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이후 노화·비만 요인 당화
음식 섭취 방법만 바꿔도 비만 억제
20분 이상 음미하면서 섭취해야

MZ세대 직장인 중엔 점심시간을 ‘제 맘대로’ 활용하는 이들이 많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주식이나 부동산 공부를 하거나 운동을 하는 직장인도 적지 않다. 점심시간에 걷기 운동을 하는 직장인을 일컫는 워런치(Walking+Lunch)족이란 신조어가 탄생했을 정도다. 하지만 ‘시간이 빠듯해 점심을 부랴부랴 먹기 일쑤’라고 하소연하는 직장인들도 숱하다. 문제는 이런 식사 습관이 노화나 비만을 부추긴다는 점이다. 

몸 속 단백질과 당이 결합하면 비만에 영향을 미친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몸 속 단백질과 당이 결합하면 비만에 영향을 미친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회사의 한 팀을 이끌고 있는 40대 직장인 김건강씨는 점심시간에도 쉴 겨를이 없다. 자신도 팀원들처럼 점심식사 후 차를 마시거나 휴식을 취하고 싶은데, 바로 옆에 임원이 떡하니 버티고 있어 영 개운치 않다. 

그래서 건강씨는 팀장이란 보직을 맡은 이후엔 점심을 15분 안에 뚝딱 해치운다. 직장인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점심시간(1시간 30분)엔 턱없이 모자라지만, 건강씨는 점심을 거르는 것보단 낫다며 스스로 위안하곤 한다.[※참고: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지난해 직장인 520명을 대상으로 점심시간 활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64.6%가 가장 이상적인 점심시간을 1시간 30분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 점심시간 1시간’이란 답변이 69.5%를 차지했고, 1시간 미만(20.4%)이 그 뒤를 이었다.] 


어쨌거나 자의든 타의든 점심을 습관처럼 빨리 먹는 건강씨는 속이 늘 좋지 않고 피부색도 깔끔하지 않다. 엊그제 아내로부터 ‘식사를 빨리 하면 빨리 늙는다’는 핀잔을 들어서인지 푸석푸석한 피부가 마음에 걸린다. 갈수록 푹푹 찌는 살도 ‘빨리 먹는 습관’과 연관이 있는 듯하다. 식사시간과 노화, 그리고 비만은 정말 상관관계가 있을까. 

중년 이후 노화와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는 ‘당화糖化(당화된 단백질)’다. 당화는 몸속 단백질과 식사를 통해 섭취된 당糖이 결합해 체내에 축적되는 것을 말한다. 단백질은 몸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다. 체내 세포나 뇌의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단백질의 중요한 역할이다.

그러나 당화된 단백질은 본래의 단백질과 달리 몸이나 피부의 노화를 촉진하는 원인이 된다. 당은 우리 몸의 중요한 에너지 중 하나이지만 너무 많이 섭취하면 당화 작용이 심해져 노화는 물론 비만도 부채질한다. 


그렇다면 당화에서 기인하는 비만을 어떻게 막아야 할까. 의외로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만 바꿔도 비만을 억제할 수 있다. 먼저 천천히 식사할 것을 권한다. 적어도 20분 이상 음미하면서 음식을 먹는 게 좋다.

나름 이유가 있다. 음식물을 통해 섭취한 당이 혈액을 타고 뇌로 운반되면 비만 중추로부터 비만신호가 나온다. 이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20분 정도이기 때문이다. 식사하는 도중에 비만 신호가 나오면 먹는 양을 줄일 수 있다. 

둘째, 당질이 많은 음식을 되도록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탄수화물이 많은 곡물류·고구마 등의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특히 백미·빵·면류·흰설탕 등 정제된 당질은 되도록 멀리하는 게 좋다. 

셋째, 아침·점심·저녁을 6시간 간격으로 먹는 건 좋은 습관이다. 다만, 잠자리에 들기 3시간 전엔 아무것도 먹지 말아야 한다. 음식물을 위 안에 남겨둔 채 잠을 자면 소화에 지장이 있을 뿐만 아니라 흡수된 영양소가 완전 연소하지 못해 지방으로 쌓인다. 

넷째, 당화에서 비롯된 호르몬의 변화는 운동을 통해 억제할 수 있다. 호르몬이란 우리 몸의 조직이나 기관의 움직임을 지시하는 미량의 물질이다. 그중 DHEA는 남성호르몬·여성호르몬·스트레스호르몬 등으로 불리는 ‘부신피질호르몬’의 원천이다. 


이 호르몬의 주요 작용은 면역력의 유지와 강화, 항抗스트레스다. 이같은 DHEA의 분비를 촉진하고 싶다면 가벼운 근육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근육량이 늘면 기초대사량도 높아져 중년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다음호에 계속>  

김국진 더스쿠프 편집위원
bitkuni@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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