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시자」
보좌관 15년의 국정감시 기록

민생현안의 문제를 현장에서 바로잡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민생현안의 문제를 현장에서 바로잡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정감사는 국회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정부의 법 집행을 감시하는 일이다. 한해 동안 정부가 제대로 일을 했는지, 어떤 과실을 범했는지, 또 그로 인해 국민의 피해는 없었는지 따져보는 자리다. 모든 의제가 민생과 연결된 만큼 국정감사는 중차대한 역할 수행이라 할 수 있다. 

신간 「국정감시자」는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15번의 국정감사를 치러낸 저자가 민생현장에서 찾아낸 의제들을 모아 기록한 책이다. 6명의 국회의원을 보좌하며 마주한 여러 문제를 낱낱이 짚어내 질책한다. 

정치부 기자로 국회를 출입하던 저자는 2004년 국회의원 보좌진 제안을 받았다. 평소 사회적 의제의 입법화에 힘써왔던 저자에게 의제들을 직접 법안으로 만들고 정부 부처에 정책 제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그렇게 저자는 보좌관이 됐고 15년 동안 국회의원의 최전선 참모진으로 소임을 다했다. 저자는 “민생도우미로서 공익실현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장수 보좌관의 비결이었다고 말한다. 

민생현안의 문제들을 현장에서 목도하고 바로잡기 위해 애써야 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저자가 보좌한 국회의원들은 모두 우리나라 여성운동의 선구자 역할을 해온 사람들이다. 정치 영역에서 여성할당제를 도입했고,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여성상품화와 디지털 성폭력에 맞서 전쟁을 선포했다. 불평등과 차별, 기울어진 정치운동장을 바로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성 국회의원들을 보좌하면서 저자 또한 전사가 돼야 했다. 

공익실현이라는 대의가 무너지는 광경을 목격하기도 했다. 국회의원의 심기를 보좌하면서 자괴감이 들 때도 적잖이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국민과 함께 행복한 질서를 만들어 가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건 명예롭고 값진 일이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2006년부터 15번의 국정감사를 경험했다. 국정감사에서 다룬 모든 의제는 당연히 민생과 연결돼 있었다. 교도소에서 여성 수형자의 노동권과 아동 인권이 묵살되고 있음을 발견했고, 탈성매매를 돕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의 일터에서 국가가 불법 대부사업을 하는 현장도 목격했다. 전기원 노동자들의 파업 현장에서 전봇대 잔혹사의 비극을 들을 수 있었고, 난방료를 둘러싼 아파트 주민들 간의 불화 현장에서 정부의 직무유기도 발견했다.

15년간 국책사업의 비리 또한 연이어 터져 나왔다. 수십조원의 국부가 유출되고 수천억원의 혈세가 낭비돼 민생파탄을 초래했다. ‘에너지 빈국’이란 약점을 이용해 자원외교를 핑계로 수십조원의 국부를 유출한 정권의 민낯도 드러났다. 2009년 9월 광역대정전을 계기로 정부가 실시한 에너지 절약 캠페인 이면에는 전력 마피아들의 음모가 있었으며, ‘오보청’으로 낙인찍힌 기상청은 쓸모없는 한국형 수치모델 개발에 수천억원을 쏟아붓고 있었다.

이 책은 15년간 찾아낸 다양한 민생현안 의제를 ‘젠더불평등’과 ‘관피아와의 전쟁’으로 크게 분류해 다룬다. 저자는 “민생도우미가 되고자 고군분투하는 보좌진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싶다”며 이 책을 통해 국정감시자 역할의 중요성이 되새겨지길 바란다고 강조한다. 

세 가지 스토리 

「프렌즈」
로빈 던바 지음|어크로스 펴냄


친구가 많을수록 덜 아프고 오래 산다는 것은 20년간 의학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우리의 사회적 관계가 우리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만큼 소중하다는 거다. 이 책은 우정의 기원과 진화, 가치에 대해 과학적으로 탐구한 결과물이다. ‘사회성’ 연구의 권위자인 저자는 왜 친구를 사귀는지, 우정은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끝을 맺는지, 어떤 사람과 친구가 되는지, 그리고 왜 우정이 중요한지 살핀다.

「보이지 않는 것을 팔아라」
해리 벡위드 지음|알파미디어


서비스와 제품은 다르다. 당연한 말이지만 서비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것이어서 제품과는 그 특성이 다르다. 고객 입장에서 서비스는 받기 전까진 그것이 바라는 것인지,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망설일 수밖에 없다. 이 책은 그런 고객을 설득하고 유혹하는 서비스 마케팅을 이야기한다. 출간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비즈니스 분야 베스트셀러로 꼽힐 만큼 통찰력을 담고 있다.


「글쓰기 명상」
김성수 지음|김영사 펴냄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명상 가이드북이다. 글쓰기 명상은 일반적인 글쓰기와 달리 유려한 글쓰기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타인의 시선이나 자기 검열에서 벗어나 자신의 생각, 감정, 기억 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목표다. 저자의 가이드를 따라 글을 적어 내려가다 보면 숨어있던 욕망, 금기, 당위, 상처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것들과 마주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것이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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