메리칸(Cornish American)’으로 부르며 남다른 콧대를 자랑한다.‘코니시 아메리칸’은 다른 앵글로색슨보다 앞서 미국에 이주하고 광산개발에 뛰어들었던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첫 장편소설 "트인 데로 가는 길"(1908)이 지식을만드는지식 소설선집으로 출간됐다. 프로이트가 경탄했을 정도로 인간 심리 묘사에 탁월했던 아르투어 슈니츨러가 남긴 단 두 편의 장편소설 중 첫 작품으로, 하루가 다르게 날카로워져 가던 세기 전환기 반유대주의의 분위기에서 정체성 문제와 씨름하는 유대인들 이야기 그리고 귀족 가문의 딜레탕트인 게오르크의 연애를 두 축으로 한다. 당대 사회 전반에 퍼져 있던 위선과 가식, 나른한 관성 등 정신적으로 위태한 분위기를 문학적으로 생생하고도 밀도 있게 그린다."트인 데로 가
지금 세계적 기업들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는’ 마케팅에 힘쓰고 있다. 물건 판매에 집착하던 시대의 ‘생산자나 기업 소유’가 아닌 ‘소비자의 브랜드’를 추구한다. 제품과 소비자가 감성적으로 연결돼 그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러브마크’로의 자리매김이 크게 인정받는 이유다. 위대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문화적 요소 혹은 이성적 이유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브
2차 세계대전 중 크고 작은 수많은 처절한 ‘전투’가 역사에 기록됐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스탈린그란드 전투, 유황도 전투 등은 ‘극단의 세기’ 혹은 ‘광기의 세기’로 불리는 20세기 전쟁의 난폭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에 비하면 ‘덩케르크 전투’는 2차 세계대전사에 변변히 명함도 내밀기 어렵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이를 창고에서 꺼내어 먼지를
인간은 창조주가 아님에도 종종 ‘창조주 놀이’에 빠지곤 한다. 자신이 만들어낸 것을 보고 흡족해 하며, 기고만장한다. 데이비드도 새로운 족속의 창조를 꿈꾸며, 에일리언과 인간을 조합한 ‘네오모프’ 시제품을 만들고 흡족해한다. 네오모프는 괴기스럽고 조악하지만 데이비드 눈에만은 아름다울 뿐이다.우주 식민지 개척의 선발대로 떠난 ‘커버넌트(Covenant)호’는
융합과 통섭의 시대라면서 ‘순수’를 고집하는 건 아이러니하다. 문제는 순수와 파괴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순수를 추구하면 증오와 파괴가 따라온다는 거다. 웨인랜드 회장이 탄생시킨 순수하고 완벽한 인간 데이비드. 그는 순수하지 못한 모든 것을 파괴하고 말살한다. ‘프로메테우스’에 이은 리들리 스캇 감독의 ‘에일리언:커버넌트(Alien:Covenant)’는
구원을 기다리며 방황하는 유령선 이야기. 이는 15세기부터 스칸디나비아 지역에 널리 알려진 전설이다.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은 이 전설을 모티브로 삼은 작품이다.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작품으로 6주 만에 이 오페라를 완성했다. 특징은 율리시즈의 속편이라 여겨질 정도로 비슷한 면이 많다는 것이다. 이야기의 공통적인 주제가 ‘영원한 평화’를
오페라의 거장 베르디(Verdi)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의 하나인 ‘오셀로(Othe llo)’를 작곡할 때까지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다. 16년이라는 긴 침묵의 시간동안 베르디는 그동안 작품 활동을 반추하고, 오페라의 변화를 고민했다. 오랜 번민의 결론은 하나였다. 새 시대의 흐름에 맞춰야 한다는 것. 이 숙제를 이루기 위해 베르디는 대본작가 보이토(
오페라 ‘탄호이저’는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작품이다. 1845년 독일의 드레스덴에서 초연됐으며 내용은 영원한 대립관계인 두 개의 정점을 다루고 있다. 그것은 인간의 영혼과 육체, 지옥과 천국, 사탄과 신이다. 바그너 작품의 단골 테마인 부활은 이 작품에서도 사랑을 통해서 이뤄진다.1막 = 음유시인이자 기사인 ‘탄호이저’는 ‘비너스’의 유혹에 빠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본성의 선악 문제는 치열한 논쟁거리였다. 동양에서는 맹자와 순자가 성선설性善說과 성악설性惡說로 충돌했고 서양에서는 스토아 학파와 에피쿠로스 학파가 대립한 이래 끊임없이 지속됐다. 인간 내면에 잠재한 선악의 대립은 현대 역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히틀러는 현대사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악마’다. 그러나 유태인 700만명을 가스실로 보낸
오페라 예누파(Jenufa)는 이탈리아 사실주의 오페라의 영향을 받아 삼각관계와 불륜, 살인을 주로 다루지만 동시에 진정한 사랑과 용서, 회개의 메시지도 담고 있다. 예누파를 작곡한 야나체크는 드보르작과 함께 체코를 알리는 데 기여했다. 이탈리아에는 베르디, 독일에는 바그너가 있다면 체코에는 야나체크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1막 = 늙은 부리하(Bur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의 첫번째 공연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개인극장에서 상영됐다. 수정에 수정을 거친 이 작품을 초연 지휘한 이는 리처드 스트라우스(Richard Stra uss)다. 그는 이 작품에 대해 다성화음의 세련미와 멜로디로 가득한 독일색이 짙은 오페라라고 극찬했다. 첫인상이 무척이나 낭만적인 이 오페라는 이탈리아 사실주의(verismo)
리골렛토(Rigoletto)는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원작 「쾌락에 빠진 왕」의 스토리를 그대로 옮겨 작곡한 오페라다. 하지만 왕을 모욕하는 내용을 담았다는 이유로 베니스 공연에서 허가를 받지 못했다. 베르디(Verdi)는 주인공 왕을 만토바 공작(il duca di Mantova)으로 바꿨다. 하지만 공작의 연애행각, 저주에 관한 부분도 수정을 요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이 8월 2~16일 펼쳐진다. 첼리스트 겸 지휘자 장한나가 이끄는 성남아트센터의 간판 프로젝트다. 올해 6회째를 맞이하는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은 매년 젊은 음악 유망주들이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연주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한다. 프로젝트 기간 내내 음악감독 장한나와 함께 매일 8시간 이상씩 연
「파우스트」. 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가 60여년에 걸쳐 집필한 웅대한 대서사시다. 2개부로 구성된 「파우스트」는 ‘그렛헨 비극’ ‘헬레나 비극이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다. 「파우스트」를 이끄는 주인공은 일종의 마법사 ‘메피스토펠레(Mefistofele)’다. 그는 파우스트의 삶에 개입하면서 쾌락과
바그너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국립오페라단이 ‘파르지팔’을 무대에 올렸다. 국내 초연이다. 오페라 ‘파르지팔’은 바그너 오페라를 대표하는 최고 작품이다. 성배의 전설을 바탕으로 종교를 뛰어넘는 숭고한 사상을 웅장하게 전달한다. 관혁악단에 어우러지는 초대형 합창단 100여명의 목소리는 웅장함과 함께 거룩함을 느끼게 한다.이번 공연은 10월 1일, 3일,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