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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를 불문하고 다양한 업체가 메타버스 플랫폼에 입점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구찌·랄프 로렌·크리스찬 루부탱 등 명품 브랜드부터 나이키·MLB·푸마를 비롯한 유명 스포츠 브랜드 제품을 한곳에서, 그것도 정가의 100분의 1도 되지 않는 가격으로 살 수 있을까.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선 가능하다. 명품을 포함한 브랜드들이 제페토에 들어가겠다면서 앞다퉈 러브콜을 보낸 결과다. 

이유는 간단하다. 2018년 8월 론칭한 제페토의 누적 이용자는 2억4000만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2억명이 훌쩍 넘는 소비자를 한곳에서 만날 수 있으니, 각종 브랜드가 입점을 희망한 셈이다. 어마어마하게 커진 메타버스의 영향력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다. 이 때문인지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곳은 ‘업종 불문 분야 불문’이다. 

편의점 CU(BGF 리테일)는 지난 8월 업계 최초로 ‘CU제페토한강공원점’을 열었다. 내부엔 실제 점포처럼 상품을 배치했고, 1층엔 즉석조리라면 취식 공간을 뒀다. 한강을 보며 CU의 ‘GET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루프탑도 있다. 반응은 심상치 않다. CU에 따르면 입점 이후 제페토 ‘한강공원 월드맵’ 방문자 수는 2배 이상 늘었고, SNS에는 제페토한강공원점 인증샷이 쏟아졌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CU는 추가 매장(교실매점·지하철역점)을 열고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와 협업 마케팅까지 진행했다. 

업계서 선두로 메타버스에 뛰어든 곳은 CU만이 아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6월 제페토에서 ‘쏘나타N’ 시승식을 열었다. 현대자동차 측은 “메타버스 플랫폼에 쏘나타를 노출해 잠재고객인 MZ세대와 활발히 소통하겠다”며 입점 취지를 밝혔다. 이디야커피는 지난 8일 커피 프랜차이즈 중 처음으로 네이버제트와 협약을 맺었다. 제페토 내 인기 맵인 ‘포시즌카페’에 12월 중 한옥카페를 열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9일부터 무역센터점 오픈 3주년을 기념해 제페토 내에 ‘현대백화점면세점 월드’를 열고 이벤트를 진행했다.

국내외 브랜드가 메타버스 플랫폼에 줄지어 들어가는 이유는 트렌드를 좇으면서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어서다. 네이버제트에 따르면 제페토 전체 이용자 중 90%는 외국인, 80%는 10대다. 플랫폼에 입점하면 전세계 소비자와 Z세대를 대상으로 손쉽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크진 않지만 직접적인 수익도 얻는다. 네이버제트 관계자는 “대부분 브랜드가 마케팅 목적으로 입점하지만 수익이 없는 건 아니다”며 “플랫폼에서 아이템이 팔리면 업체가 판매금을 가져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국인과 Z세대라는 한정적인 이용층은 메타버스 플랫폼의 한계점이기도 하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MZ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메타버스를 잘 안다’고 답한 이들은 고작 11.8%였다. 메타버스 플랫폼 이용자 중 아바타 꾸미기에 돈을 쓴 이들은 27.6%에 그쳤다. 

업체들이 잠재고객으로 바라보는 청소년도 마찬가지다. 패션종합기업 형지엘리트의 ‘청소년 메타버스 서비스 이용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메타버스 게임에서 브랜드 협업 아이템을 구매한 적 없는 청소년이 44.1%에 달했고, 이중 77.0%가 아바타 착장 아이템을 실제로 갖고 싶어 하지 않았다. 메타버스 플랫폼의 대중화도,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까지도 한참 멀었단 얘기다. 너도나도 달려가는 메타버스는 정말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까.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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